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 임곡1리, 두부·순두부 먹으며 대보름 축제 열어
어르신 60여명 삼겹살 불고기 먹으며 윷놀이 즐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으로 인해 정월대보름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된 가운데 부석면 임곡1리(이장 김원상) 숲실마을 사람들은 “부석태 콩음식으로 코로나를 물리치겠다”며 대보름 축제를 성대하게 열었다.

이날 행사는 1부 마을 정기총회, 2부 부석태로 만든 콩음식 점심, 3부 돈불 먹으며 윷놀이 순으로 진행됐다.

김 이장은 “이번 대보름 축제는 외부 인사나 출향인들 고향방문 없이 마을사람들만 모여 간소하지만 실속이 있는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며 “부녀회장님과 상의하여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에 으뜸인 콩음식 위주로 점심 준비를 하고 호흡기를 청소한다는 돼지고기 삼겹살 구이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분연 부녀회장은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에 좋은 음식 첫째가 ‘콩’이라고 나와서 ‘부석태’가 번쩍 떠올랐다”며 “회원들과 상의하여 콩 두 말로 두부와 순두부를 만들어 점심상을 차렸다”고 했다.

김우현 전 이장은 “예로부터 괴질이 돌면 ‘콩 삶은 물’을 차 마시듯 마시고, 돼지비개로 호흡기를 씻어 내리는 민간요법이 있었다”며 “오늘 우리부녀회에서 준비한 두부·돼지고기 음식은 코로나 예방에 딱 좋은 음식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부석태를 세상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익(75) 전 전 이장도 “선대 어르신들이 말씀하시기를 황기, 인삼, 감초, 도라지, 콩, 팥, 생강 등이 (우한 폐렴과 같은)괴질(怪疾)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 중 우리가 쉽게 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콩’이다”라며 “늘 먹는 된장, 청국장, 두부, 순두부, 콩밥, 대보름오곡밥, 동지팥죽 등이 코로나 예방에 좋다고 본다. 또 예로부터 괴질이 들어오지 못하는 곳을 승지(勝地)라 했는데 아마도 임곡1리가 100승지 중 1승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윷놀이는 한편에 30명씩 양편 60여명이 하루 종일 다투고 웃으면서 정월대보름을 즐겼다.

임곡1리 부석사 남서쪽에 있는 마을로 조선 때는 순흥부 삼부석면의 중심지였고, 후기에는 봉양면 소재지이기도 했다. 또 부석사 인근에 있는 마을로 절을 섬기고 지켜온 마을이다.

구한말과 일제의 역사 속에서 절은 어려움에 처했다. 이 무렵 1945년 창립한 정토계(淨土契,부석면 유지로 구성)는 부석사를 후원하는 단체로 지금까지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상익(임곡1리) 현 정토계 회장은 “정토계 선배회원님들 말씀에 의하면 조선말 이후 부석사가 어려움에 처했다”며 “일제와 6.25를 겪으면서 절이 존폐 위기를 맞이했을 때 정토계에서 논 5마지기를 절에 희사(喜捨)하는 등 부석사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원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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