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라 영주 농산물, 어떻게 달라질까?

영주에서만 생산되는 별사과
영주에서만 생산되는 별사과

기후의 변화로 새로운 소득농작물에 대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어 관내는 물론 관외지역의 아열대식물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통해 영주지역의 아열대 농작물에 대한 지자체의 연구, 지원과 어떤 농작물이 생산되고 있는지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별사과, 샤인머스캣, 플롬코트 등 농가재배 확대
지역에 맞는 작물연구로 새 소득원 확보 노력도

통계청이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변의 기온 상승은 전 세계에 비해 최근 30년의 경우 약 1.5배 높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지역별 평균기온의 변화는 1973년과 2017년의 연평균기온 증감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제주권은 1.14℃ 상승으로 가장 높게 상승했으며, 수도권은 0.91℃, 강원권 0.90℃ 순으로 높았다.

이런 기온상승으로 주요 농작물의 주산지가 남부지방에서 충북, 강원지역 등으로 북상해 강원도 산간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의 지역이 21세기 후반기에 아열대 기후로 변경되고, 주요 농작물 재배가능지가 북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백산과 함께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춰 사과, 포도, 복숭아 등 과실의 당도가 높아 한번 맛본 사람들의 재구매가 이어지며 다양하고 우수한 농작물이 생산되고 있는 우리고장은 이런 기후 변화에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을까.

영주체리
영주체리

지리적 여건과 작물 특성 살펴야

본지는 지난 3회에 걸쳐 아열대 작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소득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타 지자체의 농가를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방문농가들은 파파야, 바나나, 만감류, 백향과, 용과, 샤인머스캣 등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오거나 귀농귀촌한 농업인들로 기존의 재배작물을 접고 비닐하우스를 재사용한 작물변경이나 새로운 시설을 설치해 재배를 시작한 농가들이다.

논산의 한 농가법인은 베트남출신의 직원을 통해 아열대지역에서 생산되는 ‘공심채’(모닝글로리)를 접하고 이를 생산해 다문화가정과 베트남 식당, 백화점 등에 유통해 억대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2~3년 후에는 쌈채소로 변경했다. 그 이유를 공심채를 재배한 청주의 파파야 재배농가에서 들을 수 있었다.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자라는 ‘공심채’는 키우기는 좋으나 소비층이 많지 않고 번식력이 좋아 주 소비층인 다문화가정 등에서 직접 키워 먹기 때문이란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 내 식재된 레드향
영주시농업기술센터 내 식재된 레드향

다양한 종류의 만감류는 충남, 충북, 강원, 경북 등에 농가마다 소규모 재배가 주를 이루고, 판로상황 등이 조금씩 달랐다. 신맛을 줄이고 품질이 우수한 과실을 만들기 위해 농업기술센터를 연계해 시범재배하거나 기존의 농작물을 접고 작목반을 구성해 몇 년 동안 연구실험을 거쳐 정착했다. 직거래가 대부분으로 몇 곳은 다양한 열대과일나무를 식재해 체험농장으로 자리를 잡거나 시작단계에 있었고 과실 수확에서 묘목판매를 중심으로 확대해 수익을 올렸다.

강원도의 경우 한 지자체의 농업기술센터는 10년 동안 아열대 작물을 연구해 센터 내 비닐하우스에서 바나나 시범 재배에 성공했으나 시범농가의 연계가 없어 농가재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의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시설하우스를 새롭게 설치하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아직까지는 기후변화에 선 대응보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도하기를 꺼려해 신청하는 시범농가가 없다”고 말했다.

영주별사과 선물포장
영주별사과 선물포장

영주만의 맞춤 연구로 소득

우리고장에서도 10여년 이상 기온변화와 새로운 소득 작물을 위한 연구노력이 이어졌다. 현재는 ‘미래농업관’에 천혜향 한라봉, 레드향 등의 만감류 작물을 심어 연구 중으로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는 거베라 생산농가가 기존의 하우스를 활용해 만감류를 시범 재배해 수확의 결실을 맺었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 과수시험장 이정애 팀장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업환경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으나 영주의 경우는 강원도 춘천의 기상과 비슷하다”며 “아열대의 경우에는 노지에서 재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시설 투자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역의 적정성을 고려해 지금은 시험재배로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만감류는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 신맛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어려운 부분”이라며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투자비용이 적은데 새로운 시설을 보급 등으로 많은 것을 추진하기에는 농가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유일하게 영주에서만 생산되는 ‘별사과’(품종명: 가을스타)는 영주만의 맞춤 작목이다.

