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파파야농장

안동파파야농장을 방문한 외국인들과 황순곤 대표
안동파파야농장을 방문한 외국인들과 황순곤 대표

기후의 변화로 새로운 소득농작물에 대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어 관내는 물론 관외지역의 아열대식물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통해 영주지역의 아열대 농작물에 대한 지자체의 연구, 지원과 어떤 농작물이 생산되고 있는지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1] 영주의 농업, 새로운 소득에 눈을 돌리다
[2] 다양한 열대과일, 현지에서 맛보고 즐기고
[3] 아열대식물로 찾은 농민들의 새 소득원
[4] 자연친화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이색농장체험
[5] 기후변화에 따라 영주 농산물, 어떻게 달라질까?

황순곤 대표
황순곤 대표

직접 수확하는 재미, 체험농장으로 인기
아열대과일에서 묘목판매로 수익 올려

국내에서도 아열대 지방에서 재배되는 작물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 등 조금씩 달라지는 농업환경에 농민들은 새로운 소득 농작물에 대해 고민하고 귀농귀촌인들도 미래농업에 관심을 기울이며 열대작물에 눈을 돌리고 있다.

경북 최초로 열대작물에 도전해 재배에 성공한 안동시 와룡면 ‘안동파파야농장’ 황순곤 대표는 11년 전부터 파파야, 바나나, 용과 등 30여종의 열대작물을 재배해오고 있다. 그는 현재 7천여평에 열대작물을 심어 과일판매와 체험, 묘목생산 등을 통한 안정적인 정착으로 전국에서 성공사례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거나 강의요청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0일 오전 농장을 방문한 날에도 황 대표는 전날에 타 지역으로 강의를 다녀왔으며 다음날에는 학생들의 체험활동을 위해 준비 중이었다.

바나나 나무를 배송하기 위해 무진동 차량에  싣고 있다
바나나 나무를 배송하기 위해 무진동 차량에  싣고 있다

씨앗에서 시작, 아열대농장까지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종합스포츠센터에서 근무한 그는 1990년대 초에 귤나무를 얻어 아파트베란다에서 키운 것이 따뜻한 기온에서 자라는 작물재배의 시작이다.

“귤나무가 자라며 잎이 말랐어요. 그러다 아이가 태어나 가습기를 설치했는데 귤나무 잎이 싱싱해졌어요. 그때 온도, 습도, 영양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죠. 몇 년 후에 필리핀 선교사가 빨리 자란다고 준 씨앗 10알을 봄에 심었는데 크고 나니 파파야였어요”

온실 없이 열대작물을 아파트에서 가습기를 틀며 키운 황 대표는 성장과정을 직접 보는 것이 신기해 고온다습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다른 작물재배에도 도전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직장에서도 키우고 주변에 묘목도 나눠주기도 했다고.

열대과일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열대과일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파파야 농장 체험
파파야 농장 체험

2010년 안동시 와룡면에 정착한 그는 이듬해 밭에 파파야와 바나나를 가득 심었다. 이후 방송사에서 황 대표가 도로가에 심은 여러 그루의 바나나 나무를 본 후 촬영해 전국 방송에 나오면서 90회 가량 뉴스, 잡지, 신문 등을 통해 더욱 알려졌다.

“2013~2014년부터는 SNS 활동에 집중했어요. 1만명~10만명이 되는 농업관련 카페에 가입해 품종별 사진만 올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궁금하게 했어요. 내용은 올리지 않고 이름과 사진만 올렸죠. 구입요청이 있으면 1:1 쪽지로 보냈어요. 잘못하면 강제로 퇴장될 수 있거든요”

‘안동파파야농장’으로 개인 카페를 시작한 후에는 5년여 동안 하루일정을 마치면 늦은 밤까지 질문마다 직접 답변을 올리는 정성을 보였고 이후에는 미래농업 선진지방문으로 전국에서 온 농업인 단체가 올린 글들이 홍보하는 역할을 했다.

