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복지서비스 개념 넘어 화장품 개발 “세계시장 넘 본다”

우리고장 영주는 전국 228개 지자체 중 67번째로 소멸위험이 높다. 인구 10만 붕괴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로컬 창업 모델로 상황을 반전시켜보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프로젝트가 있다. 구도심에 청년 교류 공간을 만들어 소셜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STAXX(스택스)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터 임팩트스퀘어와 SK스페셜티, 영주시가 손잡고 출범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로 현재 지역 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10개 소셜벤처를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본지는 스택스 프로젝트의 사업 전략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로컬 창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10개의 소셜벤처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소나무 부산물만 활용, 찌거기는 퇴비 사용
영주시산림조합과 협약, 지역과 더불어 성장

솔잎 추출물 기술력 국내 독보적 입지 굳혀
스킨케어 브랜드 론칭, 현대인 피부문제 해결

 

농업회사법인 피노젠
농업회사법인 피노젠

우리고장 영주의 산림면적은 약 62% 정도이다. 과거 산림정책이 목재생산과 연료생산 등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산림의 경제적 기능과 휴양, 문화 등 공익적 기능이 중요시 되고 있다. 삶의 질 향상으로 산림서비스 개념이 도입돼 산림을 활용하는 복지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우리고장의 국립 산림치유원이나 인근 봉화군의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이 대표적이다.

STAXX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소셜벤처 창업가 10곳 중에는 산림 부산물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농업회사법인 피노젠(PINOGEN. 대표 신별)이다. 피노젠은 복지서비스 개념을 넘어서서 우리나라 토종 소나무인 금강송(적송)을 식품과 화장품 소재로 업사이클링하는 제조 회사이다.

신 대표는 “피노젠의 피노(pino)는 소나무를, 젠(gen)은 유전자, 세대를 의미한다”며 “금강송의 유효 성분들을 직접 연구하고, 이것을 일상생활에서 건강에 좋은 제품들로 다양하게 개발해 그 가치를 후대에 계승하고자 하는 비전을 담은 기업”이라고 자신의 기업을 소개했다.

선대부터 소나무 활용, 그 가치 자연스럽게 습득

신 대표가 이같은 회사를 설립한 것은 집안 내력과 맞닿아 있다. 선대에서부터 소나무라는 자원을 먼저 발견해 식품 사업으로 진출하면서 그 가치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됐고, 아버지 회사에 근무하면서 해외 판로 확장 당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고유의 식물, ‘금강송’이 품질이나 효능 등 다양한 면에서 이미 국내외 전문가들에 의해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인정받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소나무를 활용해 제품뿐만 아니라 소재로 개발했을 때 훨씬 더 글로벌적인 파급력을 키울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고 사업 무대를 글로벌로 넓혀 보겠다는 확신을 갖고 아버지 회사와는 별도로 피노젠을 창업했다고 한다.

피노젠의 비즈니스 모델은 모든 일련의 활동이 사람에게 유익함은 물론 자연(산림 환경), 나아가 동식물에게도 이로운 사업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고 사업 방향이다. 즉 주요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 소나무를 통째로 베거나 줄기를 뜯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금강송이 생태학적으로 잘 자랄 수 있게 가지치기를 해서 떨어지는 부산물만 활용해 소재화하고 있다. 추출 부산물의 찌꺼기는 블루베리 농장의 거름으로 활용되거나 가축의 사료나 퇴비로 이용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업사이클링 스킨케어 브랜드 '피네수'
업사이클링 스킨케어 브랜드 '피네수'

부산물에서 뽑아낸 추출물로 지난해 업사이클링 스킨케어 브랜드인 피네수(Pinesoo)를 론칭해 현대인들의 다양한 피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을 판매하는 중이다.

피네수는 워터에센스, 여드름 기능성 폼클렌징, 워터리스 샴푸, 기업 관공서 선물용 기프트 세트 등 10종으로 국내외로 판매 및 수출 중이다.

솔잎 추출 기술력, 독보적 입지 다져

현재 국립종자원으로부터 토종 적송을 약 1천그루 정도 받았고 최근에는 영주시산림조합과 MOU를 체결해 어린 소나무를 심어놓는 작업(양묘)에 착수했다. 육묘장을 직접 운영해 원료부터 표준화하기 위해서다.

신 대표는 “사업초기 원료를 제공해준다는 연락이 많이 왔지만 막상 원료를 받아보면 표준화가 안 되는 솔잎도 있고, 청정 지역의 솔잎이 아니라 오염물이 섞여서 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무조건 엄격한 품질 관리하에 안전하고 표준화된 양묘장 토종 금강송에서 원료를 추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잎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은 피노젠이 유일하다. 솔잎 추출 기술력도 수입산 솔잎 추출물 대비 항산화가 약 10% 높은 추출물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등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을 운영하는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신 대표는 지역기반 기업 운영의 어려운 점을 세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인력, 두 번째는 마케팅, 그리고 세 번째가 자금이다. STAXX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 삼박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신 대표는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는 지역에서는 인력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마케팅 역시 인력과 연관된 부분이어서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수원액'
'진수원액'

솔잎추출물 향, 펀딩 도전 5천% 달성

피노젠은 솔잎 추출물이 약 67%가 함유된 워터 타입의 ‘진수원액 모공 냉각 에센스’를 가장 먼저 출시했다. 스킨과 에센스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세안한 다음에 얼굴에 가볍게 발라줘도 보습력이 풍부하고 토너의 역할도 해줘 고객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제품이다.

