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영주에 위스키 브랜디 증류소가 생겼어요”

우리고장 영주는 전국 228개 지자체 중 67번째로 소멸위험이 높다. 인구 10만 붕괴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로컬 창업 모델로 상황을 반전시켜보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프로젝트가 있다. 구도심에 청년 교류 공간을 만들어 소셜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STAXX(스택스)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터 임팩트스퀘어와 SK스페셜티, 영주시가 손잡고 출범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로 현재 지역 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10개 소셜벤처를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본지는 스택스 프로젝트의 사업 전략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로컬 창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10개의 소셜벤처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중앙시장에 양조장 마련... BAR와 샵도 준비 중
단순한 술 떠나 지역 핵심적인 콘텐츠로 성장 목표

“위스키... 좋아하세요?” 요즘 MZ 세대는 위스키 열풍이 불고 있다. 위스키를 사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서고, 이마트에서는 소주보다 위스키 매출이 더 많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몇 년 전부터 미리 포착하고 우리나라에 위스키와 브랜디를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한 기업이 있다. 바로 리쿼스퀘어(공동대표 박진성)이다.

수제 맥주 ‘곰표 맥주’ 탄생시킨 팀

‘리쿼스퀘어’는 수제 맥주의 베스트셀러 ‘곰표 맥주’를 탄생시킨 팀(세븐브로이)으로 우리고장 영주에서 새로운 주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만든 청년 기업이다.

SK스페셜티와 영주시, 경북도가 함께 손잡고 추진하고 있는 지역경제활성화 프로젝트(STAXX)에 선발된 10개의 소셜 벤처 중 한 곳으로, 선정이후 활동 거점을 영주로 옮겨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주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그 활동무대가 바로 영주중앙시장이다.

현재 우리고장 영주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인 사과와 포도로 브랜디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 중앙시장에 양조장을 세팅 중이고, 면허 절차를 거치고 있다. 브랜디란 과실주를 증류해 만든 술의 총칭이다.

“올 가을에 영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나 사과를 가지고 증류를 처음 해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오는 술은 오드비(숙성하기 전 단계의 브랜디)라고 합니다. 오드비로 판매를 시작하겠지만 숙성해서 이후에 더 맛있게 판매 해야죠”

중앙시장 내 양조장에 일반인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BAR도 오픈할 예정이다. 위스키나 좋은 브랜디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위스키의 성지 서울의 ‘조양 마트’처럼 동네 마트 가듯이 편하고 저렴하게 위스키를 구입할 수 있는 리쿼샵도 만들 예정이다.

다른 곳과 달리 도시재생 이후에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는 중앙시장의 활성화에 리쿼스퀘어 성장이 어떤 기여를 하게 될지 기대가 커지는 대목이다.

중앙시장서 이색 페스티벌, 브랜딩 자금 모아

지난달 28일과 29일 양일간 영주중앙시장에서는 이색 페스티벌이 열렸다. 중앙시장 내에 증류소를 운영하고 있는 청년기업 리쿼스퀘어(공동대표 박진성)가 중앙시장 상인회와 손 잡고 주관한 ‘영주 어반 버스킹 페스티발 2023’이 바로 그것이다.

‘소중한 시간, 소중한 것은 가까이에 있다’는 컨셉으로 열린 이 페스티벌은 감성적이고 힐링을 선사하는 총 13팀의 아티스트들이 초청됐고 공연 외에도 푸드존과 포토존, 놀이공간과 미술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 반려 동물 입장 허용, 피크닉 세트 증정 등의 혜택이 주어졌다.

특히 이 페스티벌은 다른 행사와 달리 입장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지역 상생펀드에 투자하는 형태로 운영돼 눈길을 끌었다. 즉 해당 기업에 소액을 투자해야 공연 전체의 자유 입장권을 포함한 다양한 투자 혜택을 누릴 수 있고 투자한 금액은 일정 기간 예치 후 원금에 약정 이자를 더해 상환받는 방식이다. 투자금은 우리고장 영주에서의 첫 브랜디의 브랜딩 개발과 마케팅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THE RYUKYU 라벨링 샘플
THE RYUKYU 라벨링 샘플

 

