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체험하고 스스로 깨우치며 실천해 나아가다

수학여행
수학여행

읍면지역의 작은 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좋은 교육시설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주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나서서 학생들의 체계적인 교육, 정서적 안정과 돌봄, 체험활동을 통해 다채로운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읍면지역 작은 학교들을 찾아가 이전보다 변화된 모습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역사와 문화 등 지역과 함께하며 배워가
환경의 중요성 일깨우며, 참여의식 높여
학생들 위한 다양한 교육환경 조성 눈길

 

사제동행 걷기
사제동행 걷기

풍기북부초등학교(교장 최영일)는 학생들이 학교의 교육 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직접 체험하며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환경을 생각하고 경제관념을 자연스럽게 익히며 실천해 가는 교육,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육, 문화에서 소외되지 않는 교육,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교육 등을 통해 올바르게 성장해 가는 교육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역과 교육공동체가 함께

학생들에게 세심함을 보이는 풍기북부초는 올해 4월 안전하고 활기찬 학교생활과 체육활동을 위해 개인 운동화를 구입해 전교생에게 지급했다. 이는 체육활동과 방과후 활동에 적합하지 않는 실내화 착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다. 구입하는 신발도 학생들이 직접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해 만족도를 높였다.

풍기북부초는 지역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학생들이 스스로 깨우치며 배워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대한광복단기념공원에서 자체 제작한 ‘대한광복단기념공원 체험학습지’ 500부를 전달했다. 이 체험학습지는 4학년 학생들과 프로그램 담당 교사가 함께 제작한 것으로 대한광복단기념공원을 탐방 후 필요성을 느껴 대한광복단기념사업회의 감수를 거쳐 완성했다.

신나는 예술여행
신나는 예술여행

풍기북부초 4~6학년 학생들은 경상북도교육청의 ‘독립운동길탐방’ 프로그램을 1년간 진행하면서 다양한 나라 사랑 활동에 참여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교육과정 연계학습은 물론 대한광복단기념공원, 이강년 및 박열 기념관, 임청각, 경북독립운동기념관, 송상도지사비, 무섬마을(아도서숙) 등 독립운동 유적지를 탐방했다. 또한 경북북부보훈지청의 ‘비대면 보훈 현장 탐방’, 독립운동기념관과 ZOOM을 통한 실시간 수업, ‘독립운동 배움 상자’ 등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올해 5월과 6월에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전통문화를 직접 배우는 활동으로 ‘지역 어르신과 함께하는 예절학당’ 프로그램을 매주 금요일 열었다.

풍기읍에 사는 이해수 풍물 강사와 금계1리 마을의 김재월 부녀회장의 재능기부로 이뤄진 풍물놀이 수업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2시간씩 진행해 장구의 기본 가락을 배우고 직접 쳐보며 신명이 나는 우리 가락에 흥을 더한 시간이었다. 2학기에는 우리의 전통 음식인 ‘인삼 인절미 만들기’로 지역 어르신과 함께 할 예정이다.

어르신과 함께하는 예절학당
어르신과 함께하는 예절학당

스스로 환경 보호에 동참, 실천

풍기북부초는 학생들에게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실천하는 활동을 해온 지 오래다.

올해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학생들 스스로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 환경동아리인 ‘Elementary School Green group, HD(환경동아리)그룹’을 만들어 매달 다른 주제로 환경캠페인을 열고 있다.

6학년 학생들이 중심이 된 HD그룹은 1년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환경동아리 활동 수업으로 플라스틱 분리배출 적극 실천, 우유갑 깨끗하게 씻어 휴지로 교환하기, 학교 주변 환경 정화 활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어린이날 기념 체육대회
어린이날 기념 체육대회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깨끗하게 씻은 우유갑을 모아 환경 포인트로 적립한 풍기북부초 학생들. 지난 5월 환경동아리 HD그룹이 주관한 ‘따봉대잔치’ 축제에서 한 달 동안 차곡차곡 모은 환경 포인트로 다양한 간식을 사 먹고 환경 퀴즈 풀기 등에 참여하며 즐겁게 보냈다.

지난 6월에는 환경동아리 이벤트로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는 ‘용기 내, 용기! 챌린지 활동’을 가졌다. 이를 위해 머그컵, 텀블러, 다회용기를 가져오는 학생들과 교직원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 팝콘과 에이드를 무한 리필로 제공했다.

