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 키우고 배우며 성장하는 아이들

읍면지역의 작은 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좋은 교육시설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주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나서서 학생들의 체계적인 교육, 정서적 안정과 돌봄, 체험활동을 통해 다채로운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읍면지역 작은 학교들을 찾아가 이전보다 변화된 모습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자연환경에서 직접 체험하며 바른 인성 키우기
편견 없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교육환경 제공도

1929년에 개교한 안정초등학교(교장 임인규)는 역사와 전통으로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꿈나무들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머무르는 곳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비정신을 이어가는 정직하고 창의적인 인간육성’의 교육목표로 건강하고, 성실하고, 바른 인성을 가진 학생이 될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가 함께 나서서 교육시설을 개선하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안정초만의 특별한 교육

안정초에 대한 지역공동체의 남다른 애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총동창회에서는 재학생들을 위해 골프, 승마, 중국어, 댄스 등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예절교육, 선비문화체험, 다문화선비인성교육 등 지역사회에 유능한 인재 육성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나섰다.

안정면발전협의회에서는 2018년 수해를 입은 안정초를 위해 건설 장비를 가져와 수해복구를 진행해 진흙을 제거하고 놀이터와 운동장에 새 모래를 깔아 학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힘을 모았다.

이외에도 지역 교육공동체의 안정초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은 오래도록 이어져 왔다.

특히 2015년에는 새로운 교육환경을 갖추고 영주에서는 유일하게 골프연습장이 설치, 운영돼 눈길을 끌었다. 당시 아이가 승마에 관심이 있어 돈을 주고 배웠다가 안정초의 교육환경을 보고 이사를 오기도 했다. 점점 좋아진 교육환경이 외부에 알려지고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교육시설과 프로그램도 차별화되면서 이런 수혜를 받는 학생들은 꿈과 끼를 가꾸며 성장해 나갔다.

따뜻한 마음, 꿈과 희망 틔우기

교육뿐만이 아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회인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안정초는 학생들에게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돌아보며 함께 희망의 씨앗을 틔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산불 피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소식을 듣고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이 마음을 모아 성금 모금을 전달했다.

이는 학생자치회에서 나온 의견으로 자발적으로 울진의 산불피해자를 돕기 위해 중앙 현관에 성금함을 설치해 각자의 정성을 모았다. 학생들은 간식을 사 먹지 않고 용돈을 모았고 학부모와 교사들은 그 마음을 더해질 수 있도록 동참했다.

학생들의 따뜻한 정서는 학교 주변의 푸르름도 하나의 몫을 하고 있다. 운동장 옆 푸른 들과 사계절 피어나는 학교 안 야생화 공원, 놀고 뛰다가도 언제든 쉬며 책도 볼 수 있는 쉼터들이 있기 때문이다.

올바르게 성장하는 사회인으로

몸과 마음이 성장하는 초등시절, 올바른 사회인으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초는 학생들의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혐오와 차별의 말이 사회 속에 범람하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며 이를 예방하고 해소할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 제공과 인식 개선으로 인권교육을 진행했다.

이 교육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평등 실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 후속사업으로 기획한 청소년 혐오차별 대응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3회기에 걸쳐 진행됐다. 교육은 일상 속 혐오와 차별 마주하기를 시작으로 혐오표현 알아보기, 혐오에 맞서기로 일상에 뿌리깊이 스며든 혐오와 차별을 인지하며 다른 사람을 더 존중하고 이해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학생들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임인규 교장은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서로를 알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 시간으로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어울림의 장을 만들어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며 “안정초 학생들의 순수하고 밝고 맑은 모습과 바른 인사성과 선후배, 사제 간에 서로 어울리며 함께 하는 것을 보면 따뜻한 인성을 갖추며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 임인규 교장

