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새로운 도심을 기획하게 되면, 대도시이든 중소도시이든 거의 다 그렇듯이 신도시와 구도시의 균형은 심각할 정도로 깨어진다. 많은 시민이 생활 거주 조건들이 편리한 신도시 아파트 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그 결과 구도시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은 발생하기 마련이다. 대부분 상권(商圈)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 문화 등 모든 조건이 신도시로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인구의 쏠림 현상으로 인해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20여 년 전부터 가흥동 일대에 택지를 조성해온 우리고장 영주도 마찬가지이다. 구도심 중심이었던 영주1동과 영주2동의 인구는 8천200명 정도에 불과한 데 비해 가흥동 일대의 신도시 인구는 무려 2만6천여 명 정도가 되고, 과거 영주교육의 중심이었던 영주초등학교 전교생 수는 70명도 안 되는 데 비해, 신도시 중심에 있는 가흥초등학교 학생 수는 1천2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같은 도심 공동화 현상과 인구 소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도시재생사업이다. 전국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이 한창이던 2014년을 즈음해 우리고장 영주도 발 빠르게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 12월 4일에 발표된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따라 영주시는 ‘근린 재생 일반형’ 지역으로 영주1, 2동 일원과 보름골 일대, 동부초교 주변 지역, 영주세무서 주변 지역 등 4곳으로 결정했고, ‘근린 재생 중심시가지형’은 풍기역세권과 그 배후 지역, 영주역에서 경북전문대학 일원의 2곳으로 결정해 향후 10년간의 영주시 도시재생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최근 2020년도에는 제3차 ‘도시재생뉴딜사업 중앙정부 평가’에서 영주시가 최종 선정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영주역 앞 대학로의 중심 상권을 회복하기 위해 총 28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은 좋은 평가를 받기에 부족하다. 2014년에 8억여 원의 사업비를 들여 준공한 도시재생사업의 마중물이라고 일컫는 ‘할매 묵공장’은 현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근처에 있는 ‘할배 목공소’는 문을 닫았다.

청년문화사업의 생산 기반 구축을 목표로 세우고 창작활동과 창업지원을 통한 청년인구 정착 기반을 마련할 목적으로 준공한 중앙시장 일대에는 노인 몇몇이 앉아 쉬고 있는 황량한 곳으로 변해버렸다. 이것뿐만 아니다. 2019년에는 후생시장 일대에 지역 역사와 후생시장의 도시재생사업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근대역사체험관’을 야심에 차게 조성했지만 방문객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신도시와 구도시가 각자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가지고 상생할 수 있을 때, 두 지역 모두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다. 그 현실적인 대안은 분명히 도시재생사업에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도시 구조 변화, 인구의 변화, 경제 구조의 변화 등 기타 사회의 구조 변화와 같은 요인으로 말미암아 도시 공동화 현상이 급격하게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 침체된 지역을 다시 활동적인 지역으로 재생(Regeneration)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지난날의 사업들이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반성하고 현 시점에서 다시 검토해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시 차원에서 도시재생사업 대상 지역의 일부에 대해 토지이용을 합리화하고 그 기능을 증진시키며 양호한 환경을 확보해 그 지역을 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 중인 영주역 앞에서 대학로까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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