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383] 자연 그대로의 맛_ 너른마당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는 음식

자연과 세월의 맛에 건강 더해

“몸이 움츠러드는 계절입니다. 추위를 이기려면 건강한 음식을 기본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주 시내에서 문수 방면 조암동(안동 방향)에는 약선, 닭, 영주 부석태 콩을 이용해 청국장 요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향토음식점이 있다. 영주사람이라면 거의 다 아는 영주 맛집, 바로 ‘너른마당’이다.

우리고장 출신인 ‘너른마당’ 안주인 김정희(65)대표가 2010년에 궁중백숙을 주 메뉴로 개업한 곳이다. 김 대표는 15년간 대구에서 100평 넘는 규모의 한정식 전문식당을 남편과 함께 운영해 온 경력의 소유자이다. 일찍이 음식 솜씨가 남달라 주변에서 요식업종으로 추천을 많이 해 엉겁결(?)에 이 길로 진출했다고 한다.

자연 그대로의 맛을 유지합니다

자연과 세월의 맛에 건강을 더해 항상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을 품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 김 대표는 직접 농사지은 채소들과 제철 나물들로 반찬들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놓고 있다.

약선 요리인 궁중백숙(5만3천원)과 능이백숙(6만원)은 토종닭을 사용해 곡물을 같이 넣어서 요리한다. 눈에 보이는 곡물들로는 찹쌀, 율무, 녹두, 땅콩, 깨, 그리고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부석태 콩가루와 들깨가루가 들어간다. 보통 50분~1시간 내로 압력솥에 조리된다.

제철나물로 만든 장아찌는 백숙 메뉴 주문 시에 맛볼 수 있다. 장아찌 종류는 수시로 담그고 있으며 반찬 맛 또한 일품이다. 능이백숙은 기존 백숙재료에 능이버섯이 추가된다. 모두 김 대표 만의 비법으로 만든 ‘손맛’이다.

약초의 궁합을 맞춰 백숙을 요리한다는 김 대표는 “여름 보양식하면 백숙이지만 요즘은 마니아층들이 사계절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드 메뉴로 숯불 닭불고기(1만5천원)가 고추장 베이스로 요리된다. 토종 닭도리탕(5만5천원)은 단산에서 재배된 홍고추를 말린 것으로 직접 빻은 고춧가루를 사용해 제공되고 조미료가 전혀 안 들어간다.

“개업 당시에는 주로 외곽에만 백숙집들이 있었어요. 시내에는 없었기에 여러 맛집도 다녀 본 결과 건강식 요리로 하기로 정했죠. 당시 기본 교육을 받고 오로지 백숙만 3~4년 동안 판매했어요. 한 날 단골로부터 영주 부석태 콩을 활용해 음식 요리하면 좋겠다는 추천을 받았어요.

현재까지 가성비 좋은 메뉴로 유지 중이죠. 점심때 많이들 오십니다. 소화도 잘되고 피부에도 좋은 부석태 콩입니다. 신선한 부추에다 콩가루를 무쳐 부추무침으로 반찬을 내는데 다른 지역 분들은 처음 보는 경우가 많아요”

옅은 노란 빛깔을 내는 보실보실한 콩가루 부추무침은 콩가루를 입힌 신선한 부추의 향과 구수함은 누구나 쉽게 무칠 수 없는 정성이 필요하다. 우리 고장에서만 접할 수 있는 반찬이다.

점심메뉴로 인기가 있는 청국장 정식의 반찬은 11가지 나온다. 비벼 먹는 채소 무침과 청국장찌개를 곁들여 9천 원에 판매 중이다.

단백질도 알차다. 하얀색 두부, 노란색 계란찜, 꽁치구이 한 마리, 영주 부석태 콩으로 띄운 청국장찌개 그 외 매콤하게 묻힌 양파와 고추, 도토리묵, 새콤달콤한 영주 사과가 잘 어우러져 있다.

여기서 잠깐! 두부도 소량으로 이틀에 한 번씩 직접 만든다. 고사리, 무, 버섯, 가지 등 그 계절에 맞게 정갈하게 나온다. 할머니, 어머니들의 ‘손맛’을 생각나게 하는 반찬들이다. 반찬은 제철마다 혹은 소진 시 다른 재료로 대체된다.

마요네즈에 올리브 오일과 마늘을 섞어 느끼함을 사로잡은 반찬이 있다. 담백함과 고소함까지 갖춘 ‘청국장 샐러드’로 아픈 몸도 다스릴 수 있는 건강한 맛을 담았다. 추가로 주문이 가능하고 도토리 묵과 함께 3천 원에 판매 중이다.

저녁에는 필히 예약받습니다. 청국장이 소진되면 판매되지 않습니다.

“청국장 샐러드는 처음부터 했었습니다. 10년 전부터 영주 콩을 알리기 위해서 각 지역 컨벤션 센터를 돌아다니며 시식용 청국장 샌드위치를 만들었었죠. 당시 운영된 ‘부석태 콩사업단’ 일원으로 음식박람회에 참여했을 때 냄새 안 나는 부석태 청국장으로 명성을 알렸어요.

3년 전에는 ‘대한민국 장류 발효대전’에서 우수한 품질로 혼이 깃든 전통 된장 맛을 구현해 금상을 수상했어요. 꾸준히 전통이 깃든 맛을 연구하며 조리하다 보니 인정을 받은 것 같아요”

청국장찌개는 직접 담근 햇된장으로 양념 간을 하고 있다. 묵은 된장 대신 햇된장을 사용해 끓이면 얕고 깊은 맛이 있어 콩 2가마를 사용해 직접 만들고 있다. 콩 2가마는 1년간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청국장은 48시간 띄웁니다. 젊은 시절 경상도식 음식을 이모한테서 배웠어요. 생활의 지혜부터 건강식까지 외가의 영향을 받은 덕분에 향토 음식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요, 향토음식이 사양길에 접어들 수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워요. 누군가 전수받고 싶다면 기꺼이 도와드릴 수 있어요”

식당 마감 시간은 자유롭다. 재료소진에 따라 일찍 닫을 수 있다. 일요일은 휴무, 쉬는 시간은 2시부터 5시까지, 영업은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다. 예약은 필수다.

“오로지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며 소박한 음식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요리합니다. 항토음식에 자부심을 갖고 콩가루를 이용한 음식을 계속 홍보하고 싶습니다. 일교차가 큰 요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청국장과 백숙으로 심신을 회복시키면 좋으실 겁니다. 코로나 때도 큰 여파없이 잘 견더온 음식입니다. 그만큼 건강에 좋다는 것이겠죠. 담백하면서 정갈한 음식을 제공해 드리니. 미리 예약하고 오시면 더욱더 편합니다”

 

너른마당

경북 영주시 구성로 117

☎ 054-63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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