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최북단 영주에서 한라봉 수확(한라봉이 나무에 열린 모습)
경상도 최북단 영주에서 한라봉 수확(한라봉이 나무에 열린 모습)

과일 재배 잇따른 성공으로 새로운 소득원 마련
수입 농산물 국내 재배, 국내외 판로 넓히기도

기후의 변화로 새로운 소득농작물에 대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관내는 물론 관외지역의 아열대식물에 대해 알아보고, 영주지역의 아열대 농작물에 대한 지자체의 연구, 지원과 어떤 농작물이 생산되고 있는지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1] 영주의 농업, 새로운 소득에 눈을 돌리다
[2] 다양한 열대과일, 현지에서 맛보고 즐기고
[3] 아열대식물로 찾은 농민들의 새 소득원
[4] 자연친화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이색농장체험
[5] 기후변화에 따라 영주 농산물, 어떻게 달라질까?

영주에서 생산된 별사과
영주에서 생산된 별사과

기온의 변화로 농촌의 재배 농작물이 조금씩 달리지고 있다.

2018년에 통계청이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 현황’을 살펴보면 1980년에는 전국에 걸쳐 사과재배지가 형성됐으나 1995년 이후 충남 일부, 충북, 경북으로 재배면적이 집중됐다.

이후 사과의 재배지역은 강원 산간지역까지 확산됐으며 미래에는 재배적지의 급감으로 인해 사과재배면적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2060년대에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사과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이 올해 3월 발표한 199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0년 동안의 기온과 강수량 등을 평균한 새로운 ‘기후평년값’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12.8℃로 이전 평년값보다 0.3℃ 상승했다.

그러나 10년 평균 기온으로 보면 1980년대보다 2010년대가 0.9℃ 상승했으며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전국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중부내륙지방 중심으로 더 크게 올랐으며, 모든 월에서 기온상승이 나타났고 최고기온보다는 최저기온의 상승이 뚜렷했다.

또한 계절길이도 이전 평년보다 봄과 여름은 각각 4일 길어지면서 2~6일 빨라진 반면 겨울은 7일 짧아졌다고 밝혔다.

이렇게 따뜻해지는 기후로 국내에서도 수입해 사먹던 아열대 과일들이 생산되고 있으며 종류도 다양해지고 과수재배면적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영주에서 생산된 체리
영주에서 생산된 체리

새로운 먹거리로 신 소득 작목 개발

우리고장에도 농업기술센터와 지역농업인들이 미래농업을 고민하며 2015년부터 새로운 소득 작목에 대한 연구,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지역의 83%를 차지할 정도로 사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영주지역에서는 각종 품종개발을 통해 ‘별사과’는 물론 플럼코트, 샤인머스캣, 체리 등이 재배되면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수입에 의존했던 농산물을 지역 내 재배를 통해 국내외로 판로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기존의 농작물시설하우스를 활용해 2020년 12월에 레드향, 이듬해 1월에 한라봉을 수확하는 등 아열대 과일 재배의 잇따른 성공으로 수확의 결실까지 맺으며 과수농가에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주에서 생산된 샤인머스켓
영주에서 생산된 샤인머스켓

농업기술센터는 2015년 ‘연구개발과’ 신설 후 재배단지인 ‘미래농업관’을 조성해 바나나, 파파야, 무화과, 커피, 한라봉, 천혜향, 구아바 등 20여종의 아열대 작물을 키우며 변화하는 기후에 적합한 새로운 작물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미래농업관은 농업인과 어린이들의 교육장소로도 활용되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인기가 있었다.