별사과는 사과 주산지인 영주에서 2010년 기존의 둥근모양 사과와 달리 별모양의 미니사과가 농가포장 중 우연히 발견됐다. 10월 중순에 수확하는 사과품종으로 당도가 뛰어나고 아삭한 식감이 특징으로 별모양이 형성되는 노란 사과와 붉은 사과 2종을 품종보호 출원해 2017년 5월 국립종자원으로부터 품종등록을 완료했다. 별사과 묘목 공급 지원으로 첫해에 5ha를 시작해 올해 5ha를 추가, 전체 10ha를 지원하고 있다.

이정애 팀장은 “현재 30농가가 재배 중으로 별사과는 만생종으로 단단하고 저장성이 높고 당도가 뛰어나며(평균당도 17~18Bx) 과실의 상품성이 90% 이상으로 영주에 또 하나의 브랜드로 기대가 높다”며 “당초 30톤을 예상했으나 재배가 잘돼 50톤 정도가 나올 것으로 보여 유통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단산면 안영식 농가에서 샤인머스캣 해외 첫 수출
단산면 안영식 농가에서 샤인머스캣 해외 첫 수출

소득 작물로 ‘샤인머스캣’ 도전

인기가 높은 샤인머스캣 포도가 우리고장에서도 생산되고 재배농가도 늘고 있다.

단산면 옥대리 안영식(67) 농가에서 2018년 경북농업기술원의 고품질 포도생산을 위해 경북형 2세대 스마트팜 조성 시범사업으로 0.2ha에 샤인머스캣을 식재해 첨단시설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최적의 생장환경관리로 시범재배에 성공했다.

이후 2019년부터 소량 생산을 시작으로 이듬해 10월 수확한 것이 수출업체인 썬팜에너지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수출길에도 올랐다. 이후 3.5ha 직영농장을 조성했으며 지난해는 5ha 면적에 10여 농가가 재배하고 개인농가에서도 시범 재배가 늘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2019년부터 유통업체를 통한 수출로 샤인머스캣 재배가 단산, 부석으로 1만평이 증가했다. 유통업체인 영농조합법인에서 비가림 시설까지 해줬다”며 “이외에도 부석면 감곡리 애호박 농가가 하우스를 활용해 10여 농가가 샤인머스캣을 재배하고 작목반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화작목인 샤인머스캣은 망고 포도라고도 불리며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 껍질채 먹을 수 있고 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4월 묘목을 식재해 올해 10월 첫 수확을 앞두고 있는 안정면 봉암리 샤인머스캣 재배 농가를 지난 27일 방문했다.

쌈모아샤인머스캣 이창건 대표
쌈모아샤인머스캣 이창건 대표

‘쌈모아샤인머스캣’ 이창건(57) 대표는 “이것저것 많은 농사를 해봤는데 실패가 많았다. 친환경 쌈 채소 농사를 오래 해왔는데 2년전 상주에 있는 샤인머스캣 농가를 방문하고 빠른 결단을 내렸다”며 “곳곳에 견학도 다니면서 배우는데 다른 농가들은 재배노하우를 알려주길 꺼려했으나 한 농가가 재배기술을 알려주고 상호방문하면서 친해져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이 대표는 “1천평에 하우스를 설치하고 첫해는 나무를 집중 관리했다.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 나무관리를 최우선으로 2년 동안 정성을 들였다”며 “나무사이 공간을 넓게 하고 맛과 향을 위해 5천 송이에서 1천 송이를 솎아냈다. 10월초 4천송이(2kg 3만~3만5천원 예상) 정도 판매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1만2천 송이 정도를 계획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별도의 하우스에 ‘마이하트 포도’를 20그루 심어 시험재배 중에 있다.

쌈모아샤인머스캣 농가에 심은 마이하트포도
쌈모아샤인머스캣 농가에 심은 마이하트포도

기후변화대응 대체작목 실증

영주시는 지역 농업인의 안정적인 소득향상을 위해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총 34억원을 투입해 장수면 화기리에 18,853㎡의 규모로 ‘남부실증시험장’을 조성한다. 또한 소득 작물 무독묘 바이오센터 건립, 플롬코트 재배단지 조성 등 기후변화에 대응한 대체작물의 실증을 통해 농가에 보급한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플롬코트는 10년 연구결과로 사과 외에 노지에서 재배를 다른 작물로 플롬코트를 찾는 농업인이 많았다”며 “북부지소에서는 시범사업으로 체리를 보급해 10농가가 연구회를 구성해 체험과 직거래로 판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리묘목은 2~4만원으로 노지에서 재배하지만 냉해예방을 위해 비가림 시설도 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자본이 들어가지만 가격면에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과수시험장 이정애 팀장은 “단감과 석류도 해봤지만 영주의 기후에는 맞지 않았다. 별사과가 기후변화에 맞춰 생산됐듯이 샤인머스캣의 경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역적으로 잘 맞았다”며 “앞으로 남부작물실증시험장이 내년 봄에 완공을 목표로 팀을 구성할 계획으로 영주의 농업인들을 위한 새로운 소득 작물의 연구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아/윤애옥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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