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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서각의 프리즘[177] 광신도권서각(시인·문학박사)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20.03.19 11:17
  • 호수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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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도(狂信徒·Fanatics)라는 말은 종교적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의미가 넓어져서 종교뿐만 아니라 특정 대상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그들이 따르는 대상은 보편적이지 않고 매우 좁은 의미로 특정되어 있다. 사회적 통념으로 보면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특성을 보인다. 그래서 말 그대로 광신도다.

광신도는 사회가 안정되지 못하고 불안할수록 그 수효가 많아지기 마련이다. 사회가 안정되고 평화로우면 굳이 특정 대상에 의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경제적 성장은 이루었지만 분단국가라는 매우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다.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이 잠복해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분단체제는 정치적 불안을 동반한다. 정치적 불안은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우리사회에 광신도가 많은 것은 분단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사회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재산과 수입을 특정 대상에 바치고 노예처럼 사는 광신도를 흔히 불수 있다. 자기에게 아무 이득이 되지 않는, 특정 정치집단을 절대적 믿음을 가지고 따르기도 한다. 사실에 대한 검증 없이 자기가 지지하는 진영에서 나온 가짜뉴스를 믿는다. 사회통념이나 상식과는 거리가 먼 광신도라 할 수 있다.

우리사회의 존망이 걸린 코로나19 문제로 온 나라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을 때 이를 자기의 믿음에 이용하는 이들도 광신도라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시진핑이 선교사를 탄압해서 하느님이 중국에 코로나가 오게 했다고 한다. 미국을 맹신하고 중국을 혐오해서다. 어떤 이는 문재인 탄핵 집회에 참석하면 걸렸던 병도 낫는다고 한다. 어떤 이는 ‘문재인 폐렴 대구시민 다 죽인다’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한다. 현 정권에 대한 혐오다. 특정 대상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특정 대상을 혐오하기 때문이다.

광신도는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치료의 대상이다. 그가 믿는 대상에 대한 믿음이 논리를 초월한 맹목적인 믿음이기 때문이다. 요즘 티브이에 자주 나오는 개 행동 교정 전문가가 있다. 흔히 개통령이라 부르는 이다. 사납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개도 이 사람만 가면 그 행동이 교정되어 신기할 정도로 착한 개가 된다. 그가 개를 대하는 태도는 개를 완전히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인자하기 그지없다. 가끔 사람의 잘못된 행동도 이렇게 바로잡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갖기도 한다.

개통령은 미친개도 정상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아마 그렇게 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떤 전문가도 광신도를 보편적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돌아오게 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광신도를 정상으로 되돌리기는 멀쩡한 사람을 광신도로 만들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개통령처럼 유능한 상담가가 와도 소용없을 가능성이 크다.

광신도를 치유하기 위한 방안은 한 가지뿐이다.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 누구나 자유롭고 정의롭고 공정한, 그리하여 평화로운 사회가 되면 굳이 광신도가 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정치권이 권력다툼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정치인들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광신도들을 비판하고 질책하는 것보다 평화로운 사회를 이루는 쪽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광신도는 대개 평화보다 분단과 혐오를 택한다는 것이다.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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