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학교에서 함께 어울리며 놀고 배우고 성장한다

고학년 발명캠프
고학년 발명캠프

읍면지역의 작은 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좋은 교육시설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주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나서서 학생들의 체계적인 교육, 정서적 안정과 돌봄, 체험활동을 통해 다채로운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읍면지역 작은 학교들을 찾아가 이전보다 변화된 모습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1922년 개교, 영주댐 건설로 학교 이전
농촌지역·맞벌이 등으로 돌봄 기능 확대
올해 100주년 맞아 9월 기념행사 계획

저학년 실내놀이체험
저학년 실내놀이체험

영주댐 건설로 평은초등학교(교장 황재주)가 옛 평은초 영은분교를 리모델링해 옮긴 후 여러 해가 흘렀다. 옛 평은초에 대한 추억과 새로운 교정에서 추억을 쌓아가는 학생들의 다르지만 공감되는 이야기들. 고향을 떠난 사람들도,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도, 평은면소재지로 이주한 사람들도 모두가 함께 아이들의 교육에 힘을 다하는 모습이다.

특별한 부분은 평은초가 맞벌이 가정을 위해 방학에도 희망하는 학생들은 누구나 돌봄교실에 참가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중식과 간식, 스쿨버스 운영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

저학년 오감놀이체험
저학년 오감놀이체험

100주년 맞이한 ‘평은초’

1922년 개교해 교육공동체가 주인 정신을 갖고 최적의 교육환경을 만들어온 평은초는 올해 1월 기준 총 4천27명이 졸업했다. 현재 학생수는 초등 31명, 유치원 6명으로 초등 6학급, 특수 1학급, 유치원 1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 평은초는 개교 100주년을 맞이했다. 개교 이후 55년이 지나 용혈분교장이 개교하고 4년 후에는 병설유치원도 개원해 운동장은 학생들로 북적북적했다. 이후 점점 그 수는 줄어들어 분교장이 통폐합되고 영주댐이 들어서게 되면서 폐교 위기에 직면한 평은초를 살리기 위해 학부모, 동문회, 지역사회가 힘을 모았다. 그렇게 평은초는 2013년 구 영은분교장으로 이전했다.

방학 중식 지원
방학 중식 지원

이 때문에 선배들의 모교와 후배 사랑도 남다르다. 폐교 위기와 모교 이전 등 남다른 아픔을 겪은 평은초 총동창회는 매년 입학생(전입생)과 졸업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올해는 100주년을 맞아 총동창회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이은 긍지와 자부심으로 오는 9월 24일 모교에서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희망사다리캠프
희망사다리캠프

전교생, 학기·방학 돌봄교실 ‘호응’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활동으로 고민하며 체계적인 맞춤형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방과후학교와 체험학습비 전액을 무료 지원한다. 입학생에게는 장학금과 학습에 필요한 모든 학용품, 학습교구와 체육복, 운동화, 태블릿 PC, 개인악기를, 졸업생에게는 졸업앨범 무료제공, 기념품, 졸업 축하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21일부터 23일까지 4~6학년이 제주도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난다.

특히 평은초는 전교생이 학기 중과 방학 중 전 기간에 돌봄교실을 운영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내 공간에서 안전하게 다양한 특기·적성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방학 중에는 영양에 맞춘 중식과 간식을 먹고 스쿨버스로 등하교를 한다.

어린이날 행사
어린이날 행사

또한 전교생이 두레 자치, 무학년제 두레가족 모임을 통해 바른 성품을 기르고 8명 내외의 소인수 학급 운영과 1:1 개별화 교육, 공간혁신의 학생활동과 놀이 중심의 교실로 환경을 개선해 미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체험학습, 특기·적성프로그램, 진로체험의 예산을 지원하고 교육용 기자재(학생 1인 1태블릿 PC), 체육복 등을 지원해 교육수혜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평은초에서는

지난달 19일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어디에서 어떻게 재미나게 지낼지는 평은초 학생들에게는 고민거리가 아니다. 학교 돌봄에 참여하며 특별프로그램으로 알찬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전교생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오전 9시~오후 3시 여름방학 교육활동으로 저학년, 고학년으로 나눠 오전, 오후 시간에 진행되는 여러 가지 놀이, 배움, 체험활동이 학교에서 이뤄졌다. 방과후학교에서는 뉴스포츠, 로봇과학, 책놀이, 보드게임 등으로 심심할 틈이 없다.

알찬 방학생활에 1~3학년은 교외체험으로 오감놀이, 실내놀이, 슬라임놀이체험을, 오후 돌봄에는 독서, 한자, 그림과 공예, 자유 놀이시간을 가졌다. 4~6학년은 발명과 영어캠프에 참여하고 동아리활동으로 드론을 날리며, 연계활동으로 독서 활동과 자기주도학습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학교를 방문했던 지난달 21일 오전, 고학년 학생들은 발명캠프로 재미와 흥미로 한껏 집중하는 모습이 진지했다. 꼼꼼하게 손을 움직이다 자신의 바람대로 이뤄지자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저학년 학생들은 시내에 위치한 놀이시설에서 신나게 오전 시간을 즐기다 점심시간에 맞춰 학교로 왔다. 스쿨버스에서 내려 급식실로 이동하는 표정들이 밝다. 전날은 오감놀이체험을 하며 재밌었다고 자랑했다.

