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남경의 매화산 매원’
​​​​​​​백제 왕인박사를 기리는 ‘오사카성 매원’

오사카성 매원
오사카성 매원

50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매화의 종주국인 중국의 매화에 대한 사랑은 그 역사만큼이나 깊이가 있고 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의 홍매처럼, 매화에 대하여 뜨겁게 열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가 하면, 일본의 경우는 사꾸라 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화가 필 때면 전통의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고 매향을 음미하는 진지한 자세라던가 ‘사무라이’ 정신으로 매화를 대하는 모습에서 꽃 이상의 그 무엇을 찾는 듯한 의미를 엿볼 수가 있다.

우리나라도 고구려 시대부터 나타난 매화가 조선 시대 초기 말부터는 사대부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매화의 애호가 시작되어 조선 선비들의 정신적 표상과 지향점이 되어 찬란한 매문화를 창달하고 향유하여 왔으나, 수많은 왜구의 범침과 한일합병(1910년)이라는 민족사적 비극이라던가 6,25동란, 숨 가쁜 경제개발 등으로 다소 주춤했었지만, 뼛속까지 문화를 사랑할 줄 아는 우리도 이제는 새로운 매문화의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필자는 30여 년간 중국과 일본의 이름난 매화 고장이나 유명매화공원 등을 돌아볼 기회를 가졌었기에 제한된 지면에 생각나는 대로 몇 군데를 소개하고저 한다.

남경매화산매원
남경매화산매원

중국의 매화공원

중국에는 37개의 매화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지금도 여러 곳에서 대규모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 중국이 자랑하는 4대 매원으로는 〈남경매화산매원〉, 〈무한동호마산매원〉, 〈무석매원〉, 〈상해 정산호매원〉을 들 수 있고, 조금 멀기는 하지만 곤명의〈흑룡담매원〉과 중국 서남부 라오스 접경지역인 귀주貴州지역의 매원도 볼만하다.

〈남경매화산매원〉은 15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약 30만 평의 부지에 4만여 주의 매화나무가 식재되어 있고, 관광객만도 연간 7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공원의 관리처장인 궁광화宮廣華 여사는 올해 4월 중 방문을 초청해 주었고, 남경사범대학교 대학원 정걸程杰교수와도 만나 매화문화 교류를 할 계획이다. 정교수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매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많은 저서를 남겼으며, 6권의 매화관련 저서를 보내 오기도 했다.

무한동호마산매원
무한동호마산매원

〈무한동호마산매원〉은 무한의 동호東湖 인근에 있으며, 모택동이 3번을 방문하였고, 일본의 나카소네(中曽根)가 다녀갈 정도로 유래가 있고 아름다운 공원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가장 큰매화품종원으로도 이름난 곳이다. 영주의 〈한국선비매화공원〉이 보유한 희귀종 《태각매台閣梅》는 필자가 천신만고 끝에 이곳에서 도입한 품종이다.

중국매화의 최고 권위자 북경임업대학교 진준유교수(1917∼2012)와 동호매원 품종원을 설립한 조수변선생(작고)의 「매우동상梅友銅像」을 건립하여 기리고 있다. 16만평부지에 320종 2만여 주가 식재되어 있다.

필자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두 분의 동상 앞에 가면, 국경을 넘은 사제지간의 정을 회상하게 된다.

매해梅海로 불리는 〈무석매원〉은 1912년에 건설되었으며, 면적이 대단히 광활한 윤씨 가문의 개인 정원이었으나 그의 아들이 국가에 기증한 것이다. 필자는 30여 년 전 이 매원의 전망대에 올라서 그 광활함에 놀랐고, 소금물에 침전시킨 매실을 배로 실어 일본으로 수출하는 물량에 놀라기도 했다.

〈상해 정산호매원〉은 면적이 38,000평이며 5,000여주의 매화가 식재되어 있다.

무석매원
무석매원

일본의 매화공원

일본은 44개의 매화공원이 전국에 분포되어 있으며, 가장 오래된 곳은 일본의 3대 명원 가운데 하나이며, 후쿠시마 원전으로 잘 알려진 인근의 〈가이라쿠엔偕樂園〉이다. 1841년에 조성된 이 공원의 봄철 매화축제는 그 규모면에서 대단하다고 할 수 있으며, 도쿄에서 조반센으로 70분 거리에 있다. 오래된 매화의 고목들이 즐비하다.

다음은 오사카에서 멀지 않은 〈세계매화공원〉이다. 원내에는 한국, 중국, 대만종을 포함한 315종의 매화가 있으며, 중국의 절강성에서 전통 목조기술자 21명을 초빙하여 건립해 놓은 「래학정來鶴亭」이 특색이 있다. 세 번째는〈오사카성 매원〉이다.

가이라쿠엔
가이라쿠엔

오사카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우리나라를 침범했던 이유로 대단히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곳에 대규모 매화공원이 들어선 이유를 알 수 있다. 그것은 오사카성 입구에 백제 왕인박사가 일본에 건너가 나니와즈難波津에서 가르쳤던 사랑하는 제자 오사자키미코토大雀命(오진왕 4째왕자)를 닌토구왕仁德(313~ 399)으로 추대하면서 그 천황의 즉위식에서 나니와스 노우타難波津歌를 지어 올렸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 시가 일본 화가和歌(일본 고대 전통 시) 가운데 유명한 매화송梅花誦이며, 한자로 쓴 최초의 화가和歌이다. 지난 3월 9일에도 필자는 5번째 이 매화공원을 찾은 바 있다.

글. 안형재 (한국매화연구원장)

상해 정산호매원
상해 정산호매원
오사카성 매원
오사카성 매원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