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는 미래 식량 ‘워터렌틸’을 아시나요”

우리고장 영주는 전국 228개 지자체 중 67번째로 소멸위험이 높다. 인구 10만 붕괴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로컬 창업 모델로 상황을 반전시켜보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프로젝트가 있다. 구도심에 청년 교류 공간을 만들어 소셜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STAXX(스택스)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터 임팩트스퀘어와 SK스페셜티, 영주시가 손잡고 출범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로 현재 지역 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10개 소셜벤처를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본지는 스택스 프로젝트의 사업 전략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로컬 창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10개의 소셜벤처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우리말로 ‘개구리밥’, 식물성 단백질 추출 상품화
대규모 농지나 다량의 물 없이도 대량 생산 가능
탄소 감축, 온실가스 없어 친환경 미래 식량 ‘주목’

“워터렌틸의 진가는 넘치는 영양분 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나 뿐만 아니라 지구까지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에 있어요. 단백질은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단백질을 섭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인 고기는 지구를 병들게 합니다”

바이루트(주)(대표 허태욱)는 2020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서 화장품, 식품, 의약품 등 천연물 제품 개발에 사용되는 식물 자원에 대한 재배법과 올바른 유통에 대해서 고민하는 기업이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600여 농가, 108종의 식물자원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있으며 이력관리시스템 개발, 재배법 연구를 통해 천연물 기업들의 국내산 원료 소싱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워터렌틸(Water Lentil)의 식물성 단백질 연구를 통해 식량 문제 해결에도 노력하고 있어 사회경제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소셜벤처기업이다.

개구리밥이 미래 식량이라고

분개구리밥
분개구리밥

우리말로 개구리밥인 ‘워터렌틸’은 우리에게 무척이나 생소한 물질이다. 물에 사는 렌틸콩이라 불리울 정도로 단백질이 많다고 해서 ‘워터렌틸’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우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식물이면서 동시에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 물에서 자라는 단백질을 생산해 가공하고 있는 바이루트는 우리고장 영주를 포함한 경북 북부의 천연물 확보 거점화 과정에서 지역 내 농작물, 천연물 수매에 따른 지역민 소득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개구리밥 중에서도 건조 중량 당 단백질 함량이 35% 이상인 ‘분개구리밥’이라는 품종을 키우고 있습니다. 개체 수가 두 배가 되도록 키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48시간 미만인데, 자체 연구를 통해 17시간으로 단축시켰습니다. 이처럼 저희는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고 성장 속도가 빠른 식물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내 대체 단백질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허태욱 대표의 말이다. 이같은 천연물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한의사인 부친의 영향이 컸고 그 영향으로 중국에서 중의학과를 전공했다는 허 대표는 “워터렌틸은 콩이나 소가 생산하는 단백질보다 탄소를 훨씬 더 감축하면서 키울 수 있고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없이, 가축의 사료 생산을 위한 산림 벌목 없이 생산하기 때문에 매우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또 “특히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콩보다 물과 토지 사용량을 90%를 절감해 키울 수 있기 때문에 현 시대에 꼭 필요한 친환경적인 대체 단백질원”이라고 강조했다.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51%가 축산업과 그 관련 산업에서 배출되는 데다 전 세계 곡물의 40%가 가축의 사료로 쓰이고 그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 다시 어마어마한 양의 산림 벌목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미래 식량으로 불리울 만하다는 것이다.

잇프롯 비건 프로틴바
잇프롯 비건 프로틴바

맛보기 ‘프로틴바’ 개발

아주 작은 분개구리밥은 건조를 하면 중량당 단백질이 무려 37% 이상이 들어있다고 한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최대 단백질 섭취량이 65g이니 이론상으로는 워터렌틸 180g만 먹어도 1일 필요치 단백질 섭취가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단백질은 기본이고 칼슘도 멸치의 2배나 되는 양을, 철분도 굴의 6배에 달하는 양을 함유하고 있으며 식물성 식단에서 가장 부족한 영양소로 꼽히는 비타민 b12까지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식물성 식단을 하고 있는 비건이나 채식인들에게는 작지만 슈퍼 푸드로 불릴만한 식물인 셈이다.

