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유학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제언]

산촌유학(농촌유학)통해 학생수 부족 시골학교 어려움 완화
교육문제 관심 가진 사람 모여 교육공동체 형성 힘 모아야
안정적 일자리 제공과 산촌유학, 영주와 인연 맺어 귀촌까지

글 심원복(산림일자리발전소 영주그루매니저)
글 심원복(산림일자리발전소 영주그루매니저)

영주시 인구가 감소하고 노령화가 심화되면서 학교 학생 수도 감소하고 있다. 특히 농·산촌지역의 학생 수 감소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며 저학년으로 갈수록 줄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교육 문제는 농·산촌 사회의 최우선 해결과제다. 초·중학교 교육환경이 악화되면 자녀를 둔 청년가정은 어쩔 수 없이 지역을 떠나거나 시내로 이주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학급당 인원수 감소는 교육현장에서도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한다.

지역교육 당국의 방침으로 1면 1교가 유지되고 있지만 폐교나 통합에 대한 우려가 없어진 것이 아니다.

이에 영주시 각계에서 농·산촌 학교 학생수 감소의 심각성을 알리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아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하늘꽃마을 산촌유학 봄축제 합창 공연
하늘꽃마을 산촌유학 봄축제 합창 공연

우리고장 초등학교 학생수 현황

2020년 현재 영주시에는 19개 초등학교가 있으며 4천765명의 초등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이를 도시지역, 농촌지역, 산촌지역으로 나누어 보면 농·산촌지역 학생수 감소의 심각성을 확인 할 수 있다.

[표-1] 를 보면 다음과 같은 추세를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산촌지역(부석면, 단산면, 순흥면)의 3개 학교 학생수는 평균 39명이며 매년 8%, 학교당 3명씩 감소 중이다.

2. 농촌지역 7개교의 학교당 평균 학생수는 66명이며 매년 4.2%, 학교당 3명씩 감소 중이다.

3. 도시지역 9개교의 감소추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하며 1.4%, 6~7명씩 감소하고 있다.

4. 영주시 전체적으로 매년 88명이 감소하며 그 추세는 1.85%에 달한다.

표에서 보듯이 산촌지구인 부석면, 단산면, 순흥면 초등학교 학생 수는 한계에 이른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통합수업 등으로 교육의 질 저하가 올 수 밖에 없다.

농·산촌학교 학생수 유지 방안으로 산촌유학 활성화 사업 제안

인구 감소와 노령화를 막을 현실적인 방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역의 학교가 폐교돼 교육환경이 무너지면 그 지역은 아이를 기르는 젊은이가 들어와 정착할 수 없는 곳이 되고 만다.

2018년 산림일자리발전소 영주 그루매니저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필자는 영주시 농·산촌 초중학교의 학생수 감소문제를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각 학교 교장들을 면담했다. 3년 전에도 학생수는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해 있었다.

2018년 옥대초의 경우 1학년 3명, 2학년 3명의 학생이었고 총원이 37명으로 교감 T/O가 없어졌다. 1,2학년을 통합수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하소연을 들었다. 그나마 학교장이 예술과목 교사를 초빙해 통합수업을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1,2학년이 지금 3,4학년 이다. 당시 2학년 3명중 1명이 전학을 가서 4학년은 2명으로 줄어있고 3명이던 1학년은 시내 아이들이 전학 와서 8명으로 늘었다.

본 기고자는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경영체 지원사업을 통해 산촌유학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도록 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도시 아이들을 데려와 지역 학교에 다니게 하여 자연에서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 산촌유학(농촌유학)이다.

이를 통해 학생 수가 적어 어려움을 겪는 시골학교의 학생수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늘꽃마을 산촌유학 봄축제 합창 공연
하늘꽃마을 산촌유학 봄축제 합창 공연

도시아이들, 시골에 6개월 이상 머물며 학교 다니는 산촌유학(농촌유학)

아이들을 자연에서 건강하게 키우고자 하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적지 않다. 산촌유학센터는 도시아이들을 맡아 지역 학교에 전학시켜 생활을 돌보고 방과 후 활동을 지도한다.

월 70~90만원의 유학비를 부모가 부담하고 국비와 지방비로 유학생 1인당 년 700만원 정도를 지원받는다. 이 재원으로 유학생의 생활 돌봄 비용과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 등의 경비를 충당할 수 있다.

산촌유학(농촌유학)센터는 돌봄가정에서 숙식하는 돌봄가정형, 센터건물에서 생활하는 센터형과 센터에서 방과 후 활동을 지도하고 숙식을 돌봄가정에서 맡는 결합형의 센터들이 운영되고 있다. 2020년 현재 전국에 26개소의 농산어촌유학센터가 지정 운영되고 있다.

영주의 산촌유학 추진 경과

- 2018년도 5월 산림일자리발전소 영주 그루매니저의 그루경영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산촌유학 공동체 발굴 육성사업 착수.

