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안정면 생현리 박용하씨

5부자가 목수 일, 기술력 인정받아
두 자녀들도 건축업 종사 ‘뿌듯’

“목수가 되기까지 시련도 많았지요. 지금은 모두 돌아가셨지만 당시 열일곱 살이나 많던 형들은 한 번의 실수에도 가혹하리만큼 야단을 쳤지요. 당장 때려치우라고..., 그때 모진 질책과 구박을 참고 견딘 것이 지금의 나를 탄생시킨 밑거름이 됐습니다. 형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3대에 걸쳐 한 우물을 파면서 인간 승리로 이끈 장인(匠人)이 있다. 안정면 생현리에 주소를 두고 있는 박용하(74)씨가 바로 그다.

1948년 영주동에서 태어난 박 씨는 중학교를 졸업하던 1964년부터 목수 일을 하시던 아버지를 도와 문골 짜는 법부터 배워오면서 목수가 됐고 1969년과 1970년에는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해 목공예부분 2위와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며 문갑 깊숙이 넣어 두었던 빛바랜 상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땐 먹고 살기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다는 박씨는 형 3명을 포함 5부자가 목수 일을 밤을 낮 삼아했고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상가, 양옥, 여관 등 엄청난 일감들이 쇄도했다며 50여 년 전 그때를 회상했다.

“주부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 땐 사랑하는 가족을 먹인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지만 목수도 자기가 가진 기술을 총 동원하며 정성을 다해 집을 짓는 이유는 돈을 벌어야 사랑하는 가족을 부양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일류 목수라는 소문이 돌면서 휴천동에 자리한 G모텔 등을 지으면서 돈 또한 많이 벌었다는 그는 1남 5녀 6남매를 모두 대학까지 졸업시켰다. 첫째 딸 빛나(46)씨는 가흥택지에 건축사무소를 내고 성업 중이고 둘째딸 역시 지금은 어머니와 식당일을 하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건축사 자격증을 내고 건축사무소 개업을 희망하고 있어 건축업을 천직으로 아는 3대 목수 가정이라고 껄껄 웃는다.

“8년 전 노후대책으로 집과 가게를 마련하면서 농촌음식전문점을 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찻집 겸 돈가스, 오징어 덮밥, 수제 버거 등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을 엄마와 두 딸이 함께 하고 있어요. 가게 앞에 건축 50년을 자축하는 간판도 내걸었습니다”

박씨는 “돌아보면 제법 먼 길을 걸어 왔다”며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셋째가 있기는 하지만 손자녀가 여덟명이다. 더 기분 좋은 일은 내 나이 일흔 넷에도 아직 현역이라는 점”이라고 성실하게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 대해 자부심을 내비쳤다. 인생 74년을 후회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해본 적이 한순간도 없다는 그는 인간 승리가 별것 아니라며 활짝 웃는다.

향토요리 전문가인 부인 이신옥(65)여사와의 사이에는 딸 다섯과 아들 1명을 뒀으나 다섯째 딸과 셋째 딸은 아예 한 울타리 안에 집을 짓고 어머니를 돕고 있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