일본 기술제휴활동
일본 기술제휴활동

지역 내 소규모 양조장과도 제휴 공동 브랜드 구축 예정

현재 리쿼스퀘어는 이미 대구에 소재한 달성 주조가 제조하는 디저트용 막걸리인 ‘포그막’을 공동으로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미팅 자리에 있던 셰프님이 이 ‘포그막 막걸리’를 추천해 주셔서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막걸리인데도 불구하고 맥주용 효모를 써서 기존 막걸리에서 좀 더 복합적인 맛을 냈죠. 그 시도가 너무 신선하고 좋았어요. 우리랑 결이 맞겠다 싶어서 리쿼스퀘어에 데리고 왔습니다”

해외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주류 브랜드를 한국에 소개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키나와의 전통 소주인 아와모리 소주협회와 기술 제휴 등의 교류도 추진 중에 있다. 지역 내 소규모 양조장들과도 제휴를 통해 공동 브랜드를 구축하여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리쿼스퀘어가 STAXX 안에서 창출하고 싶은 가치는 뭘까? 박 대표는 “맥주를 만들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브랜딩”이라며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주류 브랜드를 발굴하거나 만들어서 이를 통해 단순한 술을 떠나 지역의 핵심적인 콘텐츠로서 성장시키겠다”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로컬’, ‘창업’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가 담긴 술’을 만들고 싶었고 그에 맞는 지역을 찾다 보니 경북 영주, 그리고 STAXX로 오게 됐습니다. 영주 구도심에 있는 영주 중앙시장, 텅 빈 상가에서부터 시작하면 조금 더 즐거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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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길 바라는 영주분들의 진심이 느껴져요”

[인터뷰] 리쿼스퀘어 박진성 대표

Q. 우리 기업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리쿼스퀘어>를 마음껏 자랑해 주세요!

- 회사는 이제 다르지만, 저희 팀(세븐브로이)은 그동안 우리나라 주류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계속 만들어 왔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크래프트 맥주, 최초의 지역 맥주 ‘강서’, 최초의 콜라보 맥주 ‘곰표’ 등 새로운 길을 계속 개척해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주류 비즈니스에서 SOM(Service Obtainable Market. 실제 점유할 수 있는 수익시장)시장을 발견하는 능력과 이를 상품으로 기획해 유통 채널을 출시할 수 있는 영업력을 가지고 있는 게 큰 강점입니다.

두 번째는 팬덤에 진심이라는 점입니다. 와디즈 초기 멤버로 3년 넘게 있으면서 초기 기업, 데스밸리에 있는 기업에게 엔젤과 서포터의 응원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정말 많은 사례를 보았습니다. 그만큼 팬덤을 만드는데 진심이고, 팬덤과의 이야기를 우리 브랜드 스토리로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Q. <리쿼스퀘어>가 자리하고 있는 ‘우리동네(영주)’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 ‘북산의 강백호’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소연의 관심이 절박해서 농구를 시작한 풋내기 강백호처럼, 우리동네 영주는 인구 소멸 이슈에 절박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그동안 스타트업이나 창업에 대한 경험이 적고 익숙하지 않아 활발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실제로 1년 동안 영주시와 시장 상인회, 지역 대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리쿼스퀘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있을지 적극적으로 같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주었거든요. 서울에서 창업했을 때는 구에서 전화를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우리가 잘 되길 바라는 영주분들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Q. <리쿼스퀘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스퀘어’입니다. 우리나라 크래프트 주류 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이고, 우리동네도 수도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인적자원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이 모여 서로 시너지를 내야 생존할 수 있고, 성장도 제곱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리쿼스퀘어>는 영주에서 같이 성장할 기업들을 영주중앙시장에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고요, 그동안 흩어져있던 로컬의 보석 같은 팀들을 벌써 4개나 모았습니다.

Q. 앞으로 <리쿼스퀘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로컬에서 생산된 재료로 만든 위스키와 브랜디를 글로벌적으로 판매하고 싶습니다, 또한 수도권에 있지 않더라도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로컬에서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임팩트라고 생각합니다.

로컬에 있고, 로컬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강점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 내면, 더 많은 기업들이 저희처럼 도전해 앞으로 더 다양한 모델의 창의적인 회사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오공환·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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