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래 일하게 만들거나, 느리게 늙게 만들거나

인구 10만 명 붕괴를 눈앞에 둔 우리고장 영주의 인구는 지난해 말 현재 10만 199명이다. 이 중 65세 노인인구는 3만454명으로 전체 인구의 30.4%에 이른다. 지난 한 해 새롭게 태어난 신생아(312명) 보다 노인사망율(1천264명)이 무려 4배 가까이나 된다. 지역소멸을 앞당기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다.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출산장려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정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출산 장려에만 매몰되기보다는 노인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도 지역소멸을 막거나 더디게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일하는 노인 비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노인 빈곤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하는 노인은 스트레스도 적고 좀 더 건강하다. 생산가능 인구(15~64세)의 정의가 달라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우리는 65세 이후에도 수십 년을 더 살아야 한다. 질병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질병과 노쇠를 예방하는데 사회적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본처럼 더 오래 일하게 만들거나 싱가포르처럼 느리게 늙게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가령 퇴직 이후 평생 쌓은 경험과 경륜을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어르신 전문 일자리 센터를 만들고 노후에도 건강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도록 전문가가 상주하는 어르신 건강증진센터를 도심 곳곳에 만드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어떻게 늙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두 가지 변수는 내재 역량과 사회 시스템이다. 근력 운동을 잘 하면 80대에도 활발하게 외출을 할 수 있다. 근력이 떨어져서 휠체어를 타더라도 대중 교통 시스템이 잘 돼 있으면 고립되지 않을 수 있다.

“남들과 똑같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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