“타 지역으로 강의를 가면 농업인들에게 통장에 돈이 들어오도록 하려면 체험거리, 볼거리, 놀거리를 만들라고 말하죠. 그리고 꾸준히 새로운 지식을 얻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배우고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간다고 말합니다”

안동파파야 농장에서 수확한 용과, 파파야, 바나나, 애플망고 등
안동파파야 농장에서 수확한 용과, 파파야, 바나나, 애플망고 등

다양한 열대과일 알아가는 재미

황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이동한 비닐하우스 안팎에는 형형색색, 맛도 모양도 제각각이지만 달콤하고 상큼한 맛의 아열대 과일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체험학습을 온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신기한 열대과일과 나무에 감탄한다. 농장에는 농업인 단체의 선진지 견학과 교육, 진로체험처로 학생과 농업인, 일반인과 가족단위 체험객 등으로 연간 5천여명이 다녀갔다.

비닐하우스를 돌며 익지 않은 바나나를 가리킨 황 대표는 “얼마 전 다문화 새댁들이 삶아 먹는다고 한 송이만 따서 갔다”며 “파파야도 반찬으로 해먹는다고 따러 온다”고 했다.

열대과일을 구입하는 동남아음식점과 과일소매상, 다문화 주부들은 사전연락 후 농장을 방문해 원하는 과일이나 잎을 필요한 만큼 직접 수확한 후 입금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파파야는 kg당 8천원으로 농장에서는 파파야 장아찌 등 가공식품도 만들고, 파파야 잎으로 만든 건강차도 판매하고 있다.

재배·관리, 스마트농업으로 편리

일손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2016~ 2017년부터 시작한 스마트농업은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으로 비닐하우스 상황을 실시간 볼 수 있어 재배와 관리가 편해졌다.

“연중 매일 날씨를 꼼꼼히 기록해두고 있어요. 농장을 비워도 날씨상황에 맞춰 비닐하우스를 덮거나 열죠. 십여대의 카메라가 농장 곳곳을 찍어 휴대폰으로도 볼 수 있거든요. 기계가 오작동이 돼도 확대해서 알 수 있어 편리합니다”

재배작물마다 차이는 있지만 봄에서 가을까지 파파야와 바나나 등은 노지에서 키우다 겨울에 하우스로 옮긴다. 스마트농업으로 외출 시에도 작물의 상태를 볼 수 있어 다른 작물과 함께 최적의 온도인 25~30도를 유지하며 습도도 40~60%로 관리한다. 햇빛이 강할 때는 휴대폰을 이용해 하우스 천장을 열어놓았다가 오후 4시 30분경 차광막을 씌워 잎이 마르는 것을 방지한다.

다양한 크기의 파파야 묘목들
다양한 크기의 파파야 묘목들

전국으로 판매되는 아열대 묘목

농장의 가장 큰 수익원은 묘목이다. 이는 황 대표가 안동에 정착하고 2011년 밭에 가득 심은 파파야, 바나나가 전국 곳곳으로 판매되면서 좋은 수입원이 되고 있다.

“2014년 안동의 농업통계를 살피고 다문화까지 살폈어요. 오프라인으로 하기 위해 내 소비자가 얼마나 있는지 분석한 것이죠. 밭 재배로 수익을 올리려면 작물, 판로, 부가가치를 생각해서 선택해야 합니다. 재배 농작물을 어떻게 판매할 수 있느냐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날 황 대표는 “노지에 심은 크고 작은 파파야와 바나나 묘목 중 둥글게 파헤쳐진 곳은 최근에 판매해 파인 것”이라며 “묘목은 1년에 1만 그루 정도 판매되고 한 그루 당 5천원~1만 원을 받고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전주에 있는 영화촬영소에 바나나가 달린 큰 나무 3그루를 160만원에 판매해 실어 보냈고 인터뷰 날에도 대전으로 배송할 바나나 5그루도 포장을 마쳤다. 며칠 후에도 대구로 총 70그루(350만원)의 파파야, 바나나를 보낼 예정이다. 영주에 있는 카페에도 큰 바나나나무를 판매한 적이 있다고.

“어제는 농업회사법인 국제원예종묘 대표가 방문해 묘목을 2천만 원에 계약을 했어요. 더 구매하고 싶다는 것을 우선 판매해 보고 추가하라고 했지요. 묘목주문은 전국에서 연락이 옵니다”

파파야농장 하우스
파파야농장 하우스

다품종으로 지역적 환경에 적응을 잘 하는 작물을 선택해 재배하던 황 대표는 묘목 생산에 더욱 집중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건비 상승으로 농가마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황순곤 대표는 “노령화로 인해 생산을 해도 수확이 어렵고 SNS 등을 하지 못해 판로에도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이 점차 생겨나고 있다면서 밭작물을 시작할 때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아 기자/윤애옥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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