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산삼은 내 운명, ‘산하산삼’ 대표 안대영씨

산삼에 미쳐 산에 사는 사나이 안대영씨(48). 안씨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산삼의 매력에 빠져 정규 교육에는 흥미를 잃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2학년에는 아예 학교를 자퇴하고 산삼 장사로 나설 만큼 산삼에 대한 집념은 대단했다. 주위 친구들로부터는 미쳤다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어왔다.

전국을 떠돌아 다니면서 산삼을 직접 길러 팔겠다는 집념을 가졌던 안씨는 현재 부석면 임곡리 사그레이골 인근 산(해발 500미터)에 100여 만평의 산삼 재배포장을 가꾸면서 ‘산하 산삼’이라는 간판도 내걸었다.

안씨는 우리 지역의 산삼포장 외에도 전남 순천에, 영남땅 대구, 안동, 봉화 등지에서 150만평이 넘는 시험 포장을 운영 중이다.

“전국의 어느 지역보다 영주가 산삼 재배의 적지입니다. 총 면적 250만평의 농장 중 50여 만평(170정보)은 제가 소유한 산이고 나머지는 임대를 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중 국유림은 한 평도 없습니다.”

▲ 전시실에서 만난 안사장.
안씨는 “산삼은 남쪽지역 일수록 잎이 넓고 뿌리가 굵은데다 향이나 약효는 크게 떨어진다”며 “씨앗과 기술 보급을 하고 있는 경기도 일원에서 생산되는 산삼도 우리 지역에서 자라는 산삼보다 품질면에서는 견줄 수가 없다”며 소백산에서 자란 산삼의 우수성을 자랑했다.

또, 산삼과 장뇌삼의 구분은 10년생 이상이면 산삼으로 봐야 하며 10년생 이하는 장뇌삼으로 본다는 것이 안씨의 지론이다.

“산삼 재배의 천혜의 조건을 갖춘 영주에도 산자락마다 장뇌삼 재배지는 많지만 빨리 돈을 벌겠다는 욕심에 성장이 빠른 중국 종묘삼을 심거나 딸(씨앗)을 뿌려 재배, 유통시켜 산삼 시장을 크게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행위죠”

▲ 별장 같은 "산하산삼" 사옥..
안씨는 “퇴비와 농약을 주고 논, 밭에서 재배하는 인삼의 경우 6년을 넘기가 어렵지만 산삼은 50년은 무난하다”며 “뿌리 못지않게 줄기와 잎도 약효가 뛰어나지만 인삼의 경우 농약 때문에 잎과 줄기를 버린다”며 인삼과 산삼을 비교하면서 몸으로 터득한 자신의 산삼 예찬론을 이어갔다.

“100년 혹은 그 이상 묵은 산삼이라며 시중에 유통되는 것은 상인들의 농간으로 모두 가짜입니다. 무슨 감정원이니 협회니 하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팔고 있는 1~2백년 묵은 산삼도 100% 가짜이고 중국 산삼일 확률이 높죠. 굵기는 무우만하지만 약효가 전혀 없는 아프리카 산삼이 약용이 되지 못하고 있듯이 중국 산삼도 학명으로도 우리 것과 분명히 구분 되죠. 이렇게 속여 파는 것은 범죄 행위입니다”

안씨의 산삼 예찬론은 끝이 없다. 산삼의 부가가치는 인삼보다 높고 반도체보다도 높으며 전망 또한 밝기 때문이다.

▲ 산삼의 모습..
6~70년대 세계 인삼시장에 68%까지 장악했던 한국인삼이 현재는 2% 선으로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안씨는 한국산삼은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녹화에만 급급해 우수한 품질의 약초 등이 사라지고 있어 정책적으로 산지의 활용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산삼 재배지로 천혜의 조건을 갖춘 영주지역 같은 곳은 산지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 인삼뿐만 아니라 산삼의 고장으로서의 명성과 위상도 갖춰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씨는 현재 소백산을 찾는 심마니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지만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바이오혁신사업단 산삼연구소 소장도 겸하고 있는 ‘산삼박사’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많은 학생들이나 심마니들에게 강의도 하고 산삼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있지만 산삼의 효능에 대해 반신반의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몇 해 전 모 자치단체장이 사업처와 구상 전부를 자신의 자치단체로 옮길 경우 산삼 연구소는 물론 판매장이 딸린 박물관까지 지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차마 고향을 등질 수 없고 돈에 팔리기 싫어 물리친 적이 있다는 안씨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영주시에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 기름으로 돌리는 발전기.
부인 정미선(44)씨와 두 딸(보미(19), 효빈(16))을 영주에 두고 주말에 한 번씩 만나는 기러기 아빠로 지내고 있는 안씨는 상시 고용하고 있는 직원만 50여명으로 봄, 가을에는 1일 평균 10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하고 있어 고용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1년생에서부터 40년생까지 분포되어 있는 농장 산삼포를 찾고 있는 주 고객은 정계, 재계 등 이름을 밝히기 어려운 상위 계층의 인사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시실 등 강의실과 직원들의 숙소가 딸린 사옥에는 현재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1.7km 밖 과수원에 전기가 들어와 있지만 7천여 만원의 공사비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하루 18시간 석유 발전기를 돌려 전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전기가 들어오면 포장 전체에 경비업체를 불러 보안장치를 설치하고 싶다는 안씨는 앞으로 산삼연구소와 박물관을 갖춘 산삼랜드를 조성해 유불 문화가 풍성한 영주의 관광 벨트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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