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인삼의 설화와 전설 - 소백산 도솔봉 동자삼 설화

풍기인삼의 역사가 오랜된 만큼 그에 따른 재미있거나 교훈적인 설화나 전설도 많다. 지금도 우리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교훈적인 전설을 정리해 봤다. [편집자 주]

산삼(山蔘)’은 욕심없고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네

 

풍기 희여골 효부이야기

소백산 형제봉과 인삼이야기

도솔봉은 소백산 여러 봉오리 중에서 죽령 서쪽에 있는 산으로 높이가 1,342m나 되는 높은 봉오리 중의 하나입니다.

죽령 동쪽에 있는 비로봉이나 연화봉, 국망봉 쪽으로는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저절로 등산로가 생겨났지만 도솔봉 쪽은 골이 깊고 험준해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산삼이 많이 나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백산 도솔봉 깊은 산골짝 산삼밭에 천년 묵은 산삼이 살았습니다. 그는 사람으로 변하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천년 묵은 산삼은 소백산 산신령께 100일 동안 정성껏 기도를 하고 난 후 동자삼으로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동자삼은 풍기장날이면 장을 보러 가기 위해 산에서 내려와 산 밑 마을 앞을 지나다니게 되었지요. 이 마을에 사는 한 농부가 보니 초립동자(草笠童子)가 산에서 내려와 어디를 갔다가 해질 무렵이면 자기 집 앞을 지나 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농부는 초립동자가 풍기장날만 되면 산에서 내려온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농부는 이 초립동자가 도솔봉에 사는 산삼(山蔘)이 변하여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동자삼을 미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농부는 풍기장날을 기다리다가 동자삼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 동자삼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동자삼의 뒤를 따랐습니다. 동자는 풍기장에 가서 장 구경도 하고 음식도 사 먹고 놀다가 해질 무렵에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농부는 동자삼을 따라 산으로 가면 산삼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다음 장날은 동자삼을 만나 이 이야기를 해야 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다음 장날 동자삼이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동자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반가워하며 동자삼의 뒤를 따라 풍기장으로 갔습니다.

계절로 보아 그때는 늦가을쯤 되었는데 장터에 도착한 것은 점심때였습니다. 동자가 장을 보러 오면 늘 들르는 음식점으로 들어가자 농부가 뒤따라 들어가 한자리에서 음식을 청하여 먹게 되었습니다.

농부가 미리 나와 동자의 음식값을 계산하자 동자는 “모르는 처지인데 음식값을 지불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농부는 “오늘 서로 동행하는 처지인데 금액이 얼마 되지 않아 계산했다”고 말하게 됩니다.

동자와 농부는 같이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도중에 느티나무 밑에서 잠시 쉬는 동안 농부가 본심을 털어 놓게 됩니다.

동자는 미리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내가 도솔봉 산삼밭에서 가장 큰 산삼인데 사람으로 변하여 사람행세를 하고 있다”고 하면서 “농부의 소원을 들어 줄테니 내일 산삼밭으로 올라오라”고 하고는 동자는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이튿날 아침, 농부는 목욕재계하고 큰 바랑을 짊어지고 산삼밭으로 올라갔습니다. 산이 깊고 험해 풀숲을 헤치고 벼랑을 기어올라 동자삼이 가르쳐 준 산삼밭으로 올라갔습니다.

어제 동자삼이 말하기를 “도솔봉 산삼밭에 올라가면 산삼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삼이 나다. 그러니 가장 큰 동자삼은 뽑지 말고 그 밭에 있는 다른 산삼은 마음대로 캐 가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고 도솔봉 산삼밭에 도착했는데 이곳 저곳에 산삼이 많이 보였고 그중에서 가장 큰 산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산삼이 바로 어제 동자가 말해 준 동자삼이었습니다.

아주 큰 산삼을 본 농부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마음이 변하여 동자의 부탁을 저버리고 그 큰 산삼을 두 손으로 힘껏 당기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산삼은 뽑히지 않은 채 뇌두만 떨어져 나오더니 어제 장터에서 먹었던 음식물들까지 쏟아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그 많던 산삼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갑자기 날이 흐려지더니 천둥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겁이 덜컹 난 농부는 혼비백산하여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농부는 동자가 시키는 대로만 하였다면 큰 부자가 되었을 텐데 욕심을 버리지 못해 폐가(廢家)하고 마침내 병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소백산 산삼과 관련된 옛 이야기로 ‘욕심을 버리고 착한 마음을 가져야 산삼을 캘 수 있다’는 교훈이 담긴 선조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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