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승격 40주년 기념 언택트 포럼[3] 영주의 미래를 들여다 보다

우리고장 영주시가 올해 시승격 40주년을 맞았습니다. 본지는 시승격 40주년을 맞아 지난 4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보는 언택트(비대면) 포럼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시승격 40주년, 영주의 미래를 들여다 보다라는 주제로 지역오피니언 리더들이 각 분야의 의견을 7차례에 걸쳐 지면에 연재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오피니언 리더들의 연재가 끝나면 게재된 내용을 토대로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온라인(유튜브) 포럼도 진행 될 예정입니다. 만남을 통해 직접 소통하지는 못하지만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함께 의견을 공유하고 고민할 수 있는 이번 언택트 포럼에 지역민 여러분들의 많은 호응 바랍니다.

<온라인 언택트 포럼>
일시 : 202012월 중(추후 결정)
장소 : 영주시청 강당
내용 : 7차례에 걸쳐 지면에 게재된 내용을 토대로 라이브 진행
토론 : 각 분야별 오피니언 리더, 영주시장

연재 순서
[1] 프롤로그-영주시 승격 40년의 성과, 그리고 미래
[2]경제&산업 분야-영주발전을 이끈 산업과 미래 성장 동력은
[3]농업 분야-영주농업의 40, 지역경제의 기반이 되다
[4]교육&문화분야-선비인재 양성, 그리고 시대를 주도하는 문화활동
[5]관광 분야-문화유산과 관광, 지역 경제를 떠받치다
[6]복지&시민생활 분야-다함께 잘사는 영주, ‘복지안전특별시의 꿈
[7]에필로그-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시민과 함께라면 성공할 수 있다

 

인삼, 사과, 한우, 달걀, 부석태 등 점진적 발전
기후변화 대비 대체작물 체계적 연구 보급 시급
농민기본소득제 도입...소농에게 직접 혜택 줘야

애그리테크, 식량문제 해결 유일한 대안 부상
치유농업, 그린바이오 산업 발전도 뒷받침해야

글 홍연웅·동양대 안전공학부 교수
글 홍연웅·동양대 안전공학부 교수

영주농업은 전국을 대표하는 사과, 인삼, 한우, 계란, 도라지, 생강 등을 앞세워 조수입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동시다발적 FTA 추진 등 개방 확대로 수입 농축산물과의 경쟁 심화,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농가 경영비 부담 가중, 농업인구의 고령화, 은퇴농 증가와 청년 인력 부족, 기후 변화 등 산적한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민관이 적극 협력하고 대응해야 영주농업의 지속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본 글에서는 영주시 농업을 둘러싼 과거 40년간 성과와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영주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축산기술연구소
축산기술연구소
세계풍기인삼엑스포 유치 선포식
세계풍기인삼엑스포 유치 선포식
풍기인삼시험장
풍기인삼시험장
콩세계과학관
콩세계과학관

사람을 살리는 산, 사람을 살리는 농업
태백산과 소백산 남쪽에 자리잡아 화재(火災수재(水災풍재(風災)3재가 들지 않는 풍수명당 영주는 십승지지(十勝之地) 중 첫 번째 땅으로 일컬어지며, 소백산 기슭의 풍부한 유기물, 대륙성 한랭기후, 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沙質壤土)로 다양한 약초와 인삼·사과·복숭아·포도 등 생육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농업인과 영주시청 공무원, 농협 등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농업부문의 발전을 촉진해 온 결과 영주시는 전국 사과 생산량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최대의 사과 주산지로 발전했으며 인삼, 도라지, 한우, 달걀 등도 전국 대표 산지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전국 계란 기준가를 결정하는 7대 산란계 거점지역으로 발전했으며, 한우도 농사용 일소를 키우는 소농들이 선진 사양관리기술 도입으로 규모화·기업화 해 육우산업으로 발전했다. 유전적으로 다소 불안정한 부석태의 순계분리 작업을 통한 명품화 사업을 추진, ‘선비숨결 부석태, 선비숨결 서리태를 개발해 부석태 1로 국립종자원에 품종 보호 출원을 완료함으로써 농가 소득창출에도 기여했다.