2017년에는 7.1ha면적의 과수시험장을 운영하며 과수관련 신기술 개발과 과수농가 맞춤형 기술지도, 교육을 통해 농업인에게 재배기술을 보급하고 과수연구사업과 시범사업을 함께 추진했다. 이후 사과를 대체할 수 있는 플루오트, 플럼코트, 체리 등 지역에 맞는 다양한 과수들의 시험재배를 통해 지역 환경에 맞는 신소득 과수를 선발해 재배 기술을 보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5ha 면적에 재배해 10월에 수확한 ‘샤인머스캣 포도’는 해외시장으로 첫 수출되면서 새로운 소득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샤인머스켓 포도는 2018년 경북농업기술원의 고품질 포도생산을 위해 경북형 2세대 스마트팜 조성 시범사업으로 0.2ha에 식재한 후 첨단시설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최적의 생장환경관리로 시범재배에 성공했다. 이후 2019년부터 소량 생산을 시작으로 관내에 3.5ha 직영농장을 조성하면서 수확의 기쁨을 안았다.

센터 내에 위치한 미래농업관에서는 아열대성 작물인 만감류(감귤류) 재배법을 연구해 3년간 시험재배를 마치고 2018년 한라봉과 레드향을 농가에 옮겨 심게 됐다.

한라봉과 레드향 재배를 시작한 농가는 오랫동안 시설화훼 농사를 지어오다 소득감소와 노동력, 경영비 절감으로 인해 대체작물이 필요한 상태였다. 그렇게 한라봉과 레드향을 재배한지 2년이 지난 2020년 12월에 ‘레드향’을, 2021년 1월에 한라봉을 7톤 정도 수확해 출하했다.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관 과거 모습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관 과거 모습

기온변화에 따른 아열대작물 육성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을 위해 농업기술센터는 얼마 전까지 다양한 과수를 시험재배 했던 미래농업관을 새롭게 조성했다.

현재 미래농업관에는 센터 기술개발팀에서 ‘만감류 지역적응성 실증’ 장소로 3년생 묘목인 레드향, 한라봉, 황금향, 천혜향을 심어 생육상태와 생육에 따른 당산도를 비교조사하고 있다.

기후 온난화 현상에 따른 농산물의 생육 한계선이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게 되자 경상북도에서는 새로운 농가 소득을 위해 전국 최초로 ‘아열대 작물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도는 아열대 작물 생산기반 조성과 유통 지원 등 12개 사업에 5년간 1천462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5개년 계획은 주요 농산물의 생육 한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는 추세와 함께 국내에서 아열대 농산물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특히 소비자의 아열대 과수·채소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아열대 과일 수입액이 2010년 2천100억원에서 2018년 1조5천635억으로 7.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관 현재 모습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관 현재 모습

경북도는 우선 1천353억원을 들여 ‘FTA 대응 대체 과수 명품화 사업’을 ‘기후변화 대응 대체 작물 생산기반 및 시설지원 사업’으로 개편한다. 또한 아열대작물 전문단지 조성, 시·군별 특화단지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아열대작물 확산형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아열대 작물 육성 및 지원 조례’도 만든다. 또 경북농업기술원의 연구인력과 원예작물 재배기술을 적극 활용해 연구·시범·교육·네트워킹 등 농(農)·학(學)·관(官) 공동대응으로 지역명품화 추진에 49억원을 투자한다.

이와 함께 영주시도 사과와 인삼 등 전통적인 지역 농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고소득 대체 작물을 개발하기 위해 2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남부 작물 실증시험장을 건립하고, 지역에 적합한 작목에 대한 연구, 실증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소득 작물 무독묘 바이오센터 건립, 별사과 묘목 공급 지원 사업, 플롬코트 재배단지 조성 등 기후변화에 대비한 고소득 대체 작물 개발과 지원으로 지역 농업의 미래 소득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이에 본지는 시험재배를 통해 지역 환경에 맞는 고소득 대체 작물 개발과 지원에 대한 지자체의 계획, 타 지역의 지원환경과 아열대 농가의 사례를 통해 새로운 소득원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나 교육활동에 대해 알아보고 기획시리즈로 보도하고자 한다.

김은아 기자 / 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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