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배움·나눔으로 마음의 넉넉함 채워가다

읍면지역의 작은 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좋은 교육시설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주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나서서 학생들의 체계적인 교육, 정서적 안정과 돌봄, 체험활동을 통해 다채로운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읍면지역 작은 학교들을 찾아가 이전보다 변화된 모습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연령에 맞는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만족도 높여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선정, 미래형 교육과정 운영

1943년에 개교한 문수초등학교(교장 류천근)는 1990년 문수초와 문수중부초를 통합하고 현재 문수중부초 자리에서 ‘더불어 미래로 다함께 행복한 문수교육’을 교육목표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월 74회까지 약 3천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6명 학생이 새로 입학해 전교생이 63명, 유치원이 7명으로 총 70명이 재학 중이다.

문수초는 학생들이 의미 있는 학교생활을 보내고 배움의 즐거움과 나눔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을 운영한다. 특히 꿈을 찾는 지성, 끼를 키우는 감성, 더불어 사는 협성 등 세 가지를 교육 중점으로 삼고 있다.

더불어 미래로 다함께 행복하게

문수초도 농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전교생 수의 감소로 입학생이 거의 없는 상황에 이르렀었다. 이에 2007년 이후 지역사회가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총동창회는 졸업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했고 이에 문수면, 농협, 운영위원회, 발전협의회, 이장협의회, 문수역, 농업경영인, 농가주부모임, 농민회에서도 장학금을 보탰다. 이 덕분인지 2007년 전교생 46명에서 2012년 90명, 2013년 112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그러다 다시 줄어든 학생 수가 2020년 경북도교육청 특색사업으로 시작한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운영 이후 시내에 사는 학생의 전·입학으로 그 수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문수초는 시내에서 4.5㎞가량 떨어져 도심과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고, 스쿨버스 2대가 학구뿐만 아니라 시내 지역을 운행하고 있어 학생들의 등하교에 어려움이 없다. 2년 자유학구제 운영으로 현재까지 17명의 학생이 전·입학했다.

성폭력 예방 인형극
성폭력 예방 인형극

맞춤형 지원 통한 교육력 회복

자유학구제 특색사업으로는 전교생이 함께하는 다양한 진로와 어울림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다양한 학생 중심 체험프로그램과 각종 진로 체험프로그램, 학생들이 주도해 진행하는 학교 행사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교생이 딸기농장 체험학습, 영주소풍길 및 선비고을 나들이 체험학습, 숲 밧줄 체험학습, 텃밭 가꾸기 활동, 세계환경의 날 기념 에코리더 체험활동, 365세이프타운 안전 진로 체험학습,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효도발표회, 우리마을 체험학습 등으로 안전·환경·문화·인성 등 여러 가지 연계 체험활동이 다양하게 이뤄졌다.

시인과의 만남
시인과의 만남

2학기에는 학생들이 꿈꾸는 ‘꿈과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 1박2일 체험학습이 있었으며, 서울 인근에서의 1박2일 수학여행, 겨울에는 숙박형 스키캠프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들이 학생들에게 제공되면서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호응도가 높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과 돌봄 특별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된다. 학교 교육계획에 의한 청소년 단체활동인 한국과학우주청소년단과 독서토론, 에코 리더, 선비 인성, 세계 시민교육 등 각종 동아리 운영도 눈길을 끈다.

씨앗 심기
씨앗 심기

독서토론 동아리의 경우는 참여 학생들이 점심시간 도서관 봉사활동으로 도서대출과 반납, 독서 관련 학교 행사를 주도하고 있어 학교의 특색교육인 독서교육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진로 체험
진로 체험

교육공동체 참여, 변화되는 학교

문수초는 오후 4시까지 전교생이 돌봄 및 연계 돌봄 활동에 함께 한다. 이를 통해 평소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가질 뿐만 아니라 하교 후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강당과 운동장에서 함께 어울려 놀이와 게임, 이야기를 나누며 선후배 간의 돈독한 우애를 다진다.

