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배움으로 꿈 키우며 함께 성장하는 행복 학교

읍면지역의 작은 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좋은 교육시설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주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나서서 학생들의 체계적인 교육, 정서적 안정과 돌봄, 체험활동을 통해 다채로운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읍면지역 작은 학교들을 찾아가 이전보다 변화된 모습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공동교육과정-물놀이
공동교육과정-물놀이

특색과 장점 살리는 맞춤 교육, 학생자치회 활동 활발
문화예술 체험부터 자연·문화·직업·안전 프로그램 운영

1946년 개교해 72회 걸쳐 졸업생을 배출한 옥대초등학교(교장 이정재)는 전교생 32명의 소규모 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의견을 내고 계획하고 모두 함께 참여하는 활동이 눈길을 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30분, 강당으로 옥대초 전교생이 모였다. 이날은 학생자치회인 ‘다모임’의 활동이 있는 날로, 함께 생일잔치로 축하를 보내고 소리함을 소개하고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모임 활동
다모임 활동

이날 공개된 ‘소리함’에는 학생 대 교사의 축구 경기, 과학실 정리 잘하기, 책상 서랍 안 쓰레기는 버리기, 사용 물건은 제자리 등 다양한 내용이 나왔다. 특히 학기 중 현장체험학습을 앞두고 열리는 ‘다모임’ 활동에는 장소선정 등으로 더욱 열띤 의견들이 오간다고 한다.

이후 시간에는 6학년 학생들이 준비한 놀이 활동으로 전교생이 함께하며 웃고 즐기는 놀이시간을 가졌다.

유치원 방울 놀이
유치원 방울 놀이

바른 인성 갖춘 선비품성 함양

옥대초의 핵심 교육 활동중 하나는 인성교육이다.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에 대한 깊은 공감과 연대로 교육공동체가 함께 인성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배려와 나눔의 실천으로 선비의 품성 함양과 함께 기본생활 교육을 위한 인성교육실천주간 운영, 교실 정원 가꾸기 활동을 통한 자아 존중감 향상과 의사소통 능력 향상 등 학생들의 바람직한 인성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유학구제 특별프로그램-사계절 트레킹
자유학구제 특별프로그램-사계절 트레킹

학생들이 스스로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기도 했다. 학생들은 우리 동네 봉사활동으로 학교 주변 동네의 거리에서 팀별로 쓰레기를 줍고 마스크를 나눠 주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실천하면서 자존감과 성취감을 키웠다.

지난 5월에는 3~6학년이 소백산 1자락으로 사계절 트레킹을 다녀왔다. 봄을 맞아 ‘들꽃과 함께 하늘을 바라보다’라는 주제로 열린 첫 트레킹은 들꽃의 이름, 초암사의 유래 등의 설명을 듣고 모둠별 나뭇가지를 이용한 자연 교감 놀이로 자연 속에서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자유학구제 특별프로그램-승마체험
자유학구제 특별프로그램-승마체험

참여와 협력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

옥대초의 학생자치회 ‘다모임’은 참여와 협력, 실천, 소통 등으로 학생들이 중심이 되고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결정해 나가는 교육 활동이다.

구성원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말하는 ‘다모임’은 많은 학교에서 하고 있으나 그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놀이가 있는 즐거움의 장이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면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 생일잔치, 소리함 소개, 놀이 총 3부로 진행된다. 생일잔치에서는 전교생의 축하 메시지를 담은 롤링페이퍼와 담임교사가 학생 맞춤형 선물을 전달한다.

친환경 놀이공간
친환경 놀이공간

이후에는 1층에 있는 소리함에 들어온 의견을 소개하고 내용에 따라 의논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마지막으로 6학년 학생들이 놀이와 퀴즈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해 행사로 마무리한다.

다모임 활동은 학생들에게 민주시민으로의 권리를 배우고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자질을 키우며 전교생이 함께하는 동안 자연스러운 배움이 되고 있다.

학생자율동아리
학생자율동아리

즐거운 배움 있는 공간으로 변화

옥대초의 2,3학년 교실은 지난 3월 놀이 중심의 교실로 바뀌었다. 지난해 놀이 중심 공간재구조화사업을 신청해 쉬는 시간이나 수업 중 놀이를 통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를 주어 학생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다.