- 2018년 12월 하늘꽃마을 산촌유학 농촌유학센터 지정을 위한 활동 시작

- 2019년 3월 하늘꽃마을 산촌유학 농촌유학센터 및 산촌유학 센터운영 착수(유학생 6명)

- 2019년 4월 ㈜하늘꽃마을산촌유학 설립

- 2020년 3월, 영주시 농촌유학 지원조례 제정 공표

- 2020년 8월, 빛마을공동체 산촌유학 설명회 개최, (사)농산어촌유학 전국연합 사무처장이 내방하여 농촌유학에 대한 상세 안내

- 2020년 11월 7일, 산촌유학 교류회 실시, 하늘꽃마을 산촌유학과 빛마을산촌유학, 내명학교(평은면 내매,영주댐 수몰) 등이 모여 산촌유학 추진과 향후 연대방안 등 논의

- 2020년 11월 17일, 빛마을 산촌유학 지정신청 사업계획서 제출

하늘꽃마을 산촌유학

하늘꽃마을은 문수면 조제2리에 14가구가 사는 귀촌인 마을이다. 2010년, 자연 속에서 자녀들을 기르겠다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터를 잡고 마을을 건설했다.

필자는 2018년 7월 하늘꽃마을을 찾고 산촌유학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공동체라고 판단했다.

이에 2개의 그루경영체를 결성했고 산촌유학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하늘꽃마을 산촌유학을 결성했고 내안의숲 협동조합과 생활예술 협동조합을 별도로 설립해 활동했다.

처음 그루경영체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을 탐색하는 시기에는 산촌유학센터를 운영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망설였다.

“남의 자식을 어떻게 키우냐”며 포기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10년 전부터 산촌유학센터와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울주군 소호마을을 견학했다.

먼저 산촌유학센터를 운영해온 경험을 전해 듣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산촌유학센터를 운영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이후 과정은 빠르게 진행됐다. (사)농산어촌유학전국연합의 도움을 받아 농림부 지정 농촌유학센터가 되었다. 그해 하늘꽃마을 산촌유학은 농어촌희망재단으로부터 산촌 예술교육 지원사업으로 2천200만원씩 3년간 지원을 받게 되었다.

지역 주민들이 선생님이 되어 피아노, 바이올린 등을 가르쳐 소득을 올리고 유학생과 마을 아이들이 무료로 음악 공부를 한다. 자연 속에서 학원도 숙제 걱정도 없이 행복하게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에 마을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한편 산촌유학에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은 내안의숲 협동조합과 생활예술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두 법인이 각각 사회적기업가육성 창업과정에 지원해 합격했고 사회적기업가로서의 소양을 배우고 각각 3천만원, 2천500만원의 사업지원금을 받아 데크무대도 짓고, 숲카페도 짓는 등 사업에 필요한 것들을 장만하며 성장했다. 2019년에 각각 산림형(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으며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 5월에 하늘꽃마을 주민들이 기획한 축제가 열렸다. 해마다 주민들끼리 즐기던 축제에서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즐길 무대를 마련했다. 이날 영주시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우당탕탕 놀이터’가 개장해 장욱현 시장 등 많은 분들이 참여해 함께 즐겼다. 내성천 건너 학가산 푸른 숲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서 스무 명의 아이들이 합창하는 장면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그루경영체 지원사업을 통해 2019년도 11박 12일의 생태자립여행을 했고 2020년에는 심리학자 황상민 박사와 함께 ADHD공감워크숍과 일련의 심리상담 워크숍을 진행했다. 일상의 상호 관계에서 상처받는 상황들을 관조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훈련을 통해 성숙하고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자는 생각으로 기획한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행복한 유년의 기억을 남겨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공부했다. 현재 하늘꽃마을 산촌유학에는 9명의 유학생이 유학하고 있다.

유학비와 지원금으로 아이들의 생활비와 방과 후 활동을 지도하는 비용으로 쓰고 있으며 그 액수가 1억원이 넘는다. 대부분의 금액이 마을 주민들의 소득이 되고 있다. 영주의 첫 번째 산촌유학센터로 후발 산촌유학센터들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빛마을 산촌유학

문수면 월호2리 와현분교 터에서 18명의 도시청년들이 영주에 정착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인연을 맺고 경제적 자립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방안을 찾고 있다.

그 중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진 청년들을 중심으로 산촌유학 운영에 필요한 사항들을 챙겨 준비했다. (사)농산어촌유학전국연합 사무처장을 모셔와 농촌유학 지원사업의 취지와 세부사항, 운영방법 등을 컨설팅 받으며 센터 설립을 결심했다.

2020년 11월 17일 빛마을 산촌유학(대표 이희진)의 설립 신청서를 제출하고 출범했다. 빛마을 산촌유학은 현재 3명의 유학생이 전학을 마쳤고 2명의 희망 유학생이 내년 3월에 전학하기로 확약한 생태다.

