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를 속속 들여다 보는 “풍기읍치둘레길을 아시나요”

지난해 읍치둘레길 개설, 해설봉사 시작

퇴직공무원 중심 총 9명의 해설사 활동

자녀 모두 출가, 지금이 ‘봉사활동 황금기’

무보수에 점심값도 없지만 애향심은 ‘충만’

“풍기는 십승지 중 제1승지가 있는 곳으로 전쟁, 흉년, 전염병 등 3재가 없는 천하제일의 명당이자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인삼을 비롯 사과, 인견 등의 특산물이 생산되는 유서 깊은 고장입니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무장 독립 단체인 대한광복단의 발상지이기도 하지요”

‘풍기읍치둘레길’ 해설사 권순옥(58)팀장의 말이다.

그녀는 정감록의 제1승지와 600년 전통의 풍기인삼의 시배지, 대한광복단의 발상지 광복공원, 풍기 사과와 풍기인견 등을 소재로 한 풍기읍치둘레길을 구상하면서 풍기역사를 고증해온 사학자에 준하는 향토학자들의 자문을 구하고 문헌을 뒤지는 등 3년여의 노력을 거쳐 지난해 가을 7구간으로 나눠진 ‘풍기읍치둘레길’을 개설하고 해설 업무를 시작했다고 했다.

“내 고향 풍기가 이렇게 아름답고 유서 깊은 고장인 줄을 지금까지 몰랐습니다.” 그녀의 풍기 자랑은 끝이 없다.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풍기읍치둘레길’은 모두 7구간으로 나눠져 있는 벽화거리이다.

△풍기초등학교 뒷길을 시작으로 세계 최초 인삼시배지가 있는 ‘너븐들거리’ △일제시대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번성한 인견을 주제로 한 ‘북문거리’ △만세운동과 대한광복단을 주제로 한 ‘저잣거리’ △풍기 장터풍경을 주제로 한 ‘동문거리’ △소백산과 풍기사과를 주제로 한 ‘옥대거리’ △3천241명의 소년병의 위패가 모셔진 심우원과 만세운동과 어릴 적 골목길 추억을 주제로 한 ‘비집거리’ △주세붕 등 풍기군수를 역임한 사람들과 정감록을 주제로 한 ‘관아거리’가 바로 그것이다. 약 2km구간으로 천천히 걸으면 한두시간이 소요된다.

'풍기읍치둘레길' 권선옥 해설사 

지난해부터 퇴직공무원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총 9명의 해설사를 두고 풍기읍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돌아가며 해설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해설사들은 현재까지 무보수에 점심값까지 자비를 써야하는 매우 열악한 환경이지만 고향 ‘풍기’에 대한 열정과 애향심만큼은 대단하다.

권 팀장은 “불평없이 따라주는 동료 해설사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둘레길을 안내하면서 퀴즈도 내고 지역기관의 협찬을 받아 간단한 경품도 제공하고 있다.

권 팀장은 “신청인의 나이에 따라 퀴즈의 주제를 정하고 인삼관련 생활 상식을 출제하거나 풍기와 관련된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며 “퀴즈를 맞힌 분들에겐 선물을 드리는데 풍기인삼농협과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이 인삼관련 제품을 협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겐 참가비 1만 원씩을 받고 인삼과 사과즙의 일종인 인삼스무디와 사과스무디를 체험 시식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인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봄가을이 되면 소백산을 찾는 관광객들과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찾는 철도여행객들의 읍치둘레길 신청이 줄을 잇고 있고 특히 학생들의 신청이 많아 영주시와 영주교육지원청의 관심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권 팀장은 “부석사나 소수서원, 국립공원 소백산 등에는 유료 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지만 풍기읍치둘레길은 현재까지 아무런 보상이 없다”며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밥값 정도의 지원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풍기에서 나고 자란 권 팀장은 군무원인 남편 정지인(60)씨와 결혼해 슬하에 3남매를 뒀다. 결혼 초부터 상업에 종사하다가 3천500여 평의 사과 농사를 지어 왔지만 10여 년 전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봉사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현재 풍기농협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권 팀장은 “자녀들이 모두 출가한 지금부터가 봉사활동의 황금기”라고 말했다.

“누군가를 돕고 알린다는 것은 보람된 일이며 봉사란 인생 본연의 길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역사의 보고 풍기를 알린다는 데 강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고향 풍기에서 뼈를 묻는 그날까지 준비된 마음으로 봉사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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