소통과 공감을 통한 꿈을 키우는 행복한 우리 학교는 튼튼한 몸으로(건강), 열심히 배워서(성실), 바르게 행하지(인성)를 실천하고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성을 기르는 것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학교폭력 예방 학생 동아리, 사제동행 인권 동아리, 독도지킴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자율활동 운영으로 인권의 소중함과 배려와 나눔을 통한 더불어 살아가는 힘을 키워주고,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 개별화 프로그램 교육, 프로젝트 수업, 그리고 학생 활동 중심의 자율동아리 활동과 독서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특별한 점은 첫째, 다양하고 질 높은 돌봄과 방과 후 프로그램을 연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골프 프로그램을 선정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제가 함께 하는 진로 프로그램과 현장 체험학습입니다. 배려와 협력, 나눔을 통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현장 체험학습을 시행해 진로 체험과 역사, 문화 체험학습, 안정, 도예, 승마, 평화통일, 학교폭력 예방, 어깨동무동아리를 비롯한 동아리 활동과 영어 캠프 등 각종 캠프 활동을 교과 교육내용을 보충·심화하고 창의성, 자율성, 협동심을 길러 자주적인 학습 능력과 전인적인 인간 교육을내실 있게 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각종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서로 칭찬하고 배움·나눔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며 민주적인 조직문화를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지키려고 노력함으로써 다툼이 적고 학생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순화돼 욕설이나 비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매우 만족해하고 행복해하는 학교입니다.

■ 이동희 교감

우리 학교는 얼마 전 1학년 교실을 놀이 중심의 교육활동이 적합한 공간으로 재구조를 했습니다.

여름 방학에 공사를 진행했는데 교실 바닥이 겨울에도 따뜻할 수 있도록 만들어 방처럼 신발을 벗고 집의 포근한 느낌으로 교실에서 생활할 수 있습니다.

안정초는 현재 실생활과 연계한 체험활동 교육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통일교육을 위해 직접 DMZ를 방문해 북한 땅을 바라보며 남북통일의 필요성을 더 많이 느끼고 체험했습니다. 또한 교내에는 특별히 학교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식물과 동물 키우기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 쪽에 닭과 토끼를 키우는데 병아리 때부터 분양받아 학생들이 닭들이 자라는 과정을 관찰하고 모이와 물도 주면서 책임감도 생기고 생명 존중 정신도 많이 길러진 것 같습니다.

밭을 이용해 식물들도 키워 식생활 교육도 하는데 이론적으로 공부하고, 실제로 필요한 식물들로 가지, 방울토마토를 심어 수확하고 2학기에는 배추하고 무도 심어 김장 체험하며 학교 인근 논에서 벼를 심는 과정부터 익을 때까지 살펴보고 이후 메뚜기 잡기 체험도 하는 등 교과와 생활이 연계된 활동이 많습니다.

방과 후 활동도 안정초는 특별합니다. 영주에서 유일하게 골프연습장이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창의 체육, 음악, 미술 활동이 이뤄집니다. 음악으로 바이올린, 통기타 등을 배우고 무척 좋아합니다.

동아리에는 드론과 댄스동아리 등이 있는데 6학년이 중심이 되어 3학년부터 6학년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아리를 모집해 구성하면 선생님들이 지도교사로 함께하며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 비용을 내고 가는 체험학습이 아닌 학교에서 모든 지원이 이뤄지고 열정적인 교사들이 교육청에서 하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프로그램들이나 사업들을 신청해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정초에는 사계절 꽃이 피는 정원이 있고 쉼터가 있는 것도 자랑입니다. 봄에는 야생화들도 많이 올라와 이름도 익히며 관찰도 합니다.

■ 오현정 학부모회장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교육열이 높은데 저도 그런 엄마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큰아이를 친정엄마가 봐주셔서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로 보내게 되었죠.

그 학교도 작은 학교인데 가보면 다양한 프로그램이 너무 많았어요.

학생들이 악기를 하나하나 다 다룰 줄 알고 풍물놀이도 하는 것도 봤는데 지금까지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 큰 학교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작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에 안정초 입학생 모집 현수막이 걸린 것을 봤어요. 어느 학교에서 할 수 없는 골프와 중국어를 한다고 해서 괜찮겠다고 생각했고 집과도 멀지 않아 보내게 됐습니다.

