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장수면 성곡1리 이장 선거 풍경

3명이 출마해 정견 발표 후 투표로 선출
신임 이장 ‘화합하는 성곡1리 만들겠다’ 다짐

농촌지역이 초고령화로 접어들면서 이장 업무를 수행할 젊은이가 없는 것이 보통마을의 현실임에도 3년 임기의 마을이장 선거에 3명의 후보가 출마해 100여명 주민들이 투표로 이장을 선출하는 행복(?)한 마을이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10시 장수면 성곡1리 마을회관에서는 마을총회를 겸한 이장선거가 실시됐다. 50평 가량의 2층 회의실에는 150여명이 만원버스 만큼이나 들어차 있었고 김영호(82)마을회장의 주관으로 임원선출과 정관변경 등이 이뤄졌다.

먼저 성곡1리 마을회장에는 우성만(77)전 이장이 만장일치로 선출됐고 부회장에는 본 마을에서 1km 떨어진 못골 마을의 황위락씨가 당선됐다.

감사에는 신동규씨와 김시대씨가 결정됐고 회계에는 이재욱씨가 연임됐다. 부회계는 신현문씨가, 서기와 부서기에는 이재근씨와 김명순(여)씨가 각각 당선됐다. 또 새마을지도자는 이장이 지명키로 했으며 이장 임기는 3년마다 투표로 결정키로 명시했다. 이장 등의 불신임안이 나올 경우 마을회장이 임시총회를 열어 참석인 과반수 이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투표방법은 가구당 1표를 원칙으로 하며 2018년 11월 말 현재 성곡1리에 주소를 두고 살아온 사람에 한해 자격을 주기로 결정을 하면서 결격 사유자에게 즉석통보를 해주기도 했다.

투표에 앞서 정견발표에 나선 기호 1번 여오진(63) 현 이장은 “6년간 마을을 이끌어 오면서 완성하지 못한 마을회관 신축문제 등 마을발전에 미진한 부분을 완성하고 주민여러분들의 심판을 받고자 다시출마하게 됐다”며 “3선에 오를 경우 마을발전과 화합을 위해 남은 열정을 바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기호 2번 남효원(64)후보는 “먹고살기 바빠 소홀한 점이 많았다. 동민 여러분들의 뜻에 따라 마을발전의 방향을 정하는 한편 마을회관 신축에는 철저한 감독으로 부실시공을 막고 마을 어르신들의 뜻을 적극 반영하는 능력 있는 이장이 되겠다”고 했다.

3명의 후보 중 가장 젊은 기호 3번인 김경구(58)후보는 “260여명의 주민들이 가족같이 화합 단결하는 성곡1리 건설에 역점을 두고 마을공동사업으로 주민 모두가 잘사는 부자 성곡으로 이끌겠다”고 피력했다.

기표소도 투표함도 없는 투표가 개시되면서 6명의 선거관리위원들은 신분증으로 본인임을 확인했고 투표용지를 받아든 유권자들은 창고 안에서 지지하는 후보에게 기표를 한 뒤 라면상자를 찢어서 만든 투표함에 넣고 퇴장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투표마감 시간인 오후1시가 되면서 투표함을 열고 후보별로 집계 한 결과 131명의 투표권자 중 107명이 투표에 참가했고 51표를 얻은 기호3번 김경구 후보가 신임 이장으로 당선됐다. 신임 김 이장은 당선소감 발표에서 “주민 여러분들의 뜻은 물론 낙선하신 두 분의 고견도 충분히 듣고 마을발전과 번영, 주민 화합과 단결에 최선을 다해 살기좋은 성곡1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투표를 마친 주민들은 10여 명씩 모여 술잔을 기울이면서 “비만 오면 돌산에서 엄청난 량의 석분이 떠 내려 오면서 수해를 부르고 있고 100톤 이상의 돌을 실은 대형차들이 꼬리를 물고 다니고 있어 소형차를 몰고 다니는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데 단속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채석장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놨다. 또 “돌산에 주소를 두고 있는 10여 명이 모두 참석했다. 누구를 지지하겠는가. 신임이장과 주민들이 똘똘 뭉쳐 석산(石山)횡포에 맞서야 한다”는 등의 설왕설래가 이어졌고 모 후보와 돌산관계자와의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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