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 동아리 YG르네상스, 10년 동안 200여 권 출판
지난해 졸업생 이채영 ‘밤의 기억’ 단편영화 제작 상영
올해도 1~3학년 29명이 시, 수필, 소설 등 24권 펴내

지난 10년간 학창시절 추억의 순간을 아름다운 글로 엮어 무려 200여 권의 책을 만들어 온 영광여자중학교 책쓰기 동아리가 10주년 기념 출판기념회를 열어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광여중(교장 우주영)에 따르면 학내 책쓰기 동아리 ‘YG르네상스’가 지난 2일 순흥면 소재 선비세상 한음악당에서 가족, 친구, 교사, 졸업생 등 1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동아리는 올해도 ‘책이 된 우리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1~3학년 학생 작가 29명이 다채로운 이야기를 시, 수필, 소설, 만화 등 다양한 형식으로 그려낸 24권의 책을 발간했다. 특히 올해는 학교 주변 관사골 벽화를 사진으로 찍어 시를 쓰는 지역 연계 활동의 결과물을 엮은 시집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1부에서는 축하 영상, 교사 축가, 축사, 학년별 저자 발표와 부모님과의 대화 등으로 진행됐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도 직접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했으며 교사들은 뮤지컬 렌트의 주제곡을 10년의 시간을 담은 내용으로 개사해 축하 노래를 불러줘 참석자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2부는 10주년을 맞아 학생 작가들에게 책 트로피를 증정하고, 참석자들이 학생 저자의 책 제목으로 지은 N행시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학부모 김영식씨는 딸(김나은)의 책 ‘사건, 시들어가는 모란꽃’으로 ‘사랑하는 나은아,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이젠 널 들어 안기도 벅차게 커 버렸구나. 어느새 커버려 책을 직접 쓰다니 가늠할 수 없는 네 미래의 모습(는)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어. 모가 되었든 하고 싶은 일을 해보렴. (란)난 너의 미래를 응원하며 꽃다발을 준비할게’라는 N행시로 감동을 전했다.

신채원(학생 작가 8기)동아리 회장은 “3년 동안 3권의 책을 냈는데 때론 완벽하고 싶어서 상처를 숨기며 생활했는데 책을 쓰면서 이 과정을 성장통이라 여기고 상처를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 마지막 소설의 제목을 ‘성장통’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출판기념회 10주년을 맞아 학생 작가 7기 이채영의 책 ‘밤의 기억’을 단편 영화로 제작해 상영하는 특별한 순서도 마련됐다. 여름방학 동안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가 함께 연기와 제작에 참여한 이 영화는 주변 사람들이 기억을 잃어가는 상황을 가정해 삶에서 소중한 사람 또는 기억을 되새기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채영 작가는 “책에 표현한 의미가 고스란히 영상으로 표현되고 책 속 인물이 하나 둘 모이는 과정에서 제가 쓴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영광여중 책쓰기 활동은 2014년에는 교육부 장관상, 2016년에는 학생들의 대표 작품을 엮은 ‘나만의 스토리텔링’이 교육부 출판도서로 선정되는 등의 성과를 거둬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책쓰기 동아리 담당 교사는 책을 쓰는 과정과 사례를 정리해 ‘스토리가 있는 나의 책쓰기 수업’을 펴내기도 했다.

김창진 명성학원 이사장은 “세계 인구 중 10억 명이 외로움과 소통 부재와 대화 단절 등으로 막힌 것에 대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며 “학생들이 마음에 있는 것을 책에 표현하는 것은 귀한 일이고 축복받을 일”이라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김화숙 시의회 부의장도 이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10년 동안 꾸준히 책쓰기 활동을 해온 학생 작가의 열정은 앞으로 삶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YG르네상스’ 선배로 현직 초등 교사인 김재은(학생 작가 1기, 영덕 병곡초교) 교사는 “1기로 책쓰기 활동을 시작했는데 현재 교사로서 초등학생들과 함께 책쓰기를 이어가고 있다”며 “학생 작가로 참여했던 소중한 경험을 제자들과도 앞으로도 계속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장정인 지도교사는 “책쓰기는 학생이 주제를 선정하고 다양한 형식으로 완성하는 프로젝트 활동”이라며 “이번 출판기념회의 키워드는 ‘기억’인데 한 권의 책을 썼다는 사건을 기억하기보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삶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했던 특별하고 행복한 감정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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