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392] 홍삼을 직접 손질해 빻은 가루로 만든_풍기홍삼찐빵

‘호호’ 불어먹는 정겨운 맛

홍삼·옥수수 빵, 매일 ‘쪄요~’

풍기읍행정복지센터에서 안정 방향으로 400미터 내려가면 왼편에 ‘풍기홍삼찐빵’ 가게가 보인다.

25년 전에 영주여중 골목에서 영신베이커리 제과점을 5~6년간 운영했던 이문섭(65), 안영신(62) 부부가 현재 각자의 본업을 병행하면서 소소하게 어린시절 ‘추억의 찐빵’을 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당시 아이들 학교 때문에 영주 시내에서 제과점을 운영했었다는 부인 영신씨는 “남편은 원래 가축인공수정사가 직업이었다”고 했다.

제빵기술자를 두고 2년 정도 경영하던 제과점이 IMF를 겪으면서 힘들어졌고 제빵기술자가 사정상 그만두면서 남편 이씨가 빵 만드는 기술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빵 만드는 법에 도전하면서 기본적인 것부터 배웠어요. 사실 새벽부터 빵을 만드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었어요. 두 가지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았죠. 건강에도 신호가 오기 시작해 제과점을 과감히 정리하고 보험설계사로 전업했습니다”

가축인공수정사 이문섭 대표는 원래 고향이 풍기이다. 마음 편안한 고향으로 다시 돌아와 정착했다. 2021년 3월에 보험사무실과 찐빵 가게를 현재의 자리로 이전했다.

이문섭 대표

“그 사이 저희가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어느 순간 집사람도 몸이 안 좋아 건강도 챙길 겸 더 나은 환경으로 이사를 왔어요. 현재 50평 정도 되는 식당 자리에 집사람의 직업인 보험설계사 사무실이 먼저 자리를 잡았죠. 기존에 음식점을 하던 곳이라 일부 조리가 가능한 시설이 갖춰졌어요. 거기다 빵집에서 사용하던 발효 기기만 중고로 구매해 찐빵을 만들어 제공해 드렸죠. 저희가 간식으로 먹고 싶은 것도 있었고 풍기가 인삼의 고장이다 보니 발효된 홍삼을 갖고 찐빵을 연구해 판매했어요. 조금 유명해졌습니다”

풍기 홍삼 가득한 향~ 옥수수 찐빵이 제일 잘나가요

홍삼 찐빵을 만든 지 3년 차에 접어든다. 2년 전 10월 1일 음식점 운영 허가를 받았다. 개업식도 없이 바로 시작했다는 이들 부부는 1년에 인삼을 300채 정도 도매가로 사들이고 있다. 홍삼으로 찌는 과정을 전문으로 하는 인삼방에 일정량을 맡긴 후 말린 홍삼을 갖고 와 직접 손질하고 찌꺼기를 걸러낸다.

“7~8월 두 달간 연구해서 판매 준비를 완료했었죠. 또 코로나 기간이어서 허가가 미뤄지는 사연도 있었어요. 홍삼을 곱게 가루로 빻기 위해서는 풍기역 앞에 홍삼만 취급하는 방앗간을 이용합니다. 특수 기계 덕분에 곱게 잘 갈려 찐빵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풍기만의 홍삼 찐빵이 탄생한 비법이다. 색이 은은해 옅은 홍삼 빛깔을 나타낸다. 옥수수와 쑥으로 옷을 입은 찐빵은 기존 제과점서 납품받은 빵가루로 만들고 있다. 옥수수 찐빵은 겉에 알갱이가 몇 알씩 붙어있다. 팥도 완제품이다.

새벽에 찐빵을 만든다. 평균 1kg 60개, 홍삼·옥수수·쑥 세 종류로 준비하며 택배 물량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기는 하지만 하루 약 3kg 160개 정도를 만든다고 한다. 혹 아이들이 하얀 찐빵만 원한다면 조리할 수 있다. 단, 미리 말해 줘야 한다.

“원래는 저희가 간식으로 먹고 보험 하러 오신 손님들에게 판촉물로 주곤 했었어요. 근데 평이 좋았죠. ‘빵 맛있다’ ‘장사 좀 해봐’라고 권유가 많았어요. 풍기 분들은 특히 70%가 옥수수가 들어간 찐빵을 좋아합니다. 옛날에 많이 먹던 음식이라 그렇겠죠. 객지 분들은 홍삼 찐빵을 많이 찾아주고 계셔요”

한 도시락 12개에 1만원... “무엇이든 개당 1천 원입니다”

“찐빵 2개는 그냥 드립니다. 그 외 꽈배기, 찹쌀도넛, 팥 들어간 도너츠 등도 팔아요. 가격은 똑같습니다. 단골이 생기면 더 챙겨드리려고 합니다. 추억의 맛이죠.

요즘 아이들 중에는 홍삼 향이 익숙지 않아서 다른 맛을 찾죠. 예전에 광목에 쪄서 판매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더 편리한 식자재로 나와 대량 찜기에 쪄서 내놓아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저희만의 노하우가 있으니 한 번 맛보셔요”

빵이 한 번 나오는 과정이 3시간 정도 걸린다. 새벽에 일찍 나와 찐빵을 만드는 이유는 발효 시간을 고려해서다. 밀가루, 버터 등으로 반죽해 반죽기에 돌린 후, 홍삼-옥수수-쑥 위주로 세팅하고 있다.

1차로 반죽한 것을 발효실에 30분 보관, 온도는 35도~40도 정도 유지한다. 2차로 찐빵 모양을 내는 작업을 진행한다. 3차 작업으로 팥을 넣고 발효기에 35~40분, 마지막으로 11분간 찐다. 홍삼과 옥수수찐빵은 매일 만들고 쑥찐빵은 미리 주문해야 맛을 볼 수 있다. 주일날 오전에는 쉬고 외지인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거의 매일 영업하고 있다.

전화 주문받아요. 전국택배 환영합니다.

선물용 박스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지난 풍기인삼엑스포 때 풍기홍삼도 알릴 겸 주문 제작해 상호를 큼직하게 새겼다. 택배는 3만 원에 30개부터 주문할 수 있고 택배비는 없다.

택배 없는 날에는 조금 늦게 출근한다는 이 대표는 “다른 곳보다 재룟값이 많이 들어가야 맛있다는 신조로 팥도 적당히 넣으면서 너무 많이 달지 않게 늘 한결같이 내놓고 있다”며 “꾸준히 찾아주시는 단골분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집사람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슬기롭게 헤쳐 나아갈 수 있도록 경기가 안 좋은 요즘 많은 분이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큰 바람은 없어요. 더불어 모든 사람과 함께 나누면서 베풀며 살고 싶습니다”

이들 부부는 풍기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진행되는 무료반찬나눔에 매주 둘째 주 목요일마다 찐빵을 기부하고 있다. 또한 토요일마다 교회 봉사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안 대표는 “예전에 찐빵을 친정아버지께 사다 드린 적이 있는데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추억이고 우리 세대에는 아픔과 기쁨이 담긴 고귀한 음식”이라며 “찐빵을 팔아서 돈을 벌기보다는 추억을 판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 많은 분들이 건강한 찐빵, 추억을 사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풍기홍삼찐빵

경북 영주시 풍기읍 남원로 38 1층

☎ 010.3272.8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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