바이루트는 최근 워터렌틸이라는 식물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매우 생소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탄수화물이나 지방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은 간편식품인 ‘프로틴바’를 시제품으로 개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제품명은 ‘잇프롯 비건 프로틴바’이다.

워터렌틸과 대두단백질이 들어가 있다. 대체 단백질, 특히 식물성 단백질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비건이라는 키워드를 부각시켜 ‘비건 프로틴바’를 개발하게 됐다고 한다.

이 제품은 지난 8월 열린 비건 박람회에서 시식 행사를 겸한 소비자 설문 조사 결과 95% 이상이 맛과 구매의사에 대해 보통 이상의 평가를 했고, 약 75% 이상의 고객으로부터 긍정 평가를 얻기도 했다.

기존 프로틴바 보다 단맛이 적고 담백해 아침을 챙겨 먹기 힘든 바쁜 직장인, 성장기 단백질 섭취가 필요한 청소년, 다이어트 식사대용으로 제격이다.

바이루트 직원들, 스마트 팜에서

화장품 원료로도 쓰이는 ‘워터렌틸’

워터렌틸은 화장품 원료로도 쓰이고 있다. 워터렌틸은 여러 가지 종이 있는데 학계에 알려진 바로는 약 36종 정도이다. 바이루트는 그중 울피아 아리자(Wolffia arrhiza)라는 종의 ‘분개구리밥’이 우리나라 식품 공정 내에 등록이 돼 있어서 이것을 식품용 단백질로 개발하는 것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스피로델라 폴리에자(Spirodela polyrhiza), 한약재 명으로는 ‘부평초’라고 하는 종이 있는데, 이 종이 바로 화장품 원료로 사용된다. 바이루트는 국내 농가들을 통해 스피로델라 폴리에자를 수집, 프랑스 화장품 원료 회사에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허 대표는 “아무래도 스피로델라 폴리에자를 노지에서 채취하는 것보다 식물 공장 내에서, 실내에서 재배하는 것이 품질의 균일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식물공장에서 재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지금은 워터렌틸을 통한 식물성 단백질 추출법에 대해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른 천연물 자원들에 대한 연구도 계속 이어 나가려고 계획 중”이라며 “STAXX가 있는 영주 지역은 예전부터 약용작물이 많이 생산되던 지역이어서 인삼, 하수호, 생강 등 지역 농특산물 자원들을 활용해 지속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워터렌틸은 아직까지 많은 분들이 접해보시지 못한 소재이지만, 식량 자원으로서도 마찬가지고 약용이나 화장품의 원료로써도 그 가치가 굉장히 커 미래에 유망한 식물 자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초기 기업이기 때문에 아직은 연구하는 단계이지만, 영주시민들께서도 새로운 식물자원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시면 앞으로 성장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시민들의 지지와 격려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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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속 친환경 단백질원 개발 “대규모 경작지 필요없어요”

[인터뷰] 바이루트 허태욱 대표

Q. 약용작물을 재배하는 곳이 어디이며 환경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 워터렌틸같은 경우에는 군위군의 실험실에서 지금 생산을 하고 있고 연구 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워터렌틸은 경작이 불가능한 땅에서도 재배할 수 있고, 콩에 비해서도 물과 토지 사용량이 10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굉장히 적은 자원으로 많은 단백질원을 생산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소고기와 동일 단백질을 대비했을 때 탄소 배출량이 약 한 12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단백질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바이루트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장점과 다른 회사와의 차이점은?

- 기후 위기 때문에 다른 여러 대체 단백질원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실험실에서 키워지는 세포 배양육, 그리고 곤충단백질 이런 것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겠는데요.

