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유한, 역사는 엄중, 진실은 영원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여성위원회(위원장 정숙경)는 ‘경북 여성 홍범도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지난 14일 ‘148 아트스퀘어소극장’에서 항일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을 그린 장편소설 ‘범도’의 방현석 작가를 초청해 강연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 식전 공연으로는 우리지역 통기타 가수 김창훈씨가 무대에 올라 첫 곡 ‘광야에서’를 부르고 신청곡으로 ‘직녀에게’, ‘홀로 아리랑’을 부른 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불렀다.

정숙경 도당여성위원장은 “‘범도’를 쓰기위해 14년간 해외를 오가며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신 방현석 작가를 모시게 되어 영광이다. 강연을 통해 일제와 싸운 독립군과 광복군이 우리 국군의 뿌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여러 상을 수상했는데 며칠 전 ‘친일청산’, ‘역사정의실현’에 뜻을 둔 임종국상을 수상하셨다”고 작가를 소개했다.

강연에서 방현석 작가는 소설 ‘범도’를 소개하며 “독립운동가 홍범도를 위대한 장군으로 그릴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고 전제하고 “범도의 시간은 홍범도의 부대원이 돼 100년 전의 비바람을 맞으며 내가 끝내 지켜야 할 것을 위해 두려움을 견디며 싸우는 것이고 백무아와 진포가 되어 지금 이 순간의 나는 무엇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를 묻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역사 소설의 의미에 대해서는 “실제 사건을 허구화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허구”라는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말을 인용하며 “역사의 시간을 살아볼 수 있도록 경험을 제공하는 과정으로서의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끝으로 작가는 “권력은 유한하지만 역사는 엄중하고 진실은 영원하다”며 “권력으로 흉상을 파낼 수 있겠지만 우리 민족의 가슴 속에 있는 홍범도를 파낼 수는 없다”고 윤석열 정부의 흉상 이전 방침을 비판했다.

범도 북콘서트 진행을 맡은 권서각 시인은 “조국을 위해 모든 걸 바쳐 싸웠으나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사람 홍범도. 소설 ‘범도’는 홍범도가 주인공이 아니라 범도와 함께했던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죽어간 사람들의 기록이다. 이름 없이 죽어간 별들을 호명한 작가정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한편,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방현석 작가는 울산에서 태어나 1988년 ‘실천문학’에 단편 ‘내딛는 첫발은’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해 소설집 ‘내일을 여는 집’, ‘세월’, ‘사파에서’, 장편소설 ‘하노이에 별이 뜨다’ 등이 있다. 수상으로는 신동엽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임종국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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