학생자율동아리
학생자율동아리

1학년 교실은 이 사업 전에 이미 학생들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가 됐으며, 올해 연말에는 교실 2곳이 추가로 놀이 중심 재구조화사업이 진행된다. 이를위해 4, 6학년 교실을 학생들의 특성과 학년에 맞게 카페 형태의 놀이 중심 교실로 신청해 이번 겨울방학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놀이 중심 공간재구조화 사업 중 하나로, 운동장에도 학생들을 위한 야외 놀이터가 조성됐다.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학교의 환경과 어울리는 친밀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학생자치활동 게시판
학생자치활동 게시판

 

[인터뷰]

■ 이정재 교장

옥대초는 ‘창의·지성·인성이 조화로운 옥대 행복 교육’이라는 목표 아래 작은 학교만의 특색과 장점이 있는 맞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작지만 강한 학교’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바른 인성을 갖춘 선비품성 함양’, ‘즐거운 배움이 있는 특색 교육과정’, ‘참여와 협력으로 동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인 이 3가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배움으로 꿈을 키워나가는 어린이 육성을 추구하는 옥대초는 미래역량과 성취기준 중심 교육과정 재구성, 협력 학습과 교과 융합을 통한 1-1-1 프로젝트 학습, 도서관 연계수업, 성장과 배움을 지원하는 과정 중심 평가 등 학생 중심의 미래형 교육과정을 운영합니다. 배움 성장 기록표를 작성해 가정과 연계 지도가 되도록 노력하고, 학급 특색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충분한 예산 지원을 통해 실력 있는 아이로 자라도록 교육합니다.

옥대초는 6학급 중 2학급이 복식학급입니다. 교사들이 수업 부담 완화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사들 간에 서로 소통하고 협력해 수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규모 학교의 단점을 보완하고 농산어촌 공동교육과정 운영으로 옥대초와 부석초 교사 간에 서로의 수업사례 및 학급 운영 사례를 공유합니다.

최근 2~3년간에는 멀티미디어실 리모델링, 도서관 환경개선사업, 놀이중심 공간 재구조화 환경개선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정비됐습니다. 앞으로 4, 6학년 2개 교실도 놀이중심교실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2023년도에는 소규모 옥외체육관을 건립할 예정이고, 지능형과학실 리모델링 공모 사업신청을 통해 교육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입니다.

옥대초는 다양한 체험학습, 방과후 학습 활동 등 다양한 지원이 무상으로 이뤄지고 많은 프로그램도 운영돼 작은 학교라서 교육이나 경쟁에서 뒤처질 고민이나 염려는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개성과 특성에 따른 맞춤지도가 이뤄지며 가족과 같은 학교 분위기에 사랑받으며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 김석용 교무부장

옥대초는 지난 몇 년 동안 근무했던 교사들과 현재 교사들의 고민과 노력으로 인해 만들어진 5가지의 특별함이 있습니다.

첫째는 학생 스스로 만들어 가는 교육활동으로 스스로 만들고 운영하는 학생 자율 동아리, 1박 2일 뒤뜰 야영, 자치활동의 상징인 행복한 옥대 다모임이 있습니다.

두 번째인 주제가 있는 계절학교, 주말학교로 정규교육과정 내 운영하기 어려운 활동들을 방학에는 계절학교, 학기 중에는 주말학교란 이름으로 운영됩니다.

힐링춤, 습식 수채화, 요리, 도예, 피아노 등의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프로그램은 옥대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과 연계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자유학구제 특별프로그램으로 자연, 문화, 직업, 안전을 주제로 사계절 소백산 트레킹과 힐링 승마체험,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각종 공연 관람, 미래 산업 직업체험, 재난 안전 프로그램입니다. 네 번째는 행복학급 운영입니다. 학급 학년의 특색에 맞게 미술 봄나들이, 역사영화 관람, 문학기행, 시울림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뤄집니다. 다섯 번째는 부석초와의 공동교육과정입니다. 학년별로 이뤄지는 공동수업과 공동체험, 전교생 공동운동회, 공동물놀이, 스키캠프 등을 계획해 소규모 학교의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보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토탈공예, 책놀이, 영어, 독서토론, 바이올린, 우쿨렐레, 난타(오르프), 코딩, 스포츠교실, 로봇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열어 학생 맞춤형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 송경아 운영위원장

작은 학교인 옥대초는 깨끗하고 학생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고 즐겁게 놀 수 있도록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지난해는 학생들이 놀이터 디자인도 직접 골라서 운동장 한쪽에 놀이터 시설이 마련됐고 돌봄 시설도 있어 학생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합니다.