지난 12일 정규수업이 끝난 후 강당과 운동장에는 한쪽에 가방을 내려놓고 공놀이, 줄넘기 등을 하거나 야외 다람쥐통 벤치와 흔들 그네에 앉아 대화를 주고받거나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천연 모기 기피제 만들기
천연 모기 기피제 만들기

이런 학생들과 함께하는 문수초 교사들은 지난 2년 자유학구제 이후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교육 여건 개선, 맞춤형 지원을 통한 교육력 회복, 작지만 강한 학교 육성을 위해 열정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문수초는 그린스마트미래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돼 미래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적합하고, 모두가 더 행복해하는 학교로 새로워진 교육환경을 갖추게 됐다.

키즈 스포츠 체험
키즈 스포츠 체험

특히 후관 건물 개축과 본관 건물 리모델링 사업 추진과정에서 학교는 학생들에게 “애들아! 너희들이 꿈꾸는 학교는 어떤 학교니?”라며 물었다. 이에 학생들은 “바닥에 낙서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락방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등등 많은 이야기를 내놓았다.

이렇게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직원들에게 의견을 물어 설계에 반영시키는 문수초는 본관의 전 교실을 리모델링화해 공간을 재구성해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비한 첨단 ICT 기반 스마트 교실 조성과 수업상황에 따라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유연한 공간으로 전환한다. 또한 본관 뒤편에 있는 후관 건물은 현재 도서관과 사랑반 교실로 사용 중이며 이 공간을 2층으로 6칸이 개축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학교 내 밧줄놀이 힐링 체험
학교 내 밧줄놀이 힐링 체험

 

[인터뷰]

■ 류천근 교장

문수초는 현재 무엇보다 ‘건강한 학교’를 꿈꾸며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건강증진학교를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공부도 하고 신나게 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건강증진을 위한 환경 조성과 각종 체험활동(걷기, 구피 키우기, 채소 가꾸기 및 꽃밭 만들기, 1인 1화분 가꾸기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는 교육 회복에 주력해 코로나19로 그동안 하지 못했던 학생들의 진로 체험과 진로 탄력성을 키우는 여러 체험활동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흥미와 교육과정을 연계한 체험으로 체육대회, 작가와의 만남, 인형극 관람, 에버랜드 캐빈 통나무 집 체험 등 학교 안팎에서 체험활동을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주에는 전교생이 봉화 백두대간 수목원으로 가을 나들이를 다녀왔고, 다음 주에는 5~6학년이 서울로 수학여행을 가서 뮤지컬도 관람하고, 독도티셔츠를 입고 독도사랑 캠페인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문수초에는 문수지역 학생도 있지만, 시내에서 오는 학생들이 많고 2019년부터는 ‘하늘꽃 마을’에 농촌 유학을 오는 학생들도 여럿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어울리는 곳이지만 학교폭력이 없습니다.

이유는 교사들의 온(溫)학교 가꾸기를 통한 인성교육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생’을 중심에 놓고 ‘학생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합니다. 소규모 학교로 모든 교사가 매일 바쁘게 생활하지만 밝은 얼굴로 학생들을 맞이하고 사랑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문수초는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교수·학습 경험 강화를 위한 공간혁신, 생활 속 환경 생태 교육 활성화를 위한 그린학교, 맞춤형 개별학습 확대를 위한 스마트 교실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그린스마트스쿨 미래학교’로 본관 리모델링과 후관에 6개 교실을 증축 준비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학교와 미래 사회의 꿈나무입니다. 문수초에 입학하는 꿈나무들이 학교에 와서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를 나타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학교는 가꾸고 다듬는 정원사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각종 교육활동과 스토리가 있는 교육, 학생 참여 중심의 다양한 학습활동을 통해 소질 계발과 그 과정 속에서 자신감·자부심·자존감이 충만한 학생으로 자라게 돕겠습니다. 스스로 꿈을 찾아 ‘더불어 미래로 다함께 행복한’ 슬기로운 21세기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이현희 교감

어린 시절에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수초에서는 학생들에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어 학생도, 학부모도 무척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문수초는 방과 후 프로그램과 돌봄 특별프로그램을 요일별로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데요.