이 환경동아리 프로젝트 수업은 김예지 교사가 기획한 것으로 초임 시절부터 ‘한․입․만(한복 입고 만나요)’ 한복 홍보 프로젝트 수업, ‘유기견 보호’ 프로젝트 수업, ‘플라스틱 줄이기’, ‘송상도 알리기, 알라딘, 겨울왕국’ 등의 연극 프로젝트 수업 등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체험하며 배워갈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 라디오 방송 참여
어린이 라디오 방송 참여

전국으로 퍼지는 목소리

올해 풍기북부초 학생들은 특별한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바로 오디오클립 운영을 통해 전국으로 학생들이 읽는 시가 울려 퍼지는 것이다.

풍기북부초 시 울림 동아리 ‘읽는 맛!! 쓰는 맛!!’은 2주에 한 번 오디오클립으로 방송된다. 경상북도교육청 공모사업 중 하나인 ‘시 울림이 있는 학교’와 관련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오디오클립 방송 운영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오디오클립은 ‘풍기북부초의 동시 읽는 맛!! 쓰는 맛!!’의 이름으로 지난 6월 17일 첫 방송을 시작했으며 마음에 드는 동시를 선택해 희망하는 학생들이 2주에 한 번씩 새로운 동시 2편을 낭독해 전국의 독자들에게 배달된다.

제2회 용기내 용기
제2회 용기내 용기

이외에도 지난달에는 유치원생부터 전교생이 책친구협동조합의 팟캐스트 어린이라디오 방송에도 참여해 집과 학교에서 보내는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배운 노래와 칼림바 악기연주, 장기자랑으로 자신이 쓴 시를 낭독하고 시에 깃든 사연을 들려주는 등 개개인의 재능을 뽐냈다. 책친구협동조합의 작가들이 풍기북북초 학생들과 함께한 이야기와 장기자랑 등은 8월 19일 ‘어린이라디오’ 유튜브와 팟캐스트에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풍기북부초는 라디오방송 참여 외에도 학생들이 지역과 관련된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역사를 배우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로 오는 9월 7일 대한광복단에서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삶을 담은 역사 뮤지컬 ‘페치카’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이는 뮤지컬 ‘페치카’의 제작사인 사단법인 K문화독립군과 전문예술단체 랑코리아가 일제 압제에 맞서 헌신한 선열들의 희생을 담은 ‘뮤지컬로 만나는 독립운동 이야기’를 전국 20개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연하는데 풍기북부초가 신청, 선정됐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뮤지컬로 만나는 독립운동 이야기’를 통해 일제강점기 러시아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일대기를 통해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선열들의 희생을 배우게 된다.

[인터뷰]

■ 최영일 교장

풍기북부초는 풍기초에서 분리돼 1963년에 개교했습니다.

현재 59회 졸업생 4천97명을 배출했습니다. 풍기초에 속해있던 삼가분교가 개교와 동시에 편입되면서 33년간 지속되다 1996년 폐교가 됐지요.

2011년 유아체험센터가 준공되면서 경상북도 북부지역 유치원생들이 체험활동을 많이 오고 있습니다.

학교 뒤편의 낡은 건물을 철거하고 2020년에는 체육관과 급식소를 준공했으며 2021년에는 체험센터의 놀이공원인 ‘옹달샘’, 탄소중립 모델학교로 지정되어 ‘아람숲공원’을 조성했습니다.

제가 풍기북부초 13회 졸업생인데 당시에는 폐교된 삼가분교에 다니다가 고학년이 되면 본교로 와서 공부하고 졸업하는 체제였습니다. 통학 거리가 참 멀었습니다. 그래서 본교로 내려올 때 생전 처음으로 어머니가 자전거를 사줘 기뻐했던 것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당시 분교에서 본교로 내려온 동급생 만해도 20명 정도였고 14학급에 745명이 다니는 규모가 제법 큰 학교였지요. 옛날과 달리 교육환경과 교육활동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선생님이 칠판과 분필만 있으면 교육이 되던 때였습니다. 이제는 교수 학습 기기들이 최첨단화되고 다양하게 변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옛날 선생님의 강의식 수업에서 학생 중심으로 학습 방법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멀지 않아 교실 책상에 가지런히 앉아 시간표에 따라 공부하는 시대는 사라지고 개별 특기나 적성에 맞게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으로 변해갈 것 같습니다.

