[함께하는세상] 국내 최초 유정란 친환경농산물인증 획득한 권석은씨

"여기 함부로 들어오시면 안됩니다."

짧게 다듬어진 스포츠머리에 다부진 몸매의 수산유정란 농장 대표 권석은씨(39)의 첫마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적힌 글자를 무시하고 들어갔다가 혼이 났다.

▲ 수산유정란농장 대표 권석은씨
권씨는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자연이란'의 상표로 유정란을 생산,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농산물(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획득했다. 수산유정란 농장은 단산면 구구3리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국내 최대 유정란 생산농장이다.

전염병 때문에 외부인을 통제하는 것은 어느 농장이나 비슷하지만 이상한 것은 사무실 옆 건물이 양계장임에도 특유의 계분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친환경이기 때문이죠. 자연발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냄새가 없습니다."

그의 양계장은 일반 아파트형 계사인 케이지와는 달리 닭장이 없는 계사로 평사(平沙)다. 양계장의 닭들은 모래목욕을 즐기며 충분히 사료를 먹고 스트레스 없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닭 사육장 바닥에는 자동 사료 공급장치가 펼쳐져 있고 그 사이 공간에 암탉에 비해 몸집이 큰 수탉 한 마리 당 암탉이 15마리로 무리를 지어 모여 살고 있다. 일반 양계장의 케이지 사육의 경우는 평당 180~200수까지지만 이 곳 친환경 사육장에는 평당 18마리 미만이라고 한다.

"정부에서는 케이지 사육의 경우에도 항생제만 쓰지 않으면 친환경인증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저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생제만 안 쓴다 뿐이지 다른 것은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물론 유정란이 아닌 무정란이죠”

▲ 수산유정란 농장 내부모습
수산 유정란 농장은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에 앞서 이미 철저한 3無(無 항생제, 無 산란촉진제, 無 성장호르몬제)생산을 한 결과 계란 품질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입증받아 무항균, 무항생제 품질인증을 받았다.

한미 FTA타결에 따라 국내 축산분야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지만 친환경적인 유기농법으로 사육하는 유정란 생산은 케이지 사육에 의존하던 기존의 무정란 산란계 산업과는 달리 충분한 국제 경쟁력이 있어 축산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저희 농장에서는 아이들이 백신처방으로 병을 예방하는 것처럼 닭 전염병을 예방하고 홍삼 등 10여가지의 한약재를 첨가한 사료를 먹이고 있으니 친환경농법 양계에서 가장 우려를 하는 전염병은 거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라는 닭에서 생산된 유정란은 자동집진 시설을 통해 세척, 살균, 코팅작업을 거쳐 롯데마트 57개 매장과 이마트 30개 매장, 그리고 농협하나로클럽 8개, GS 7개, 갤러리아 백화점 등에 납품되고 있으며 가격도 일반계란 30개 한 판 3천오백원에 비해 자연이란은 10개 포장이 3천 8백 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으로 인증받은 유정란은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인 웰빙 먹거리로서 대도시 고급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는 등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 전자동 집란 시스템
▲ 슬랫 시스템
"일반란에 비해 고가지만 유통은 괜찮은 편입니다. 특히 어린이들을 둔 젊은 주부라든지 건강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견학도 많이 오지만 역시 유통이 가장 큰 문제죠. 유통망을 고려한 후에 친환경농장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경북도가축위생시험소북부지소(지소장 김상윤)는 올해부터 이 농장에 대해 식용란에 대한 미생물과 각종 항생제 검사를 매달 직접 방문ㆍ수거하여 무료검사를 해주고 있다.

10여 년의 공직 생활을 그만두고 2004년 귀농해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권씨는 무엇보다도 끝없이 노력하는 자세와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자식처럼 좋은 제품(계란)을 먹이겠다는 의지가 오늘의 그를 있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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