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의 승부수 ‘멀리서 사람 모이게 할 수 있는 건 음식 콘텐츠’

우리고장 영주는 전국 228개 지자체 중 67번째로 소멸위험이 높다. 인구 10만 붕괴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로컬 창업 모델로 상황을 반전시켜보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프로젝트가 있다. 구도심에 청년 교류 공간을 만들어 소셜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STAXX(스택스)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터 임팩트스퀘어와 SK스페셜티, 영주시가 손잡고 출범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로 현재 지역 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10개 소셜벤처를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본지는 스택스 프로젝트의 사업 전략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로컬 창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10개의 소셜벤처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대구 20-30대 젊은이들이 만든 F&B 브랜드기업
지역특산물 활용 바비큐전문점 ‘미트필드’ 오픈

텍사스 전통 방식에 한국의 장을 더한 바비큐
그냥 영주가 아닌 세련되고 색다른 영주 만들터

피키차일드컴퍼니(PCC. 대표 성주현)는 ‘익숙함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슬로건으로 지역 문화의 부흥을 꿈꾸는 대구의 20-30대 젊은이들이 만든 기업이다.

올해 1월 우리고장 소셜 벤처기업의 거점 STAXX 1층에 영주한우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하는 바비큐전문점 ‘미트필드’를 오픈해 직영하고 있어 인근 학사골목과 대학로의 앵커스토어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대 초반 공동창업자 5명 ‘의기투합’

“현재 회사의 단계로 발전하고 식당을 운영해오면서 쌓인 산물과 노하우를 영주지역에 어떻게 하면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이를 통해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피키차일드컴퍼니(PCC)는 20대 초반의 공동창업자 5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로 시각&공간 디자인, 메뉴 컨설팅, 마케팅 등 각자의 역량을 키워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회사 영문이니셜 ‘PCC’는 피키(picky.까다로운), 차일드(child.아이), 컴퍼니(company.회사)의 약자이다. 성주현 대표는 “20대 젊은이의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는 단어를 떠올리다가 까다로운 또는 별스러운 뜻의 피키와 이와 상반되는 차일드(아이)를 조합했다”며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진중하고 까다롭지만 평소에는 천진난만한 아이로 지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PCC 산하 ▲피키 차일드 다이닝(2016) ▲동아식당(2019) ▲컽렡(2022) ▲미트필드(2022) 다섯 개 F&B 브랜드는 이미 대구·경북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힙한 식당’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 당시에 제일 재밌고, 관심 있는 것’을 주목했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던 ‘로컬(지역)’ 키워드를 담으려고 했다고 한다. 그것이 가장 피키차일드컴퍼니답게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게 성 대표의 설명이다.

인구 10만의 영주에 진출한 배경

성 대표는 사실 작은 도시인 영주에서 도전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했다. ‘로컬(지역)’이라는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실제 활동하고 있는 대구시가 인구 236만 명인데 비해 10만 명이 거주하는 영주에서 창업을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저희가 갖고 있는 가능성을 믿어주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의 사업 방향이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게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실험해보고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고 풀어나가야 하니 STAXX를 도전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STAXX의 도움이 없었으면 영주에 오기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성 대표는 실제 “STAXX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가장 공감되고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건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이란 기업별 전담 멘토와 매니저가 배치돼 기업별 맞춤형 전략 수립과 이행을 지원하는 전반의 과정이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판단이 어려울 때가 있는데 STAXX가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제공해준 덕분에 기업 경영 솔루션이나 멘토링을 받으면서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데이터를 공유받고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영주에 창업한 바비큐전문점 ‘미트필드’

올해 1월 STAXX 1층에 새롭게 문을 연 바비큐전문점 ‘미트필드’는 텍사스 전통 방식과 한국의 장과 재료를 더한 새로운 형태의 바비큐를 선보이는 패밀리 다이닝 공간이다.

”STAXX 프로젝트 참가 제의가 들어왔을 때부터 고민했던 게 저희 회사가 ‘영주’에 간다면 무엇으로 승부를 볼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콘텐츠’가 떠올랐죠. 바비큐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음식 콘텐츠 중에 가장 멀리서 사람을 모이게 할 수 있고, 이 음식을 먹기 위해서 사람들이 한두 시간 차를 타고 올 수 있는 콘텐츠라 믿었어요”

이처럼 영주의 첫 발걸음은 이미 무엇을 할지 정해져 있었고, 그 이후에 지역 자체에 시선을 옮겨 단순히 영주가 아닌 세련되고 색다른 영주로 보이게끔 미트필드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가 아닌 영주에서 브랜드(미트필드)를 론칭하면서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했다. 오픈하는 과정에서 음식에 지역 재료의 비율을 높이다 보니 비싼 식자재 가격이 문제가 됐고, 거주 인구가 적다 보니 인력 채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처럼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대한 현실적으로 상황을 직시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다행히 오픈하고 나서는 저희가 염려했던 것보다는 방문객 수를 지키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트필드에 영주분들도 방문하시지만 안동이나 대구 등에서 오시는 분들이 오시는 것도 저희에게는 값진 성과예요. 아무튼 저희가 해야 하는 역할, 즉 당장 눈앞에 실현시킬 수 있는 변화는 지역에 관광 인구를 유입시키는 일인데 빠르게 수행하고 있는 듯해 한편으로는 다행입니다”

카페도 오픈...시너지 내는 연결고리 조성 목표

미트필드에 이어 곧 스위트타운(카페)도 오픈을 앞두고 있다. 성 대표는 미트필드나 스위트타운이 두 개의 브랜드를 별개로 보지 않고, ‘필드(field)’, ‘타운(town)’ 단어를 사용해 한 도시로 연상하게끔 연결성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미트필드는 말 그대로 고기를 판매하는 들판이면 스위트타운은 달콤한 것을 파는 마을인 셈이다.