이같은 제품이 2030대 여성에게 먹힐까 하는 의문이 들어 젊은 연령대에 알려진 와디즈라는 플랫폼에서 펀딩을 진행했는데 예상을 뒤집고 누적 펀딩 금액이 5천% 이상을 달성하면서 어른들의 전유물 같았던 솔잎추출물 향(피톤치드 향)을 젊은 분들도 좋아한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됐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국제화장품원료·기술전’에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신 대표는 “미국이나 특히 유럽권에서는 솔잎의 피톤치드 향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솔잎 추출물 향을 가지고 시그니처 향을 만들어 출시 준비 중에 있고 내년쯤에는 해외 기준에 맞춰 B2B 수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백산 솔잎 공급받아 ‘피네수 소백솔잎’ 제품 출시

피노젠은 지난 1월 영주시산림조합과 MOU를 체결했다. 국내산 솔잎 원료의 고도화와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지역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영주시산림조합으로부터 소백산에 있는 솔잎을 공급받아 소백산표 솔잎으로 추출한 화장품 워터에센스와 선물용 어메니티세트 ‘피네수 소백솔잎’ 제품을 출시했다

이같은 솔잎 추출 기술개발은 지난 9월 산림청이 후원하는 제4회 산림분야 청년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원료가 나는 곳에 생산시설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본사와 원료 생산시설을 한곳에 아우를 수 있도록 영주에 플랜트를 구축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며 “내년 초를 목표로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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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야말로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가장 큰 무기이죠”

[인터뷰] 피노젠 농업회사법인 - 신 별 대표

Q. 피노젠의 사업 아이템이 독특한데 어떻게 소나무를 이용할 생각을 하셨나요?

-지역에서 나고 자라며 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솔잎을 활용하시는 것들을 보아왔다. 수많은 소나무 종류 중 오직 한반도 위주로만 자생하는 궁궐의 대들보로 쓰인 금강송의 우수함은 이미 수천년전부터 조상들이 민간요법 치료약으로 활용되어왔고 그 효과는 동의보감 등에서 밝혀졌다. 아버지께서도 이러한 솔잎으로 건강식품을 만드셨고 현재 30년이상 회사를 운영해 오셨다. 이러한 솔잎이야말로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원료라고 생각했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어 개발하고자 회사를 설립했다.

Q. 소나무 재선충이나 산불로 소나무 수급이 어렵지는 않나요?

- 사업을 추진하며 가장 어려운 일이 가장 안전한 토종 금강송의 원료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검증된 산림조합의 원료 그리고 임업인 산주분들의 원료를 피노젠의 가혹한 기준에 맞추어 수급을 진행 중이다.

Q. 피네수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해외에 인기 수출 중인데 피노젠만의 마케팅과 영업 전략이 있나요?

-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만의 차별화된 원료 그리고 전세계에서도 모방하기 어려운 우리 지역에서만 나는 원료를 차별화하여 추진한 것이 핵심인 것 같다. 그리고 꾸준한 수출 전시회 참가가 관건이지 않을까 싶다.

Q. 젊은이들은 사업을 위해 대 도시로 가는데, 대표님은 왜 로컬을 고집하나요?

- 로컬이야말로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지역과 어떻게 협업하며 상생 방안은 무엇입니까?

-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것을 관광, 제품, 예술 등 다양한 컨텐츠로 연결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할 수 있고 귀하게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다양한 컨텐츠 중 피노젠이 생각하는 상생방안은 숲이다.

Q. 영주에서 창업하신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 영주는 국내 최초 힐링특구 지역으로 소백산이 병풍처럼 둘러쌓인 천혜의 자원을 가진 지역으로 피노젠의 주원료인 금강송을 지속가능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곳으로 왔다.

Q. 최근 스킨케어브랜드 피네수를 출시하셨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솔잎 업사이클링 스킨케어 브랜드 피네수에서 최근 정제수를 최소화하고 피노젠의 솔잎 추출물을 최대로 함유시킨 워터에센스를 개발했다. 이 워터에센스 한병을 사용하게되면 금강송 소나무 약 10그루가 가꾸어지는 화장품이다. 솔잎의 차가운 성질이 피부의 늘어난 모공을 조여주고 천연냉장고라 불린 항산화 역할로 노화까지 예방된다. 단1회 사용으로 모공각질결에 대한 인체적용시험 인증받았다.

Q. 좋은 제품을 출시 하셨는데 우리 고객님이 피네수 구입하려면 어디서 만나 볼 수 있을까요?

- 인터넷으로 피노젠 또는 피네수라고 검색하시면 쉽게 구매하실 수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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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공환·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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