워터렌틸 같은 경우에는 식물이기 때문에 조금 더 소비자 친화적이라고 볼 수가 있고요. 그리고 대량으로 생산해내는데 세포배양육처럼 큰 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식물성 단백질원인 콩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는 대규모 경작지가 필요하고 그런 경작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산림을 파괴하는 그런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데 워터렌틸의 같은 경우에는 경작이 불가능한 그런 땅에서도 잘 자라고 스마트팜에서 수직형 농장으로 키우고 있기 때문에 다른 단백질원과 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향후에 다른 농가와 계약 재배에 대해 계획이 있는지

- 지금은 현재 시설재배를 연구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재배를 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더 높은 소득의 작물을 생산하는 그런 시스템을 농가에 보급해서 농가가 직접 키우면 저희가 수매해 유통하는 방식을 지금 계획하고 있습니다.

Q. 사업 아이템이 독특한데 이 아이템을 어디에서 착안했으며 하게된 계기는

- 중국에서 중약학을 전공하면서 다양한 식물자원들이 어떤 좋은 기능들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활용도가 있다는 것을 제가 착안했고, 처음에 창업을 했을 때에는 이런 약용작물들이 정말 약용으로 잘 쓸 수 있게끔 이력관리시스템이라든가 그런 품질관리에 대한 어떤 솔루션을 저희가 먼저 개발하고자 했습니다.

이제 다양한 작물을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스타트업으로서 조금 부대끼기 때문에 한 작물에 포커스를 맞춰보자는 계획을 하게 됐고, 그중에서도 저희는 이제 워터렌틸이 미래의 성장 가치가 있는 식물자원이라는 것을 착안하고 워터렌틸에 포커스를 맞춰 올해 초부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워터렌틸 실험 모습
워터렌틸 실험 모습
실험실에서 키워지는 세포 배양육
실험실에서 키워지는 세포 배양육
연구소내 식물공장 모습

Q. 약용작물을 재배, 분석해서 제품을 만드는 데 공장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 현재 군위군 소재 경북대 친환경농업연구센터 내에 입주해 있고요. 경북대 친환경농업교육연구센터 내에 연구소와 그리고 식물공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소는 다양한 분석 기계를 통해 식물 자원이 가지고 있는 유효성분이라든가 미생물 같은 것들을 분석하기도 하고요. 물론 일부 실험은 외주를 맡기고는 있지만 연구팀이 자체적으로 실험, 기획해서 작물의 어떤 유효성을 밝히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이 제품이 현재 판매가 되고 있나요?

- 현재 워터렌틸을 생물로 판매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고, 건조분말로도 판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건조분말은 우선 화장품 회사에 납품하고 있고 식품으로서의 활용성을 좀더 소비자분들에게 알려드리기 위해서 직접 식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Q. 제품 구매 방법에 대해

- 지금 자체적으로 생물을 팔고 건조한 것을 판매하는 것은 이제 B2B로 준비를 하고 있어서 일반 소비자분들은 만나기 힘들겠지만, 소비자분들이 직접 만나볼 수 있도록 단백질바를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중입니다. 프로틴바 같은 경우에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판매를 하고 있고. 네이버에서 ‘잇프롯’이라고만 검색하시면 쉽게 상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잇프롯 프로틴바’에 대한 제품소개 좀 부탁합니다

- ‘잇프롯’이라는 브랜드로 런칭을 했고요. 잇프롯 잇프롯틴타임의 준말입니다. 첫번째로 낸 제품같은 경우에는 이제 식물성비건 프로틴바인데, 워터렌틸이 식물성 단백질원이라는 것에 착안을 해서 먼저 식물성 프로틴바를 만들게 됐습니다.

단백질바 하나당 15그램의 단백질이 들어가 있고 유청단백질이나 다른 동물성 단백질원이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소화에도 편하고, 유청의 어떤 알레르기를 가지신 분들도 쉽게 접하실 수 있는 그런 제품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저는 천연물을 전공하고 천연물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어떤 식물자원이나 천연 자원들이 굉장히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시작은 일단 워터렌틸이라는 식물에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식물자원과 천연물자원에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상품들을 계속해 만들어나가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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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공환·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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