세 아이 모두 옥대초를 다녔기에 학교가 점점 발전되고 학생들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학교와 교사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자녀를 학교에 보낼 때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작은 학교라 친구가 적고 교육이 부족하지는 않을까를 걱정했었죠. 그러나 옥대초로 보내면서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것에 대해 교사들이 열의를 가지고 방과 후 돌봄, 체험활동 등에 반영시켜줘 즐겁게 뛰어노는 학교가 된 것 같습니다.

교사와 같이 활동하는 부분이 큰 학교에서는 어려운 부분일 수 있는데 작은 학교는 학생들이 개인마다 잘 파악해 교사들도 학생들의 가정상황이나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를 알고 있어 관계가 좋고 사회성도 길러진다고 봅니다. 체험활동도 많은데 뒤뜰 야영이나 스키캠프, 여름 물놀이 등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요. 이런 활동에 있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작은 학교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정하 학부모

복직으로 인천에서 1학년에 다니는 아이를 옥대초로 전학시켰어요.

처음엔 시내 학교를 두고 고민하다 가족과 상의 후 옥대초를 방문했어요.

저희 부부는 시골에서 자라며 추억이 있어 아이도 이곳에서 마음이 따뜻하게 자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경쟁적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밝고 씩씩하게 자라는 데 중점을 두었죠.

인천에 살 때는 학습지도 하고 학원도 보내 경쟁 속에서 사교육으로 아이를 힘들게 했었어요.

옥대초에 오고 난 후에는 5학년이 된 지금까지 사교육도 하지 않고 아이가 순수하고 밝게 자라는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사회의 경쟁적인 구도에 인성적인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가족 모두가 옥대초를 선택한 것을 잘했다고 여기고 있어요.

학교 활동 중에서는 전교생이 함께 참여해 토론하며 자기 목소리를 내는 부분이 좋았어요. 야외 체험활동도 자연에서 얻는 것,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 수 있어 좋았더라고요. 아이가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경쟁자가 아닌 가족으로 봐요. 함께 지내면서 친구들, 선생님들의 일상적인 부분까지 알고 이야기하며 소통하더라고요. 그래서 주말도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고 친구와 선생님이 보고 싶어 방학이 싫다고 하는 모습에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해한다는 것을 알았죠.

옥대초는 학생 수가 적어 교사와의 소통, 1:1 멘토링, 학생의 생활과 장단점을 가장 가까이에서 교사가 파악해 지도해준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학생 개인마다 바르고 건강하게 크는 게 중요한데 교사가 잘 이끌어 주고 친구들이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 최예린, 김영일 학생대표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코딩수업과 스포츠클럽 수업을 제일 좋아해요. 코딩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꿈인데 정말 좋아요.(김)

동아리 활동 중에 꿈과 관련된 사회놀이 동아리를 가장 좋아하는데 방과 후 선생님들처럼 학생들에게 풍물을 가르쳐주는 것이 꿈이에요. 풍물을 배운 것은 3년 정도 됐는데 장구나 꽹과리를 하고 있어요.(최)

체험학습 중에는 현장에 가서 만든 케익만들기가 제일 재미가 있었어요.(김) 최근 학교 스쿨버스를 타고 선비세상에 가서 한지를 만들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최)

단체로 이동해서 배우고 체험하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또 선생님과 다모임을 준비했던 것도 기억나요. 소리함 활동이 있는데 복도에서 뛰지 말기, 운동장에서 공을 치우자는 것들에 대해 학생들이 서로 공감하면서 호응을 보내주고 지켜줘요.(최)

2학기에 졸업여행으로 제주도를 가는데 학생들이 직접 여행 일정표를 만들었어요. 카트라이더라는 곳에서 서바이벌 등 많은 체험이 있는데 정말 가보고 싶어요.(김)

3학년 학예회가 열렸을 때 부모님이 오셔서 무대에서 공연도 했는데 공연을 보신 것이 초등학교 때로는 마지막이어서 특별한 기억이 됐어요.(최)

후배들과 가족같이 지내요. 함께 놀고 체험학습도 많이 가기 때문에 학교에 오면 좋아요. 선생님과 이야기도 나누고 상담도, 게임도 하면서 더욱 친해졌지요.(공통)

김은아 기자/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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