나아가 츠타야가 만든 일본 도쿄의 다이칸야마 티사이트 처럼 여러 콘텐츠가 모여 있는 공간을 PCC가 기획하고, 로컬 편집숍과 스테이 브랜드들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은 게 목표다.

“맛있는 고기를 먹고 달콤한 디저트로 마무리하시길 바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어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영주의 모습을 넘어 PCC라는 창을 통해 투영된 영주를 보실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했고, 다른 측면에서 영주의 매력을 흠뻑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성 대표는 “소멸 지역이나 낙후된 도시들이 있으면 그 지역의 좋은 요소를 통해 매력적인 도시로 자리 잡아갈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며 “지역 소멸의 해법을 찾고, 분배되는 사회로 바꿔 나가는 것이 회사의 최종 미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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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관광 시작, “미트필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인터뷰] 피키차일드컴퍼니 영주 미트필드 박동균 운영 담당

Q. 미트필드 메뉴 차별화된 특징이나 자랑 부탁드립니다.

미트필드는 영주의 자원을 활용, 텍사스 바비큐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해 만든 텍사스 바비큐 브랜드입니다. 미트필드의 바비큐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24시간 수비드 공법으로 저온 조리가 먼저 시작되고요. 그 이후에 최소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훈연을 거치기 때문에 18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조리과정 후 손님들 식탁에 올라가게 됩니다.

사실 처음에 영주에 와서 어떠한 요리 콘텐츠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영주 지역 주민들에게나 혹은 관광객들에게 어떠한 콘텐츠로 다가갔을 때 우리의 브랜드가 매력적으로 느껴질까라는 고민을 했을 때 텍사스 바비큐라는 콘텐츠를 영주라는 지역성을 높이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하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미트필드 음식을 만드는 철학이나 가치가 있을까요?

미트필드만의 철학이나 가치라기보다는 저희가 처음에 영주에 왔을 때 처음 간 곳이 선비촌이었는데 그곳에서 ‘거무구안(居無求安)’이라는 선비의 사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살아감에 있어서 편안함만 추구하지 말라는 깊은 뜻이었는데 사실 저희가 생각하는 컨텐츠 방향과 같아요.

저희가 만드는 바비큐같은 경우 쉽게 구워먹을 수 있는 고기들이지만 긴 시간동안 조리해 만드는 음식이다 보니 어떻게 보면 미트필드의 생각과 선비의 사상이 어느 정도 닮아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미트필드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는 우리 지역 로컬푸드에서 사용하나요?

100% 다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100%를 다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처음에 왔을 때 거래처나 식자재 뚫기가 어려워서 시장도 많이 가보고 그러다가 점점 저희 니즈에 맞는 거래처도 찾게 되고 매일 아침 신선한 야채나 그런 것들을 지금 받아서 현재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바비큐를 굽다보면 오랜 시간 훈연하다보니 고기 표면이 마르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원래 그럴 경우에 다른 주스도 활용해도 되지만 일부러 영주사과농장과 연결해 100% 착즙 영주사과를 바비큐에 뿌리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것에서 영주를 좀 녹여내는 게 아닌가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고 요리하고 있습니다.

Q. 미트필드를 이용하려면 예약방법이나 운영시간 등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트필드같은 경우는 당일 예약 혹은 워크인도 가능하지만 저희가 아침 일찍 부지런히 일어나 한정 수량으로 만들다보니 미리 사전에 예약하시는 걸 추천해드리고 있고요. 근데 혹시라도 갑작스럽게 오시게 된다면, 전화를 주시면 친절하게 도와드리겠습니다

Q. 미트필드에서 영주한우로 신메뉴를 개발할 계획이 있는가요?

한우를 이용한 텍사스 바비큐 조리법은 저희가 꼭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기도 하고요. 사실 영주가 한우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영주한우를 이용해 만든 요리를 꼭 선보이고 싶기도 합니다. 또 지역 농장과 연결할 때 사과주스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영주사과하이볼를 만들어서 실제로 손님들에게 판매하고 있고요.

영주하면 콩, 부석태가 엄청 유명한데 식사 메뉴 중에서 부석태 된장 비빔면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이게 사실 지금 제일 별미인 메뉴라서 오시게 된다면 꼭 한번 드셔보시는 걸 추천을 드리고 있습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지금 영주에 온 지 1년이라는 시간이 조금 흘렀는데 앞으로 점점 더 영주 관광객들이나 아니면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메뉴들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선보일 예정이고요. 앞으로도 저희 브랜드만이 사랑해주시고 많이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영주관광의 시작이 저희 미트필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이 기사는 유튜브·영주TV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오공환·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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