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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영주예술문화, 돌파구 찾아야
  • 오공환 기자
  • 승인 2019.12.27 06:36
  • 호수 745
  • 댓글 0

영주예총 예술포럼, 상생발전 고민
시민회관 위탁 탈락이 위기감 불러

“문화와 예술은 하나이지 둘일 수는 없습니다. 예술회관 하나 없는 영주시가 문화예술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이는 지난 15일 오후 4시 영주시민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주미래를 위한 예술 포럼’에서 나온 말이다. 지역문화예술인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포럼에서 발표자와 토론자, 예총관계자들의 발언에서 지역 문화예술의 위기감이 진하게 묻어났다. 최근 영주시민회관 위탁관리 단체가 영주예총에서 영주문화원(이하 문화원)으로 바뀌게 된 것이 이같은 위기감을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공간 확보가 예술문화 활성화의 기본이지만 보따리를 싸서 여기저기 옮겨 다녀야 할 처지로 전락했다는 점도 지역예술활동의 위축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시민회관은 3년 마다 문화원과 예총이 위탁관리를 두고 경쟁을 해오다가, 2012년 영주문화원이 영주문화예술회관 옆에 청사를 지어 이전한 이후 2014년부터 예총이 관리해 왔다.

이날 예총관계자는 “문화원은 자신들만의 청사가 있는데…” 하며 안타까워하면서, 지금까지 해 오던 사업 운영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동안 시민회관의 운영에서 긍정적이 평가를 받아왔던 예총은 ‘마당놀이 덴동어미’, ‘꿈의 오케스트라’ 등의 직접 운영뿐만 아니라 산하 8개 협회의 예술아카데미 활동으로 시민들이 찾는 시민회관을 만들어 왔다.

즉 회원들이 시민회관을 자유스럽게 드나들며 각종 공연 연습과 예술활동을 벌여 왔지만 운영권이 영주문화원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일정정도의 통제나 제약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우리고장의 주요 문화예술 공간으로는 영주문화관광재단과 함께 있는 영주문화예술회관, 영주관광문화재단이 입주해 있는 148아트스퀘어 그리고 영주시민회관이 있다. 영주문화예술회관은 시가 직접 관리하고 있고 148아트스퀘어는 영주문화관광재단이 입주해 적극적으로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남는 문화예술공간은 시민회관이 유일하고, 이 공간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두 단체가 갈등을 빚고 있어 새로운 상생의 대안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이젠 문화예술공간을 위탁관리사업의 수익점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 부흥 차원에서 관리되고 활용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본지는 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을 그대로 싣는다. 예술포럼에 대한 전체 영상은 유튜브 ‘영주TV(영주티비)’에서도 볼 수 있다.

오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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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진<영주예총 부회장>

영주예총이 나아갈 길<송재진>

영주예총이 시민들과의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했던 시민회관 위탁사업이 내년부터 문화원으로 이관되게 됐다. 공연장과 전시실, 회의실 등을 갖춘 시민회관은 지역 예술인들은 물론 문화 예술을 향수할 시민들에게도 매우 소중한 장소이기도 하다. 예총은 공연, 전시, 강연 등 생산자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소비를 촉진하는 촉매자로서의 역할 또한 훌륭하게 소화해 냈음은 지난 6년간의 운영 실적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특히 시민회관이 예술인들에게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던 것 중의 하나가 열린 연습공간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공연의 완성도는 연습의 빈도가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 물밑 활용도부터 당장 차질을 빚게 됐다. 이제 시민회관은 경쟁에 의해 운영주체를 선정할 것이 아니라, 직능과 기능에 따른 적합도로써 합리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에 다다랐다고 하겠다. 시민들께서도 불구경하듯 지켜보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발언해 주실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경북도내에서 예총회관을 운영하는 지역은 구미와 포항 두 곳이다. 구미는 독립공간인 예갤러리까지 운영하고 있고, 포항은 올해 동빈항 한켠에 회관을 신축했다. 도시의 규모 면에서 당연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이는 그 지역의 문화예술 마인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로 이해된다. 그 외 지역의 예총은 모두 공공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특히 경주는 경주예술의전당 지하층에 예총산하 8개 지부 사무실이 동시에 입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영주의 경우, 사무실 공간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그동안 시민회관을 위탁운영하면서 구미나 포항처럼 시민회관을 곧 예총회관처럼 생각하며 자부심을 키워 나왔다는 점에서 심리적 타격을 입었다고 볼 수 있다. 시민회관은 생산공간이자 곧 소비공간이다. 이러한 매카니즘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조직이 예총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단순히 사무실 공간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회관 본연의 목적이 희석되지는 않을까 하는데 대해 더 우려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어느 지역이든, 문화원과 예총간의 길항 현상이 심심치 않게 목도 된다. 그러나, 민관 합동의 노력으로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지역도 생겨나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와 부천시의 경우에서 영주의 상황을 다시금 비춰보게 된다.

동두천시의 경우, ‘문화와 예술은 하나’라는 기치 아래 서로 단체장을 명예고문으로 위촉하는 등 단체 간의 화해의 물꼬를 트고 있다. 나아가 각종 문화예술행사의 중복된 부분을 정비하고 사업주체를 명확히 해 갈등소지를 근원부터 차단해 나갔다. 고유한 사업영역을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서로 지원해주기로 협약을 맺었다. 중복사업 감축으로 절감된 예산은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 개발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부천시의 경우에도 비슷한 성격의 행사부터 통폐합하는 수순부터 밟아나갔다. 부천문화원은 30년 역사의 백일장은 존속시켰지만, ‘도원미술제’, ‘음악회’등은 예총으로 사업을 이관했다.