특히 지역 농특산물의 연구개발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북축산기술연구소, 풍기인삼연구소, 과수시험장, 콩세계과학관 등을 유치해 미래먹거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사과, 포도, 고구마, 부석태, 인삼 등 지역농특산물의 6차산업화를 촉진하는 향토산업육성사업과 풍기인삼클러스터사업을 추진해 농가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2021년부터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과 소공인복합지원센터구축사업 추진, 세계영주풍기인삼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영주농업은 같이하는 가치를 즐기면서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로 향해 미래의 40년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비한 전략
기상청 통계를 분석하면 1980년부터 2019년까지 영주지역 기온은 연평균 0.033씩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 후에는 작물구성에 적지 않는 변화가 예상되며 영주농업의 핵심인 사과와 인삼의 재배지는 줄어들 것이 명약관화하다.

기후 변화에 적합한 새로운 작물에 대한 준비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올리브와 바나나 등이 제주도와 남해지역에 재배되듯이 열대과일이 영주에서 재배될지 모른다. 농산물 생산지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기후변화로 재배품종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결과 식문화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전망된다.

기후변화에 따라 원예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향후 자연재해의 강도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에 식량안보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 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겨 2050년에는 주요 곡물 가격이 최대 2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 변화로 가뭄, 태풍 등 자연재해의 강도가 심해지고 빈도가 잦아지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이것이 결국 전 세계 식량공급 문제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두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생태계의 변화인 것이다.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농업부문 대책은 민간차원보다 정부와 지자체 몫이 절대적이다. 간헐적이고 단편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농민기본소득제도 도입 검토
영주시 농가인구는 2020년 약 16천명에서 2030년에 14천명, 204012천명, 2050년 약 9천명으로 예상된다. 농가수는 2020년 약 7500가구에서 20307천가구 20406천가구, 20505천가구로 급감해 지역 소멸을 걱정해야 할 수준으로 악화될 전망이다.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영주시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 현상이므로 농촌·농업의 문제를 식량안보차원에서 바라보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농지 규모가 큰 일부 사람들에게 비례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인 직불금 제도를 개편해 농민 모두가 대상이 되는 농민기본소득제도를 전향적으로 도입해 소농들에게 직접 혜택이 되게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농촌경제가 살아나면 복지, 의료, 교육, 문화시설들이 다시 재생될 것이고 도시민의 귀촌이 증가할 것이며, 도시인구 분산으로 지역균형 발전에도 이바지할 전망이다.

애그리테크(agritech) 활성화 지원
전 세계적으로 농업과 첨단기술이 결합한 애그리테크(agritech) 트렌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고정밀 센서와 빅데이터 기술로 무장한 인공지능로봇이 활성화돼 농작물의 생육상태, 영양상태, 병충해와 미세한 일기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고, 유통 및 소비시장 정보와 실시간으로 연계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영농을 지원할 것이다. 인공지능기술은 농업생산성을 제고하고 각종 질병과 자연재해 예방은 물론 소비자의 행동과 생각까지도 분석할 수 있는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이를 통해 농업관련 산업의 재창조와 새로운 농업비즈니스 창출, 가치전달 모델의 재구성, 농산물 물류와 유통의 획기적 변화가 목전에 다가오고 있다. 최근 사용자가 급증하는 드론과 수 년 내에 실용화될 무인트랙터는 안전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돼 원격으로 농사를 짓는 풍경을 만들 것이다.

