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강림농원, 논산 만감류작목회

논산 만감류작목회 회원들
논산 만감류작목회 회원들

기후의 변화로 새로운 소득농작물에 대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어 관내는 물론 관외지역의 아열대식물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통해 영주지역의 아열대 농작물에 대한 지자체의 연구, 지원과 어떤 농작물이 생산되고 있는지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1] 영주의 농업, 새로운 소득에 눈을 돌리다
[2] 다양한 열대과일, 현지에서 맛보고 즐기고
[3] 아열대식물로 찾은 농민들의 새 소득원
[4] 자연친화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이색농장체험
[5] 기후변화에 따라 영주 농산물, 어떻게 달라질까?

 

영동 강림농원 이병덕·김미순 부부
영동 강림농원 이병덕·김미순 부부

기후변화 대응, 새로운 작물로 공동의 노력
스마트농업으로 보다 효과적인 농작물 관리

지구의 온난화로 재배 농작물의 북방 한계선도 달라지면서 아열대 과일이나 채소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농사를 지어온 토착 농민이나 새롭게 시작할 귀농귀촌인들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어떤 작물을 선택해야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를 위해 전국의 선진사례를 들여다보고 자체적으로 또는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한 재배시설 마련, 시험재배, 판로확대까지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소득원이 된 ‘아열대작물’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새 소득원을 찾아가는 농민들. 여러 가지 아열대작물 중 실패가 적은 작물을 선택하거나 비용절감을 위해 기존의 재배시설을 활용해 홀로 고군분투하거나 동일한 작물재배 농가들이 협력해 정보를 공유해 나가기도 한다.

포도 농사가 중심이었던 충북 영동군 초강리 ‘강림농원’(대표 이병덕, 김미순)은 평소 기후변화에 대비한 신소득 작목을 고민해 왔다. 그러던 중 포도를 폐원하게 되고 2016년 처음 방송을 통해 용과를 접하면서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포도와 토마토를 재배하던 시설하우스에는 용과 7천200그루를 심었고, 2년이 지난 후에 본격적으로 수확의 결실을 맺었다. 선인장과인 용과는 생산원가가 낮고 병해충도 적다. 칼슘, 인, 마그네슘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으며 노화방지와 항균작용, 빈혈개선, 시력보호, 해독작용, 항암효과, 혈액순환 등의 효능이 있다.

그러나 좋은 농산물을 재배해도 수확의 어려움과 인건비 부담으로 새로운 작물을 선택해야 했다.

영동 강림농원 부부가 수확한 용과를 들어보이고 있다
영동 강림농원 부부가 수확한 용과를 들어보이고 있다

용과의 경우는 하나하나 인공수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후 7시~9시 사이에 꽃이 피면 작업을 시작해 꽃이 지는 새벽 5시까지는 모두 일을 마쳐야 하고 이것도 3일내로 끝내야 한다. 밤낮이 바뀌고 빠르게 해야 하는 일들로 인해 다시 새로운 소득 작물로 눈을 돌렸다. 비닐하우스를 그대로 활용하고 재배경험도 있던 ‘샤인머스켓’이었다. 현재는 샤인머스켓이 이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고 있다.

딸기가 특산품인 충남 논산시에서는 국내 소비자 취향을 가미해 2017년 논산수박연구회의 도움으로 딸기가 나지 않는 여름에도 팔수 있는 ‘애플수박’을 개발했다. 이 수박은 보통 수박의 4분의 1정도인 ‘미니 수박’으로 크기가 작아 한 번에 먹기 편하고 껍질이 얇아 자르기 쉽다.

사과형태로 매달아 재배하는 애플수박은 2014년 1개동에서 시범재배를 시작해 이후 19개 농가 35개동으로 재배를 늘려 판매되면서 핵가족 시대에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논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아열대 과수 재배기반 조성과 더불어 기후온난화 대응 소득과수 도입 등의 시범사업을 통해 4ha의 만감류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이후에는 고품질 만감류 생산을 위해 다공질 필름을 이용한 착색유도기술과 기반시설 환경개선으로 생리장해 경감 기술 등 기술력 향상에 노력해 왔다.

