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농축협에 대해 듣다[3] 안정농협 손기을 조합장

농작업 대행 서비스, 영농자재 현장 배달 ‘호평’
“로컬푸드 어렵지만 최선 다하면 진심 통할 것”

초고령화 사회엔 농협직원이 ‘상머슴’ 역할해야
생산자와 판매자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소득증대

“1천730여 조합원들의 소득 증대와 영농비 절감 그리고 초고령화 시대에 조합원에 대한 다양한 복지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비록 1천 315억 원의 자산을 가진 작은 농협이지만 조합원들이 만족 하실 때까지 60여명의 임직원들이 열과 성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는 안정농협 손기을 조합장(56)의 말이다. 20여 년을 안정농협에서 재직하다 경제상무로 퇴직한 후 지난 2019년 3월 조합장에 당선된 손 조합장은 조합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장파로 알려져 있다.

영농지원 조합이 나서겠습니다.

“저희 조합은 2019년부터 찾아가는 영농서비스의 일환으로 어르신 농가를 주고객으로 농작업 대행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조합원을 대상으로 농기계 반값 임대사업을 하고 있으며 농산물을 수확하는 날에 맞춰 순회 수집을 하면서 농업인들의 바쁜 일손을 덜어 드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법무부 산하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을 농촌일손지원과 연결하면서 생강 심기에서 수확까지 많은 도움을 주는 성과를 올렸다는 손 조합장은 조합 자체에서도 농촌 일손 지원창구를 개설하고 있으며 농번기에는 직원들로 구성된 일손지원팀이 어르신 농가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농협은 맞춤형 농자재 지원으로 비료와 농약 등을 현장으로 직접배달을 하고 있으며 영주시와 협조하거나 자체 드론으로 원가에 준하는 비용으로 700ha의 전답에 농약을 살포해 주고 있다. 손 조합장은 “초고령화 사회엔 농협이 조합원 가정에 ‘상머슴’이 돼야 한다”며 “모든 임직원들이 ‘상머슴’이라는 각오로 조합원 가정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소득 보전 시급

“농가 소득향상을 위해 20억 원의 예산으로 200평의 저온저장고가 딸린 55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지어 오는 4월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바뀌고 있는 도시민들의 소비트렌드에 맞춰 감자, 양파, 생강, 고구마, 단호박 등을 세척 후 박피, 1차 쓰레기를 제거한 뒤 군납업체, 농협 하나로 유통센터와 계약해 제값 받는 농협으로 거듭 날 생각입니다”

손 조합장은 “영주생강은 수매만 끝나면 20~30%씩 오르는 가격 폭등이 연례 행사처럼 이어져왔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폐단을 없애기 위해 400여 평의 기존 저장시설을 활용해 조합을 믿고 맡긴 농산물(매취사업)을 출하조절하는 한편 소비자와 소비지유통센터 점주들의 입장을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조합원들의 소득증대와 연결할 생각”이라며 “올해를 유통혁신의 원년으로 정하고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조합원들의 소득 극대화를 위해 지난 가을에도 300톤의 생강과 고구마 100톤, 감자 210톤, 양파 480톤 등을 수탁, 출하조절로 제값을 받고 팔면서 조합원 소득증대의 기틀은 이미 마련됐다”며 “조합원이 생산하는 콩, 팥 등의 잡곡까지 시중 최고 시세로 판매해 조합원이 매우 만족하는 조합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곡처리장도 지역에 적합한 품종인 ‘맛 드림’을 5ha에 계약재배를 해 농가소득 향상과 우리지역 풍토에 맞는 품종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사업확대로 조합원을 주인으로 모실 터

“저희 농협은 조합원 손자녀 대학입학장학금 2천만원을 매년 20명을 선발해 지급하고 있고 원로조합원 선진지 견학과 출산장려금(30만원)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설과 추석 등 명절에는 제사용품 구입권과 효사랑 상품권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65세 이하 조합원들의 무료 독감접종을 매년 실시하는 한편 농작물 재해보험 30%지원과 농업인 안전 보험금의 80%를 조합에서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손 조합장은 “작은 농협이지만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크고 다양하다. 조합 전이용을 권장하는 의미에서 이용고배당도 점수로 환산해 점당 1천200원씩을 현금으로 조합원에게 돌려주고 있고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 가을에는 영농회 별로 1조합원당 마스크 30장씩을 전달했다”며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고령화시대에 조합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잘한 일과 아쉬운 점은

“어르신 농가를 위한 ‘농작업 대행’서비스와 영농자재 현장배달 등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가흥신도시에 문을 연 로컬푸드가 아직 홀로서기를 못하고 있어 60여 임직원 모두가 애를 쓰고 있습니다”

하나로마트 가흥점은 일일 2천300여 만 원의 수익을 올리면서 자립이 가능하지만 2~3층의 식당부분은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손 조합장은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조합원들이 만족하실 때까지 계속 노력하면 진심이 통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며 “지금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지만 작지만 강한 농협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과장인 부인 권영금(55)여사와의 사이에는 2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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