잡초제거, 파종, 수확 등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애그리테크 플랫폼 시대가 전개돼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로서의 농업(Farming as a service: FaaS)’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스마트팜 기술도 제약농장의 개념으로 고도화되고 정밀하게 설계돼 생산된 기능성 약용식물이 화학원료로 제조된 약품을 대신하는 시대를 열어줄 전망이다. 식물약품이 화학약물을 대체해 화학적 약물이 야기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영주시에 적용될 수 있는 애그리테크 분야는 인삼스마트팜 및 인삼스마트제약농장, 노지형태나 실내 형태의 스마트팜과 축산, 양계, 양어 등 거의 모든 분야이다. 에그리테크 시대는 로컬푸드의 개념이 없어지고, 국내산과 수입산의 구분이나 농업인과 비농업인의 구분이 없어질 것이다. 애그리테크는 농촌의 고령화와 세계 인구의 급증으로 인류가 직면한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이 세계 애그리테크 산업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농업환경과 기술변화에 대응하는 행재정적 지원과 법·제도·규제의 정비를 선제적이고 혁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낡은 농지법의 전면적인 개정, 무인농기계의 허가, 농업 데이터 표준화 및 공유를 위한 관련법 지원, 데이터의 신뢰성 및 안정성을 보장하는 제도 마련도 필요할 것이다.

농업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치유농업 육성
서유럽에서 20여 년 전에 시작된 치유농업(사회적농업)은 농가소득증대와 다각화에 적지 않게 이바지하고 있다.

유럽의 치유농업은 농장에서 농장주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치유나 고용 또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 정부나 지자체가 농장주에게 경제적 보상을 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영주시는 20148월 치유농업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치유농업발전연구회를 출범해 치유농업 교육, 연구 등 선구자적 활동을 추진했으나 중앙정부의 관심 부족 등으로 치유농업서비스산업의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한 것에 머물러 있다.

영주시가 내실을 도모하며 멈칫하는 사이에 중앙정부와 일부 지자체는 사회적농업 또는 치유농업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현재는 전국적으로 사회적 농장 30곳과 치유농장 수십 곳이 치유농업서비스산업에 진출해 농업을 통한 건강증진과 사회통합에 이바지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2020년에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했으나 유럽이나 일본의 농업과 보건 및 복지를 연계하는 수준까지의 제도화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주시는 세계적 치유 자원인 부석사와 소수서원, 국립산림치유원과 식치음식의 보고인 이석간경험방, 인삼 등 약용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치유농업의 최적지이다. 우리나라 치유농업 제1호 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국립치유농업진흥원과 국립장애인치유농업센터 유치에 민관이 함께 협력해야 할 것이며, 한국형 치유농업 모델을 정립하고 제도화하는데 영주시가 선도적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그린 바이오 소재 산업 육성
전 지구적으로는 인구의 급증으로 인해 향후 40년간 인류가 소비할 식량은 과거 8,000년간 소비한 식량에 버금간다고 한다. 그린 바이오는 생명공학기술을 농수산업 분야에 응용하는 개념이다. 가공되지 않은 1차 농산물에 바이오 기술을 가미해 기능성 소재와 식물종자, 첨가물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우리지역에는 인삼, 도라지, 생강, 사과, 계란 등 우수한 그린 바이오 소재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원물상태로 출하하거나 단순 가공에 그쳐 부가가치 창출이 크지 않다. 오죽하면 영농 수입 보다 자연재해가 발생해 보험금을 타는 것이 낫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일까?

향후에는 지역의 다양한 기능성 특산물을 상품화하여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지원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농특산물을 가공하는 소공인(대부분 식품제조가공업)은 농업과 기업지원정책에서 모두 소외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인삼 불모지인 스위스는 인삼을 가공해 건강 보조제 캡슐을 수출해 세계 인삼제품 시장의 15%를 점유하는 1위 수출국이다. 이것이 그린 바이오산업의 가치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향후 40년간 농업은 지난 수 천 년 동안의 발전보다 훨씬 더 큰 변혁이 예상되며, 생산에서 소비까지 농산업 모든 과정을 환골탈태시킬 것이다. 토지와 인력에 의존하던 농업에서 최첨단 시설과 인공지능을 장착한 종합지식산업으로 진화할 것이다.

미래농업은 농업의 전통적 기능에 사회복지, 문화관광, 그린 바이오 및 치유돌봄서비스(사회적농업) 등 융복합지식산업화로의 영역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영주시와 농업인들은 농업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