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훈(전 영주시재향군인회장)

나진훈(전 영주시재향군인회장 )
나진훈(전 영주시재향군인회장 )

화산이씨는 대한민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대월국(현 베트남) 리 왕조의 후손들이다.

리(李, Ly) 왕조는 1009년부터 1225년까지 중국의 지배를 벗어나 존속한 베트남 최초의 독립 국가였다. 리 왕조는 수도를 현재 하노이 인근 탕롱(昇龍)으로 정해 문묘文廟를 세우고 유교 실용화와 과거제 실시 등 나라의 기틀을 다졌다.

1175년 리 왕조 7대 황제 고종은 어린 나이에 왕위를 이었으나 외척의 발호로 실정을 거듭하며 농민과 군부의 반란으로 긴 피난 생활에 지쳐 병사했다. 고종의 아들 왕자 이호참은 반란군에 쫓겨 르우싸촌 토호세력 진리(陳李)의 집으로 피난하여 그의 딸과 혼인하였다. 진리의 막강한 사병으로 반란군을 물리치고 병권을 장악하였다. 이호참은 제8대 황제로 등극하게 되었지만, 진리의 권력은 진도수(陳度守)로 이어 지면서 황제를 겁박하여 어린 공주(9대 소황제)에게 왕권을 선양하게 하고 그의 조카와 혼인시킨 후 섭정하게 된다.

1226년 진도수는 리(李) 왕조를 무너뜨리고 진왕조의 우환을 없애기 위해 리 왕족들을 몰살시킬 계획을 세운다. 6대 황제 영종의 2남 리롱뜨엉(이용상)은 부하 장수 완(阮 응웬)이 준 정보를 받고 목숨의 위협을 느껴 사지를 탈출하여 송나라를 거쳐 고려로 향했다.

그는 황해를 건너 옹진반도로 항해하다가 고려인을 잡아가는 해적을 발견하고 그들을 구해 주었는데, 이 일로 옹진 현령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옹진 현령은 멀리서 온 안남국의 황손이 도적을 퇴치했다는 상소문을 임금인 고종에게 올렸다. 고려 왕 고종은 상소문을 보고 대월국(리 왕조)의 왕자 일행을 크게 환영하였다.

당시 고려는 몽골군의 침략이 잦았다. 대월국 왕자 이용상은 옹진반도 화산까지 쳐들어온 몽골군을 물리치는데, 큰 공을 세워 고려국 고종으로부터 화산군의 작위를 받았다. 고종은 이용상을 위로하며 식읍을 하사하고 본관을 화산으로 삼게 하니 오늘날 화산이씨가 탄생 되었다.

이용상의 둘째아들 일청(一淸)은 고려의 주요 벼슬을 거쳐 안동도호부 부사의 소임을 다하고 봉화현 창평리에 정착하여 800여년을 이어 화산이씨 집성촌을 이루었다.

논문에 의하면 충효당과 유허비 재건에 공이 큰 원효는 창평리를 떠나 새로 정착할 명당 터를 찾아 종갓집을 세울 계획을 하고 봉화현 서북 방향, 태백산과 소백산 자락, 영천(현 영주) 남쪽 삼십 리 상거(相距), 장수면 주마산 필봉 아래 금계포란형의 성곡리에 터를 잡고 춘양에서 벌목한 금강송을 마차로 120리 떨어진 장수까지 실어와 입구자 (□) 형의 목조가옥을 지어 100여년(1925∼1950)을 거주하였다.

이당 고택은 화산이씨 종갓집이 1940년경 이당 김성환 선생에게 매매 하였고, 그의 호를 따 이당怡堂 고택이라 불려왔다. 이후 화산이씨 종갓집은 안동도호부 부사 할아버지가 터를 잡았던 봉화군 창평리로 되돌아갔다.

2018년 1월 4일 주한 베트남 대사 응웬 부 뚜(리 왕조 후손) 일행이 영주시를 방문하였다. 대사 일행은 장수면 성곡리 화산이씨 옛 종갓집, 이당 고택과 봉성면 창평리 충효당을 들러 양 도시 간의 우호와 문화교류에 관심을 보였다. 화산이씨-이당고택으로 불리어진 것도 이때부터이다.

봉화군은 베트남 역사를 간직한 충효당을 중심으로 K-베트남 밸리 조성을 통해 양국 간 우호 교류와 관광산업 육성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한다. 2천억 규모의 국비 확보를 통해 베트남 리왕조 유적지 개발, 한-베 역사문화체험관, 역사 교류의 길, 연수·숙박 시설, 다문화 국제학교, 진로 연계 센터 등을 조성할 목적으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영주시는 이당 고택을 통해 화산이씨의 자긍심을 심어줄 계기가 되는 목조가옥을 보존하고 결혼이주여성과 자녀, 유학생, 계절노동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 문화센터, 박물관 등을 건립하면 어떨까 한다. 차제에 창평리와 성곡리를 잇는 베트남 문화 벨트로 문화예술, 농업 분야의 인적교류 확대가 이루어져 인구 소멸 도시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드는데, 영주시와 봉화군이 국비 확보에 적극협력하여 동반 성장하는데, 힘써 나가길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안문현 소설 핏줄. 박순교 대월 황자 이용상에 관한 연구. 인터넷 검색.

화산이씨 봉화종친회 사무국장 이시창 대담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