방과 후 활동 중에는 골프 수업이 눈에 들어왔어요. 골프 수업은 조금 위험해 3학년부터 시작했는데 아이가 1~2학년 때 유심히 봤더니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골프강사도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모습에 우리 아이도 빨리 3학년이 되어 골프를 하길 바랐어요.

교육활동 중에 눈길이 가는 것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이에요. 미술, 창작, 만들기, 드론 동아리 등 정말 동아리가 많아요.

아이가 드론에 관심 있어 학교에서 2년 정도 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동아리 활동으로 바뀌었는데 지난해는 처음으로 포항에서 열리는 대회도 나갔어요. 이런 것을 봤을 때 골프와 드론을 안정초에서 더 키워 특성화 학교로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생기더라고요. 학생들의 실력이 남달라요.

아이를 6년 동안 안정초로 보내면서 큰 장점은 선생님들이 학생들 각자의 이름을 불러주시는 것이에요. 교장선생님부터 모든 선생님이 학생들의 이름을 알고 아이들의 특성과 성격 등을 알아 지도해줘 너무 좋았어요. 최근에는 1학년 교실도 학생들에게 맞게 꾸며놓은 것도 좋았고 도서관도 내부 시설에 조금씩 변화를 줬어요.

그리고 안정초에 오면 학생들이 밝고 인사를 참 잘해요. 학생들이 큰 나무가 되어 나갈 준비를 하는 공간이잖아요. 그 나무에 밑거름을 선생님들이 사랑을 주고 있는 것 같았어요.

학부모들이 첫째든, 둘째든 자녀를 학교에 보낼 때 고민이 많으시잖아요. 교육열이 높은 엄마로 엄마들이 편견을 버리면 좋겠어요. 작은 학교를 보내면 교육이 뒤 쳐지지는 않을까 생각하는데 전혀 그런 생각은 안 했으면 합니다.

안정초를 보내고 나서 사교육비에 대한 걱정을 한 적이 없고 자기 특기를 살리고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들이 전혀 걱정하지 말고 보내셨으면 합니다. 특히 1대1 수업이 가능해 성적이 떨어진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거든요.

■ 강 산 학생회장

6년을 보내면서 통일 체험이 가장 좋았어요.

북한과 가까운 휴전선 앞에 체험하는 곳이 있는데 기차를 타고 가는 가상체험을 했어요.

통일이 된다면 제진역에서 평양, 백두산을 지나서 런던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북한 아이들의 교육, 문화, 언어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한국 아이들이랑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돼 참 흥미로웠어요.

학교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공부도 하고 체험학습도 많이 하고 있어요. 아쉬웠던 것이 하나 있다면, 지난해 운동회를 할 때 코로나19가 심해서 부모님들과 함께 할 수 없어 아쉬웠어요. 이번 1학기 때 6학년을 중심으로 안전 재난 체험을 했는데 전 학년을 대피시키는 훈련을 했었어요.

그 훈련이 특별히 즐거웠는데 재난 체험을 해보니 실제로 일어나면 대응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날 체험에서 저는 마이크를 잡고 “안정초등학교에 재난이 일어났습니다. 모두 운동장 밖으로 대피하세요”라고 안내방송을 해서 알려줬어요.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친구, 선생님들과 좋은 추억이 많아 한 가지만 고르지 못할 정도로 행복한 기억이 많아요.

후배들이나 전학생들이 오면 학교에서 여러 가지 체험도 하고 방과 후 교실에서 골프, 컴퓨터 등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요. 동아리 중에 댄스, 드론, 보드게임 동아리 등도 좋아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여러 가지 체험학습도 하고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불편한 것들을 개선해줘 후배들을 위해 안전 재난 체험은 계속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김은아 기자/윤애옥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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