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순흥 죽계에 터 잡은 수출전문가 박종민 씨

박종민 수출전문가(순흥면 내죽2리 한옥 사랑채에서)
박종민 수출전문가(순흥면 내죽2리 한옥 사랑채에서)

LG전자 수출전문가로 성공 신화의 전문성 지역사회에 공헌
인삼·인견·사과 등 특산물과 영주의 세계유산 수출전략 필요

금성반석(金城盤石) 옆에

하루는 서예가 금헌 석진원 선생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LG전자 해외 영업전문가로 활동하다 퇴직 후 영주 땅에 정착한 수출전문가 박종민(朴宗玟,63)씨가 순흥면에 살고 있으니 한번 만나 보라”고 했다.

지난 3일 오후 순흥면으로 갔다. 금성대군신단 뒤 압각수 방향으로 난 복숭아과수원길을 따라 300여m가량 올라가면 죽계 변에 한옥 4채가 보인다. 이곳에 박종민 씨가 산다. 2020년 초 설 무렵 한옥이 완공되어 입주했다고 한다.

한옥 바로 옆으로 죽계가 흐른다. 퇴계 선생이 정한 죽계구곡(제1곡 취한대) 제2곡 ‘금성반석’이 바로 코앞에 있다. 금성반석은 단종 복위를 꾀한 ‘금성대군의 한이 서린 곳’이라고 전한다. 또 소백산자락길 제1자락길이 집 담장 옆을 지나고 있다.

죽유헌 현판을 가리키며 그 뜻을 설명하는 박종민 씨
죽유헌 현판을 가리키며 그 뜻을 설명하는 박종민 씨

금성대군 충의정신 담긴 죽유헌

박종민 씨는 “2009년 LG에서 퇴직하고 영주 출신 지인의 소개로 영주로 오게 됐다. 역사와 문화가 있는 땅이기 때문이다. 처음 안정면 생현리에 몇 해 머물면서 더 좋은 터를 물색하다 유서 깊은 죽계 가에 터를 잡게 됐다”면서 “순흥향교와 소수서원이 있는 유교성지에 어울리게 하려고 한옥을 지었더니 부산의 한학자 황구 선생이 죽계(竹溪)에서 죽(竹) 자를 따고 금성대군 이름 이유(李瑜)에서 유(瑜) 자를 따 죽유헌(竹瑜軒)이라 짓고, 서예가 평촌(平村) 선생이 글씨를 쓰고, 순흥 김충호 선생이 서각해 주셨다”고 말했다.

죽유헌에는 금성대군의 충의(忠義) 정신이 담긴 현판이라고들 말한다.

LG전자 해외영업(수출) 전문가

대구가 고향인 박 씨는 대륜고를 나와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LG전자에 입사했다.

박 씨는 “27년간 LG전자에서 수출업무를 담당하면서 주로 필리핀, 중국(대만, 심천, 상해, 장사, 홍콩)에서 10여 년간 주재하면서 그곳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언어와 풍습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하고, 그들이 LG전자 제품을 좋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력투구했다”면서 “언제부터인가 그들은 한국과 LG를 좋아하게 됐고, LG 신화를 창조하게 됐다. 이제 제가 그동안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지역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자문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영주는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인삼, 인견, 사과, 한우를 비롯한 특산물과 세계유산 부석사와 소수서원 등 자랑할 만한 것들이 널려 있다”면서 “이 좋은 하드웨어(Hardware)들에 담을 소프트웨어(software)를 만드는 데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현재 아쉬운 단계에 머물고 있어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선비인성진흥회 변화 모색

2015년 7월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선비인성진흥회는 지역 인성교육의 주체로 다양한 활동 및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는데 사무국장이 박종민 씨다.

김호기 이사는 “인성교육은 사람을 사람답게 기르기 위한 것”이라며 “본회가 인성교육을 추진함에 있어 박종민 사무국장의 열정과 노력에 힘입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산업 전략가로서의 역량을 인성교육에 집중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은 “코로나19로 모든 프로그램이 중단되어 아쉽다”며 “이제 대면 활동에서 비대면 활동으로 전환하여 코로나시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죽계의 물소리가 들리는 한옥마당 원두막에서 대담하는 동안도 그에게 몇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박 씨는 “퇴직 후 영주와 서울을 오가며 경험을 살려 여러 회사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며 “LG전자 관련 대만 한국지점 고문, 중국 하북성 시장개척 자문, LG전자 미국 Anti-trust 고문, LG그룹 자회사인 LUSEM 반도체 부품 해외 영업 자문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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