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402] 선비의 고집 ‘선비벌꿀’

벌과 자연을 사랑하는

벌이 엄마, 벌이 파파

“선비의 고집으로 꿀을 생산합니다. 좋은 꿀을 생산하기 위해 아침, 저녁으로 (벌통에) 문안 인사드리는 봄입니다. 일교차가 큰 요즘, 벌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부지런히 확인하고 저녁에는 이불을 덮어줍니다”

1998년도부터 26년째 양봉업에 올인하고 있는 봉화출신 ‘벌이파파’ 권용휘 대표와 영주출신 ‘벌이엄마’ 김경례 이사가 2010년부터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현재 문수면에서 선비벌꿀을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는 개인사업으로 산등성 벌꿀과 박봉산 벌꿀을 운영하기도 했다.

영주에서 직장을 다니던 와중에 ‘양봉업’에 눈을 떴다. 부업으로 하면 재테크 효과가 있다는 말에 취미로 시작했었다는 권 대표는 부업이 본업이 된 경우다. 당시에는 벌 10통이면 대학교 등록금도 마련된다는 시점이었다.

꿀이 없어지면 안 되는 이유

두 부부는 “당시 양봉기술을 쉽게 가르쳐주지 않던 시절이어서 전국으로 다니면서 발품을 팔았다”며 “초반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지인 소개로 한 농장에서 30통을 주고 산 벌들이 소멸한 것이 계기가 돼 직접 양봉업을 운영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생태계를 좋아한 부분이 커진 권 대표는 취미에서 직업으로 삼기 시작했다. 초반에 시작한 벌통이 30통, 40통, 50통 이상으로 점차 늘어날 정도로 심취했다.

“17년 전 양봉 분야에 열심히 몰두하다 보니 경북농민사관학교에서 양봉기술 전문화 과정을 1기생으로 수료했죠. 당시 우리고장 영주에서는 유일했습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9년 동안 안동대학교 농민사관학교 기초과정을 1년에 한 번씩 강의를 나갔습니다. 그 외에도 타지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지속적으로 양봉기술을 전수하고 다녔습니다”

코로나19가 오기 전까지 사무실 2층에서 일반 농업인들 대상으로 주 1회 교육생을 모집했다. 양봉업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체험도 병행했다. 초중고에서 체험학습 위주로 방문도 이뤄졌다.

‘꿀벌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 지구에서 사라지는 벌꿀’ 관련 이론 강의가 30분에서 2시간 정도 이어질 때도 있었다. 권 대표는 꿀이 없어지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아이들에게 실제 경험담으로 전달한다. 이외에도 양봉, 비누만들기 체험 등도 가능하다.

“아이들이 처음 방문할 때는 ‘벌이 쏠까 봐 무섭다’는 등 단순하게 생각하고 옵니다. 강의를 듣고 나서는 꿀벌의 효능 등 ‘꿀벌이 귀한 선물이구나’를 알고 돌아갈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교육과 체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권 대표 부부다.

벌과 함께 생활하면서 꿀 생산

현재 벌통은 문수, 단산, 봉화 등 4군데에 있으며 98년도에는 30통, 2010년 600~800통, 지난해 800통을 유지하다가 기후변화로 인해 현재 600통으로 줄었다고 한다.

“아이들(벌)이 온도변화에 민감합니다. 햇볕이 났을 때는 시원하게 해줘야 하고 오후에는 덮어줘야 합니다. 지금은 새끼 잘 낳게 키우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게 바로 기술입니다. ‘벌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기에, 벌이 줄어든 만큼 과일·채소 값이 오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후환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중요한 때입니다”

실제 기온이 어느 정도 상승할 때는 관리가 수월해진다. 벌통 한 층에 3만 마리가 되어야 한 통의 꿀을 딸 수 있다. 2층에는 5만~6만 마리가 유지돼야 진정한 양봉 전문 기술자이다. 벌들의 세력은 하루하루 다르다고 한다. 우리고장 영주는 5월 10일 즈음에 아카시아가 개화해 꿀을 생산할 수 있는 시점이다. 4월 20일까지는 벌을 늘려야 하는 이유이다. 2층으로 벌통이 형성되는 것도 5~6월로 이때 바짝 꿀을 생산해야 한다.

5월에 꽃이 피면 아카시아 벌꿀, 6월 중순 야생화 벌꿀, 밤꿀 등을 채집하고 있다. 그전에 4월 15일~20일 무렵 화분을 채집한다.

“봄에 꽃이 피면 벌들이 나가서 수정을 합니다. 나무들이 꽃을 피우면 아이들(벌)이 꽃가루를 묻혀서 들어 오죠. 분비물과 효소로 모아진 것이고 채집기에 걸러진 것이 바로 화분입니다. 참나무에서 얻은 도토리 화분을 판매 중입니다. 화분은 비타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신체 피로 회복력이 빠르고 냉동보관이 필수입니다. 필요한 만큼 덜어내서 먹으면 좋고 하루에 5g이면 충분하죠. 4~5월에 채집한 것만 먹습니다”

꿀단지, 튜브·스틱형 등 판매 중

“우리나라 꿀은 향 자체가 기품이 있어요. 자연벌꿀은 미네랄, 비타민, 아미노산 등 각종 영양소 성분이 있죠. 천연감기제로 꿀물 한잔 드시면 좋습니다. 요즘 커피에 설탕과 시럽 대용으로도 애용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베트남 친구들도 한국 꿀을 좋아합니다. 2017년부터 미국 LA에도 수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때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위해서 항균·항염 효과가 있는 벌꿀스틱 1만2천 개를 경상북도 적십자사에 기부하고 영주시에도 8천 개를 기부했다고 한다. 선비벌꿀은 지역사회에서 얻은 이익은 지역에 환원한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인재육성장학금도 전달하고 있다.

권 대표 부부는 6월 중순부터 진행해 7월부터 로얄젤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참외밭에 들어갈 벌을 분봉시켜 화분 매개용으로 관리하고, 일부는 로얄젤리로 생산한다.

“선비의 고장에서 선비답게 올곧게 꿀을 양봉하고 있습니다. 근처에 무섬마을이 있다고 홍보도 같이하죠. 영주 소백산의 청정함을 널리 알리며 함께 상생합니다. 선비벌꿀체 역시 선비를 연상시키는 색채로 표현했습니다. 고급화 시킨 선비벌꿀은 탄소동위원소비 -23.5‰ 이하로 천연벌꿀만 고집합니다. 벌도 지키면서 꿀과 함께 건강도 지키시길 바라겠습니다”

선비벌꿀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문수로 1148-6

☎ 054-635-2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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