[인터뷰]

■ 황재주 교장

우리 학교는 스스로 생각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어린이를 기르는 것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두레 중심의 학생 자치활동 운영으로 소통하는 능력과 더불어 살아가는 힘을 키워주고, 생명과 자연을 느끼고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 개별화 교육, 프로젝트 수업, 그리고 전교생 태블릿 PC를 제공해 S/W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특별한 점은 첫째, 다양하고 질 높은 방과후 프로그램을 연간, 방학 중에도 운영합니다. 방학 프로그램은 학기 중에 할 수 없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정해 운영합니다.

둘째, 다양한 진로 특별프로그램과 체험활동입니다. 월 1회 이상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해 진로체험과 역사, 문화 체험학습, 드론동아리를 비롯한 동아리 활동과 스키캠프 등 각종 캠프활동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교폭력이 없습니다. 학생들의 두레 활동을 통해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지키려고 노력함으로써 다른 학교에 비해 다툼이 적고 학생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순화돼 욕설이나 비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학부모와 아이들이 매우 만족해하고 행복해하는 학교입니다.

■ 김미경 교감

“애들아, 방학했다. 학교 가자”

평은초는 방학 중에도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과 안전하게 쉬고 배움이 있는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이뤄지고 공동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오늘 진행된 고학년 발명캠프는 영주교육지원청 발명센터의 찾아가는 발명교실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학 기간에 저학년은 체험활동이, 고학년은 동아리활동이 주로 이뤄집니다.

먼저 학생들의 수요조사를 해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학기 중 만족도 조사에서 높았던 것을 중점으로 방학 중에 더해보고 싶은 것으로 정합니다.

평은초는 교실도 특별합니다. 지난해 경상북도 학교단위 공간혁신사업에 응모해 저학년 교실을 놀이와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재구성해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 장태수 총동창회장

평은초 47회 졸업생입니다. 100년여의 역사를 자랑하는 평은초가 영주댐 준공으로 수몰된다고 들었을 때 참으로 절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과 동문들의 협조로 현 위치로 이전할 수 있게 돼 천만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학교가 이전되고 매년 열던 동문체육대회를 개최하다 보니 참석률이 저조했습니다.

원인은 정이 들었던 학교가 없어져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상실감에 참석률이 낮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학교가 이전돼 유지될 수 있다는 것에 다행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총동창회장을 맡고 학교가 더 발전될 수 있도록 매년 발전기금을 300만원씩 내놓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초등학교 총동창회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5~6년 동안 상설사무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은초가 올해 100주년이 됐습니다. 총동창회에서는 2019년부터 1년 6개월여 모금을 해왔으나 코로나로 인해 활동이 중단됐다가 다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책자를 준비하고 동문들도 초청해 기념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 권중락 운영위원장

평은초 48회 졸업하고 현재 학교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학교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4km를 걸어 다녔습니다.

지금은 통학버스가 다니고 등하교를 하는 것을 보면 좋습니다. 목조건물일 때 학교를 다녔는데 학교시설도 점점 정말 좋게 변화됐습니다.

실내 체육관이 있어 체육활동도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가끔 와서 둘려 보면 학생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보기 좋습니다.

요즘에는 체험활동을 많이 하는데 학교에 꽃과 채소도 가꿔 볼수록 예쁩니다. 옛날 학교에 오면 겨울에는 난로에 넣을 나무를 하러 다녔습니다. 지금은 따뜻한 환경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좋은 돌봄 활동도 이뤄져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착희 학부모회장

가흥동에 살면서 7, 8살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들을 둘러봤습니다.

평은초는 아이들 스스로 선택한 곳입니다. 평은초로 보내게 된 이유는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데 시내 학교는 오후 2~3시, 1학년은 더 빨리 집으로 옵니다.

아이들 혼자 학원을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이동해야 합니다.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은초는 하교가 5시인데 그전까지 방과후, 돌봄활동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신청해서 무료로 할 수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에는 큰 이유가 됩니다. 시내에 있으면 불가능합니다. 평은초는 하고 싶은 대로 신청해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음악 활동이 많아 우리 아이는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바이올린을 배우고 플롯, 콘트라베이스, 피아노를 학교에서 모두 배웠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강제적이지 않으니 다양한 것을 신청해 배울 수 있습니다.

장점은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는 것입니다. 마을주민들이 예뻐하고 운동회를 하면 오시고 아이들도 집에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말합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이 순수하고 착하다고 말합니다. 체육관에 탁구대가 있는데 1년이면 부서지는데 몇 년째 잘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전교생 자치회의를 하는데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지켜나가려고 각자 노력한다고 합니다. 내 물건처럼 아끼기 때문에 지켜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 박채환 학생회장

매주 금요일마다 방과후프로그램으로 드론을 합니다.

가끔 6학년은 주말마다 영화관을 가거나 체험학습을 가는데 이런 활동을 할 때마다 행복하고 좋습니다.

평은초 자랑거리는 여러 가지로 많은 것을 학교에서 지원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방과후학습도 무료이고 체험학습도 많이 다니기 때문에 좋습니다. 아이들도 착합니다.

6학년이라 졸업하게 되는데 후배들이나 입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언제든지 평은초로 전학을 오는 학생들을 환영하고 학생 수가 적어 전학생이 많이 오면 행복할 것입니다. 평은초는 다녔던 학교 중에 제일 재밌었던 학교로 남을 것 같습니다.

김은아 기자/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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