단체 성격에 맞지 않는 ‘궁도대회’(10년간 개최) 또한 최근 설립된 궁도협회로 이관했다. 이러한 결단들이 두 단체 간의 합의로만 이루어질 수만은 없는 노릇. 문화원, 예총, 시민단체 전문가, 공무원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부천시문화예술위원회’의 중재노력이 뒤따랐다. 이들은 매월 한 번씩 정기모임을 갖고 다년 간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나왔던 것이다.

영주예총 또한 기존의 사업을 더욱 심화해나가야 함은 물론, 문화원과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먼저 ‘소백예술제’와 ‘소백문화제’의 통합을 거론해 볼 수 있다. 예총이 운영하는 ‘생활예술제’ 역시 문화원 사업과 중복되는 감이 없지 않다. 

생활예술 분야는 문화원의 사업취지에도 부합하므로 면밀히 검토하여 이 역시 통합할 수 있다면 하는 게 좋을 듯하다. 다만, 행사 자체는 어느 단체가 맡아도 상관없지만, 이들을 지도하는 영역인 생활예술 교육 분야는 예총 소속의 전문가들의 몫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처럼 하나의 사업에도 두 단체의 이해가 동시에 작동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영주시는 더 이상  문화와 예술을 분리, 경쟁구도를 고착시켜나가서는 안될 것이다. 동두천시의 혜안을 떠올려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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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우<영주예총 수석부회장>

지역사회를 위한 예술인의 역할<김덕우>

① 통영은 사람을 팔고 있다. 거리 예술인의 이름을 붙여 호객행위를 한다. 유치환, 김상옥, 박경리, 윤이상, 전혁림, 이중섭. 그리고 곳곳에 이분들의 상(像)을 만들고, 또 어떤 가게엔 이분들의 얼굴이 있는 깃발을 걸어두었다.

이분들은 통영 출신도 있지만, 이곳을 거쳐 간 이도 있다. 하지만 모두 통영 사람이다. 그래서 이제 통영은 이순신의 통영보다 인문학의 성지가 되었다.

통영보다 더 한 곳도 있다. 이효석을 팔고 있는 평창이다. “메밀꽃 필 무렵”이란 단편소설 하나로 1년 내내 장사를 한다. 또 한 곳은 벌교이다. 이곳은 아직 살아있는 인물인 조정래를 판다. “태백산맥”이란 소설로 근대사의 중심으로 만들고 있다.

② 도시는 이미지를 판다. 그 이유는 이제 관광은 모든 도시의 화두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미지는 보는 방식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사람들은 마음속에 있는 이미지와 일치하는 특정한 풍경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지만, 자신들에게 정형화 되어 있는 이미지와 일치하지 않는 여타의 풍경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아예 보지 않게 된다고 한다.

알고 있는 것이나 믿고 있는 것은 사물을 보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 구축은 ICT산업과 바로 연결 된다. 하지만 기술력만 가지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의 중요성을 얘기한 것도 이런 연유이다.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 자료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즉 영주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꺼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이러한 기반 자료는 누가 만들어낼 수 있을까? 물론 영주를 잘 아는 영주 시민이고, 그 중에서도 이미 영주를 이미지화하기 위해 고민해 온 영주의 예술인이 적격이다. “영주”라는 브랜드 완성에 영주 예술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③ 영주 예술인들은 이미 많은 일을 해 왔다. 사진작가들은 개인적인 작업으로 영주의 풍경을 작품으로 완성하기도 했지만, 관광 사진전 운영을 통해 영주의 이미지를 많이 확보를 하였다.

미술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영주를 소재로 한 전시회도 하였고, 영주의 물길을 그림과 글로 정리하여 한 권의 책을 남기기도 했다.

또 문인들은 영주의 문화와 역사 또는 인물들을 끊임없이 글로 남겼고, 연극인들은 그 인물들을 다양하게 극화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무용가들은 무용으로 올렸고, 연예인들은 노래를 짓고 불렀다. 콘텐츠의 기반 자료는 벌써부터 준비해 놓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개중에는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의 지원을 받아 규모 있게 진행한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자금을 마련해 작품을 만들었다. 그것은 작품을 만드는 일은 그들의 삶의 일부였고, 예인으로서의 작가 정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작가들의 삶은 그렇게 넉넉지 않다. 그래서 농담 삼아 이야기를 한다. 지금 이분들의 작품을 사 놓으면 큰돈이 될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처럼.

④ 예술은 현재의 문화를 바탕으로 꽃을 피운다. 과거의 예인들이 현재의 문화를 만들어 주었다면, 현재의 문화는 예인들에 의해서 미래의 문화를 창조해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를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예인들의 작업은 쉽지가 않다.

현재 전국적으로 관광 산업을 내세우며 콘텐츠 개발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 예인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곳이 지름길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 지역을 가장 잘 살피고 있는 인물들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의 영주를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지금 우리의 옆에 살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 유튜브 ‘영주TV’를 검색하시면 ‘영주 미래를 위한 예술포럼’ 전체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공환 기자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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