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지도자 영주시협의회 임용빈 신임 회장

"축하드립니다."라는 인사에 "예, 감사합니다."라며 짧은 답을 하는 그의 표정에는 순박한 농사꾼의 쑥스러움이 묻어난다. 안정면에서 '네잎 농원'이라는 상호로 인삼농사를 짓는 임용빈씨(54세)는 면 단위에서는 처음으로 새마을 지도자 영주시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1월 25일 새마을 지도자 영주시 협의회 총회가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양보가 있어서 경선 없이 무투표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감사드리고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역시 그 쑥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는다.

새마을 지도자 영주시협의회 회원은 약 1천명에 이른다. 원당로에 위치한 새마을 회관 2층에 협의회 사무실이 있어 총회와 여러 모임을 갖고 있다.

"요즈음은 새마을 지도자 협의회가 관변 단체라 해서 정부에서 예전처럼 많은 지원은 안 해 줍니다. 그러니 살림이 다소 어렵습니다. 그러니 회원 모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이 일을 해야 합니다."라며 새마을 협의회 리더로서 운영의 어려움을 살짝 내비친다.

새마을 지도자로 우리지역에서 활동한 지 올해로 꼭 30년째인 그는 젊은 시절 벼농사를 시작으로 올해로 35년째 농군으로 열심히 일해 왔다.

"결혼하기 전부터 농사를 지었습니다. 선친이 그랬듯이 농사일을 거들다가 자연스럽게 농사꾼이 된 거죠. 별 거 있습니까?"라며 웃어 보인다. 임용빈 회장은 지금도 인삼농사를 지으면서 벼농사와 고구마농사를 짓고 있다. 그 역시 농촌의 현실을 비껴나갈 수 없어 인력난으로 고심하고 있다.

"다 아시다시피 요즘 촌에 젊은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다 노인들인데 생산성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죠. 물론 옛날에 비해 기계화가 많이 되긴 했지만 인삼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은 기계를 대면 상품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면 인삼에 채굴기를 사용할 경우 짧은 시간에 다수확은 할 수 있지만 인삼에 기스를 많이 내는 등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그러다 보니 손으로 캐는 게 최곤데 사람을 구할 수 없으니까 기계를 안 쓸 수가 없어요."라며 인삼 수확 시 어려움을 토로한다.

임용빈 새마을협의회 영주시 지도자 지회장은 인삼을 비롯해 벼농사와 고구마 농사도 짓고 있다. "벼농사는 계속 짓고 있죠. 벼 자리가 인삼밭이 되기도 합니다. 인삼농사는 한 자리에 계속 지을 수가 없잖아요. 고구마 농사도 오래 지었습니다."라고 하니 동행한 새마을 협의회 영주시지회 총무를 맡은 정호상씨(가흥2동 협의회장)가 "이 분이 또 선비골 고구마 작목반 회장 아닙니까. 품질이 좋아 공판장에서도 금이 좋아요. 그렇죠?" 하니까, "예 품질이 괜찮아서 좀 낫게 쳐줍니다."라며 임용빈 회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선비골 고구마 작목반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임용빈씨에게 회장을 맡겼다.

안정이 고향인 임용빈 회장은 안정초등학교를 34회로 졸업하고 현재 안정초등학교 총동창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83년 '통일벼 전국 증산왕'으로 동탑 산업훈장을 받아 그 기념으로 모교인 안정초등학교에 '네잎 장학금'을 주고있다.

"예 전두환 대통령 때인데 쌀 농사를 잘 지었다고 훈장을 받았어요. 받고 나니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 싶어 당시 쌀 한 가마니 값을 장학금으로 내 놓았는데 최근에는 쌀값 하락으로 쌀 한 가마니 값으로는 너무 적어 돈을 좀 보태고 있습니다."

'83년부터 시작한 임용빈씨의 쌀 한 가마니 값의 장학금은 이제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었고 이제는 한 가마니로는 부족해 한 가마니 반 값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게 되는 현실이 되고 보니 여기서도 쌀 값 하락의 안타까운 농촌 현실을 느끼게 한다. 그는 지난해에도 안정면 새마을 협의회 회장으로 '경상북도 새마을 대상'을 수상했다.

임용빈 새마을 지도자 영주시 협의회장은 친척의 중매로 만난 감천 출신의 박순우씨와 결혼, 삼남매를 두고 있다. 대학에서 생물공학을 전공한 맏아들과 충북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과와 심리학과를 각각 나온 두 딸을 두고 있는데 이들은 쌍둥이 자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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