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370] 착한가격업소 Since 1998 ‘태흥냉면’

26년 노하우가 더해진 깊은 ‘육수의 맛’

착한가격, 냉면 맛 반해 단골손님만 90%

냉면의 시원함이 간절해지는 무더운 여름, 살얼음이 동동 띄워진 육수의 감칠맛과 사람의 체온을 떨어뜨려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새콤달콤한 냉면의 시즌이 돌아왔다.

이 ‘냉면’에는 가게마다 각각 비법의 맛이 더해져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우리 고장에도 직접 끓인 육수만을 사용하고 오랜 시간 그 맛을 이어오며 손님들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곳이 있다. 바로 ‘태흥냉면’(대표 이정미)이다.

직접 끓인 육수와 채소의 만남

태흥냉면 입구에는 ‘저희 업소는 직접 끓인 육수만을 사용한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남다른 자신감이 느껴진다.

지난 6일 만난 이정미 대표는 당일 영업이 끝나면 다음 날 사용할 육수에 집중한다고 했다. 자신만의 비법으로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2~3시간 정성을 다해 끓인 육수는 다음날 살얼음 상태로 그릇에 담아 면과 함께 먹으면 시원함이 배가 된단다.

태흥물냉면
태흥물냉면

육수와 어우러지는 면은 메밀면이다. 처음엔 칡면으로 사용하다 16년 전부터는 영주 지역민들의 메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메밀면으로 바꿨다.

깊은 육수와 면 위에 올려지는 고명도 이곳의 냉면 맛을 더욱 특별하게 한다. 직접 만든 무절임에 숙성을 거친 양념장, 그 위에 열무김치, 배, 오이채, 오이지가 올려져 감칠맛이 더해진다.

“저는 물냉면에 열무를 넣어요. 냉면을 연구하면서 바꾸게 된 것인데 20여년 됐지요. 시원한 맛이 더해지고 씹는 맛이 좋다고 하세요. 비빔냉면에는 열무를 대신해 양배추를 넣고요”

이렇게 부드러운 메밀면과 살얼음 가득한 육수, 새콤달콤한 고명이 올려진 냉면을 마주하고 젓가락으로 함께 감싼 후 입 안에 넣어 먹으면 씹는 재미에 맛까지 일품이다. 시원한 육수 한입, 면과 고명을 얹어 한입, 그러다 보면 큰 양푼에 들었던 냉면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다. 열심히 먹다 보니 뒤늦게 한쪽으로 밀려난 달걀 반쪽이 눈에 들어올 정도다.

냉면 7천원, 청결과 친절은 기본

1998년부터 이 대표가 맡아 올해로 26년이 된 ‘태흥냉면’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착한가격업소이다. 방문 손님들은 7천원으로 냉면을 먹을 수 있다. 배달은 8천원이다.

“15년 전에는 4~5천원을 받았어요. 이후에는 6천원으로 유지하다 지난해 7천원으로 올렸지요. 올해는 바짝불고기를 출시했어요. 여러 가지 양념을 활용하고 첨가해 맛을 보면서 출시까지 시간을 들였어요. 돼지고기 200g으로 불맛을 내는데 2명이 냉면과 함께 먹으면 충분해요”

바짝불고기 200g
바짝불고기 200g
직접 주문 제작한 왕만두
직접 주문 제작한 왕만두

냉면과 곁들여 먹는 만두도 별미다. 직접 주문 제작한 왕만두는 좀 더 업그레이드시켜 단골들이라면 다시 맛볼 것을 추천했다. 냉면 위에 올려지는 오이지도 손님들이 먹기 편하도록 써는 모양을 바꿨다.

처음에는 냉면 연구에 시행착오도 있었다는 이 대표. 가게를 인수해 10년 동안은 기계도 없이 반죽부터 많은 것을 가내수공업으로 진행해 어려움도 많았다.

“기계를 들이고 사업장도 이전하면서 운영도 점차 나아졌어요. 그래도 열정은 그대로 가지며 냉면 한 가지만을 고집해 왔지요. 지금도 어떻게 하면 손님들에게 좋은 맛과 품질을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이런 이 대표의 냉면 열정에 방문 또는 배달로 냉면을 드신 손님이라면 저절로 단골이 된다. 단골만 전체 손님의 90%를 차지한다.

오전 10시 30분에 문을 열어 오후 8시 30분 닫을 때까지 중간에 쉬는 시간 없이 태흥냉면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이는 점심, 저녁 시간 외에도 조용하게 먹기 위해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들 때문이다.

“직장 생활하며 드셨던 냉면을 손주들과 함께 먹기 위해 오시거나 친구들, 때로는 혼자 방문해 드시는 손님들을 위해서 열어 놓아요. 제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친절이지요.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가시는 모습이 제일 큰 보람이에요”

쉬는 시간이 없이 일하다 얼마 전부터는 매달 둘째, 넷째 화요일을 휴무로 하고 있다. 단, 7년 전부터 매년 냉면 수요가 적은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1일부터 다음 해 3월 1일까지는 과감히 문을 닫고 다른 지역의 냉면 맛도 보면서 연구에 몰두하는 시간이다.

“욕심 없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며 앞으로도 전통을 이어 나아가고 싶어요. 그런 노력의 결실로 모든 일이 성취된다고 생각해요. 손님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건강이 허락 될 때까지 계속하고 싶어요”

오는 10월부터 태흥냉면은 또다시 새롭게 변화를 준다. 경북문화관광공사 음식시설환경개선사업에 선정돼 좌식이던 테이블을 입식으로 바꾸기 위해 한 달 동안 공사에 들어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게 된다.

태흥냉면

경북 영주시 원당로 38

☎ 054-634-7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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