모교로 오니 옛 추억도 많이 떠올랐습니다. 동쪽 개울가에서 학생들이 줄을 길게 서서 돌을 주워다가 돌담장을 쌓았는데 이제는 없어지고 새롭게 만들어졌지요. 요즘은 학생들이 컴퓨터를 주로 하지만 옛날에는 축구공 한 개 가지고 신나게 뛰어놀고 쉬는 시간에 종만 울리면 운동장으로 뛰어나가 놀았습니다.

2020학년도부터 자유학구제로 변했습니다. 누구나 작은 학교로 입학, 전학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풍기북부초는 현재 경북도교육청의 지원으로 놀이교실을 구축하고, 행복 교실 운영, 살아있는 시 쓰기를 통한 시울림 학교,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방과후 활동, 지능형 과학실 구축, 각종 체험활동, 지역 어르신과 연계한 예절학당 운영 등 학생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들의 사랑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간에 다툼이 없이 웃는 얼굴로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는 학교입니다.

■ 김주현 교감

우리 학교는 복도에 지금처럼 이렇게 학생들이 그 주에 방송할 시(詩)를 게시해놓습니다.

복도를 오고 가면서 시를 외워 송명원 선생님에게 가서 외운 시를 낭송합니다.

시울림학교를 운영하니 학생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시가 간단하고 생활하고도 밀접해서 즐겁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정서에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처음에 발표하고 긴장해서 떨리고 할 때는 선생님이 시간을 다시 줍니다.

긴 글도 있지만 짧은 글도 있어 모두 좋아하고 팟케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발표도 합니다.

또 환경보호 동아리 HD그룹은 여러 가지 활동을 많이 합니다. 매일 먹는 우유를 깨끗이 씻어 일주일 동안 모아 가져오면 정리해서 1년 단위로 모아 풍기읍 행정복지센터에 가져다주면 휴지로 바꿔 옵니다.

그냥 하는 것이 아닌 포인트제로 하기 때문에 즐겁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페트병도 그냥 분리해서 버리면 물병 재질과 뚜껑 재질이 달라 뚜껑만 별도로 분리해 배출하고 있습니다.

■ 장미숙 학부모회장

큰 아이가 풍기북부초를 졸업했고 작은 아이가 다니고 있는데 가장 눈길이 갔던 교육활동은 환경동아리 형태로 유기견 돕기나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것이 꾸준하게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참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그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제동행의 경우도 매년 꼭 진행하는데 학생들과 교사들 간에 유대관계가 좋아 학부모가 믿고 안심하며 학교를 보낼 수 있습니다.

학생들도 이기적인 행동보다 서로 이해하고 착하게 지내는 것이 많아 형제같이 지내는 것이 작은 학교인 풍기북부초만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체험활동을 정말 좋아하는데 작은 학교를 보내니 지원사업이 많아 공부와 관련해서도 외부로 나가서 배울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 아이들이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학부모 입장에는 아이들이 놀면서 배우니 좋고 공부에 대한 열정도 그런 체험활동을 통해 생겨서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 송명원 교사

‘뮤지컬 페치카’라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것을 ‘찾아가는 학교 공연’으로 전국 20개 학교를 공모한 적이 있습니다.

공연을 보지는 못했는데 내용을 알아보니 최재형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학생들이 이런 내용과 공연을 볼 수 있었으면 했기에 신청했는데 선정이 됐습니다.

찾아가는 학교 공연이라 학교 강당에서 하려고 했으나 이런 공연이 인근 지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학교에서 하는 공연이 경북지역에서는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주 시민들에게만이라도 알리고 싶어 장소를 고민하던 중에 학교 가까이 위치한 대한광복단기념사업회가 자리하고 있어 그곳에 의뢰해 허락을 구해 공연하게 됐습니다.

현재 100명을 예상하는데 풍기북부초 학생, 교직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고 영주지역의 인근 학교에 공문을 보내 희망하는 학교가 있다면 함께 할 계획입니다. 찾아가는 학교 공연인 K-독립군 페치카 공연이 오는 9월 7일 수요일 오후 2시에 대한광복단 기념사업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안형기 학생회장

최근에 에버랜드를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고 우유갑 행사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활동입니다.

몇 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하는 알라딘 연극에 참여했던 것도 좋았어요. 지니 역할을 했는데 오래 기억에 남고 보람됐습니다.

수영장에 가고 싶었는데 오늘 친구, 선생님과 물놀이를 할 수 있어 좋아요.

지금 6학년인데 앞으로 전학을 오거나 입학할 후배들에게 전하자면, 풍기북부초는 학생들 인원은 적지만 그래도 활기차고 행복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교로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김은아 기자/윤애옥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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