빛마을공동체 산촌유학 자문회
빛마을공동체 산촌유학 자문회

빛마을 공동체 청년들은 산촌유학, 목조주택 건축, 키친팜과 식품가공을 주제로 2021년도 신규 그루경영체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산림청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의 지원을 통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창업을 하고 성장할 것이다.

자립하며 스스로를 고용하는 것이 목표다. 필자는 빛마을 공동체 청년들이 그루경영체 지원사업을 통해 창업하고 경제적 자립을 이뤄내고 나아가 더 많은 청년들이 영주로 내려와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 믿고 있다.

영주 주민인 그루매니저가 밀착 지원할 것이다. 영주가 좋아 영주에 살기 위해 내려온 청년들이다. 이들이 건실하게 정착하고 행복하게 지내도록 보살피고 이끌어줄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더 많은 청년들이 영주로 살러 오게 하려면 우선 이들이 제대로 자리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산촌유학은 센터 활동가들이 자식을 맡길 만큼의 신뢰를 부모들로부터 얻어야 하는 일이다. 유학 생활을 통해 변해가는 자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모들은 산촌유학센터 활동가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산촌유학센터가 아이들과 함께 행복해지는 이유이다.

유학생과 돌봄가정의 관계는 하숙생 관계와는 전혀 다르다. 진정한 유대를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가족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고 그만큼 보람도 큰일이다. 영주에는 지역사회의 미래를 걱정하고 교육환경을 위해 깊이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힘들고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제안한다. 뜻을 모으고 만나고 이야기하고 고민해보면 길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선 학교의 학생수를 유지하며 청년 가정이 이주할 수 있도록 정주기반을 조성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농촌과 산촌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산촌유학센터들에도 유학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전화위복이며 다행한 일이다.

산촌유학센터 설립 촉진 위한 시에 제안하는 사항들

지역 학생수 감소문제 해결방안으로서 산촌유학 설립과 운영 활성화를 휘해 다음과 같은 분야에 대한 우리 시의 지원정책을 제안한다.

첫 번째, 산촌유학 네트워크 구축 지원

산촌유학은 시작이 쉽지 않은 일이다. 지역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고민을 나눌 교육공동체를 형성해 힘을 모으도록 해야 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세부사항이다.

① 자발적 모임, 산촌유학의 설립과 운영 내용에 관한 홍보

② 산촌유학 가능 공동체 발굴 육성

③ 산촌유학 홍보, 활동 프로그램 개발

두 번째, 공공 산촌유학센터 설립

지금까지 산촌유학센터가 문수면에서 설립 운영되고 있으며 보다 절실한 순흥면, 단산면, 부석면의 산촌지구에는 20명 규모의 공공 산촌유학센터를 설치 할 것을 제안한다.

전북 완주군이 최근 공공 농촌유학센터를 설립 운영에 들어갔으며 운주교육공동체를 구성 산내들희망캠프 협동조합이 운영을 받고 있다. 국비와 지방비를 지원으로 공공 산촌유학센터를 짓고 이를 운영할 교육공동체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① 산촌지구 1개소 건립 및 위탁운영 : 순흥면 배점리, 단산면 단곡리, 부석면 남대리

② 지역 교육공동체 육성을 통해 운영주체 육성(완주군 운주 교육공동체 사례)

③ 농·산촌 활성화 센터 및 도농교류 역할 겸함

세 번째, 민간 유학센터 설립 촉진 지원

소구모의 산촌유학샌터 설립 운영을 촉진하기 위해 다음의 사항을 제안한다.

① 민간 농·산촌유학센터 시설지원: 센터 건립, 돌봄가정 리모델링 지원

② 조손가정 아동의 유학센터 입소 지원 “영주 손자 키우기” 실시

③ 공동 프로그램 개발

네 번째, 유학센터 운영 지원 방안 수립 시행

영주시 농촌유학지원조례가 제정 공표됐다. 이로써 농촌유학(산촌유학)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청년 귀촌지원의 일환이기도 한 농촌유학지원에 전향적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① 유학비 지원 : 학부모 부담 경감, 유학비 중 일부 지원(월 30만원 수준)

② 유학생 모집 홍보, 도시 지자체와 협력 추진

산촌유학을 해야 하는 이유

유학 아동들을 행복하고 건강한 영주인으로 키워내는 일이며 학교와 학생수를 유지하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붕괴 직전의 산촌 사회를 유지하는 절실한 사안이다.

또한 돌봄가정과 활동가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도시 아이들에게 ‘영주’라는 연고를 만들어 주는 일이며 산촌유학을 통해 영주와 인연을 맺은 가정이 영주로 귀촌하는 사례가 많을 것이다. 울주군의 사례가 그렇다.

이에 영주시의 지역별 학생수 감소의 문제를 돌아보고 산촌유학의 설립과 운영을 지원할 것을 제안하며 영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영주의 선비들이 뜻을 모아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글-산림일자리발전소 영주 그루매니저 심원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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