스포츠, 방송댄스, 바이올린, 우쿨렐레, 클레이, 영어, 독서 논술, 코딩, 로봇과학 등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에 따라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내에 있는 큰 학교와는 달리 전교생이 요일별로 자신이 희망하는 방과 후 수업을 무료로 수강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컴퓨터실에서는 방과후 코딩수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학생들은 이 코딩수업을 하면서 문제해결력과 창의력,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코딩 수업은 학생들이 상상하고 꿈꿔왔던 것을 직접 구현하죠. 그로 인해 생각을 조금 더 하게 되고, 상상을 더 하게 되고, 조금 더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점이 코딩 교육의 가장 큰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문수초 운동장 한쪽에는 학생들이 즐겨 찾는 장소인 아름드리 나무와 흔들그네, 시 울림 게시판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 공간은 2021학년도에 놀이중심공간재구조화 사업과 시울림이 있는 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돼 마련했는데요. 청솔관 앞에 있는 나무데크와 다람쥐통 모양의 테이블, 시울림이 있는 게시판을 설치해 학습과 놀이, 쉼이 연계되도록 했습니다.

지난주에는 ‘나도 동시 작가 되어보기’라는 주제로 김제남 시인을 모시고 시 쓰기 수업을 한 후에 동시 작품을 전시해 두었는데요. 아이들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나와 이곳에서 놀면서 동시를 감상하기도 하고, 흔들 그네에 앉아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 정겹습니다.

문수초의 장점 중 하나는 시내에서 가깝고 학생과 교사들의 표정이 밝다는 것입니다. 매일 학생들을 맞이할 때 그 학생들의 얼굴에 핀 미소를 보면서 문수초가 행복하고 즐거운 곳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 김영선 학부모회장

작은 학교에 관심이 있어 여러 학교를 살펴보던 중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수초에 눈길이 갔어요.

스쿨버스 2대를 운영해 등하교 시간에 버스를 오래 타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었죠.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 것은 열정적인 교사들이 학생들 수업은 물론 기타 학교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부모처럼 신경을 써 주고, 학생들도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는 모습이었어요.

문수초의 다양한 교육활동 중 가장 좋은 것은 매월 다양하게 편성돼 있는 현장 체험 학습 일정이었어요.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함께 일정을 소화하는 경우도 있고, 고학년과 저학년으로 나눠 연령에 맞는 체험학습을 하고 있어 부모로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수초가 우리 아이들에게 언니, 오빠, 형, 동생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이 작은 학교로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 김태우 학생회장

매주 금요일마다 스포츠 방과 후 활동이 있는데 정말 좋아해요.

피구, 축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스포츠를 해요.

조금은 힘들지만, 매주 할 때마다 체력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아서 좋아요.

방과 후 활동 중 코딩도 좋아해요. 오늘도 배워요.

얼마 전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1박2일로 에버랜드를 다녀왔는데 동생, 친구들과 함께 놀이기구도 타고 간식도 먹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또 초등학교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1박을 해보고 친구들과 함께 누워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다 잠을 잔 것도 기억에 남아요.

최근에는 선비세상도 다녀왔어요. 한복촌에서 오타마타라는 공연을 봤는데 너무 뜻깊었고 한지 체험존에서 한지를 만들어봤는데 직접 만들어 본 것에 감명이 깊었어요. 한지체험은 한 번 해봤었는데 친구들과 함께해서인지 더 좋았어요.

6학년이라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동안 학교에서 진로체험을 많이 했는데 앞으로도 후배들을 위해 이런 진로체험들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곧 수학여행을 한국잡월드라는 곳으로 가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2개 정도 깊이 있게 체험해 볼 수 있어요. 이런 체험 외에도 후배들에게 다른 진로체험들을 해줬으면 해요.

문수초가 최고라고 말하고 싶어요. 친절한 선생님, 형과 동생들의 우애가 깊어요.

한마음 운동회
한마음 운동회

 

김은아 기자/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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