논산 만감류작목반이 키운 예스향
논산 만감류작목반이 키운 예스향

함께 키워가는 만감류, 작물‘예스향’

현재 만감류는 제주도에서 경남, 전남에 생산되었다가 이제는 위쪽으로 점차 올라와 충남, 경기, 경북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논산시에는 특산품인 딸기를 재배하거나 귀농귀촌으로 아열대작물을 재배하던 농가들이 새롭게 만감류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2년 전에 ‘논산시만감류작목회’(회장 백승지)를 구성했다. 레드향 재배농가를 중심으로 2~3년차에서 신규재배까지 11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 작목회의 백승지(드림농원) 회장은 오랫동안 포도농사를 지어오다 작목을 전환해 2016년에 4년생 레드향을 1천평 땅에 식재했다. 홍만기 감사도 2017년에 4년생을 500평에, 도심에 살다 귀농한 문상욱(향내음농장) 총무도 귀농 9년차로 딸기농사를 짓다 백향과를 심어 키우면서 2018년 500평에 2년생을 심었다가 올해 250평에 1년생을 추가했다.

윤석권 회원도 딸기에서 2017년 1천평에 레드향을, 김영돈 회원이 블루베리와 아로니아에서 2019년 850평에 2년생을, 곽도영 회원이 2019년 300평에 3년생을, 한장순 회원이 상추에서 2017년 400평에 3년생을, 김선미 회원이 2017년 300평에 3년생을, 이재권 회원이 파프리카에서 2016년 500평에 아수미, 1,500평에 레드향 3년생을 식재했다.

이외에도 김원배 회원이 포도를 키우다 2017년 1,350평에 4년생 한라봉을, 김진호 회원이 2017년 700평에 황금향 4년생을 심어 키우고 있다.

작목회는 두 달에 한번 모임을 갖고 농업기술센터 주무관이 방문해 토양이나 재배환경에 대해 설명해 정보를 공유해왔다.

영동 강림농원의 천혜향
영동 강림농원의 천혜향

올해 초에는 ‘예스향’으로 상표 등록해 작목회만이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었으며 추후에는 센터에서 박스 지원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백승지 회장은 “현재 판로는 공동 판매할 만큼 양이 많지 않아 SNS와 입소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맛이 좋다는 평이 많아 점점 판로도 확대되고 있다”며 “현재는 작목회에서 서로 정보공유와 상생을 위한 협력을 이루고 있다. 또 농가의 한 곳을 체험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어 “논산에 새롭게 만감류를 시작하는 농가들이 있다”며 “작목회가 형성됐다는 것을 몰라 참여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작물을 수확하던 회원들의 경우에는 새로운 소득 작물의 필요도 있었지만 수확을 위한 인력부족과 외국인 인력관리의 어려움, 인건비 과다 등으로 인한 작물변경도 한 부분을 차지했다.

논산 향내음농장의 백향과
논산 향내음농장의 백향과

달라지는 농업환경, 자동화시스템도

샤인머스켓 외에도 천혜향을 재배하는 영동군 ‘강림농원’ 이병덕 대표는 지역에서 레드향 재배를 시작한 4농가와 작목반을 구성해 반장으로 활동하며 정보를 공유하며 상생하고 있다.

20년 전 영동에서 최초로 하우스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한 그는 1998년 교육을 위해 타 지자체를 방문한 이후 농사의 편리함을 느끼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기계를 설치해 자동화시스템을 갖춰 보다 편리한 농업환경을 구축했다.

농사에 있어 과감한 선택과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춰가면서 새로운 농작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논산 이병덕회원 농장의 포포
논산 이병덕회원 농장의 포포

이병덕 대표는 “현재 포도와 용과를 키우던 1200평은 샤인머스켓이 자라는데 오래전부터 500주를 심어 키웠던 것을 확장했을 뿐이다. 이제 800평에 추가로 심으면 200톤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며 “만감류도 종류가 다양한데 여러 작물을 먼저 시험 재배해 선택한 것이 천혜향이었고 또 다른 작물들도 시험재배 중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보고 연구하면서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아/윤애옥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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