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전용공간이 없어 문화의 거리나 가흥2동 한절말공원에서 열린다
목조건축물 활용에 청소년 참여위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청소년의 의견이 반영된 삼각지 분수
청소년들의 시정책참여

청소년들은 말한다. 청소년을 위한 것에 청소년의 눈높이로 바라보았는가를, 그리고 어른들의 생각만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청소년들도 지역에서 살아가며 불편하고, 필요하고, 바꾸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서 자신들이 말하면 들어줄 것인가를 묻는다. 이에 우리고장 청소년들이 바라는 영주는 무엇인지를 알아보려 한다. 그리고 청소년의 제안에 귀 기울이고 환경을 만들어주며 지원하는 타 지자체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교육에서 벗어나도 편히 머물고 쉴 곳 어디
걱정하는 어른, 청소년 위한 관심과 지원은

2017년 12월 말 영주는 ‘아동친화도시’로 인증을 받았다. 아동복지법에서 ‘아동’은 18세 미만으로 자신을 비롯해 부모의 성별,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 유무, 출생 지역, 인종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않고 자라야 한다(제3조)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의 건강과 복지증진에 노력해야 하는 한편 이를 위한 시책을 시행해야 한다(제4조).

현재 영주는 점점 더해지는 고령화에 따른 맞춤형 지원과 인구감소로 정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동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주시도 청소년과를 아동청소년과로 이름을 변경하고 아동친화도시로의 꾸준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동과 아동의 부모가 만족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보인다.

저출산 극복으로 인구증가를 위한 기업과 기관, 다양한 정부혜택까지 더해지고 영유아와 초등저학년을 기준으로 한 시설과 지원환경은 비교적 느리지만 하나둘씩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과 관련 없이 학업에 지친 청소년을 위한 시설지원과 혜택에 대부분 시민들은 ‘글쎄요’라는 답을 말한다.

지금까지 지역청소년은 자신들이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을까. 그렇지는 않다. 불편함을 말해왔고 원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다른 어떤 것보다 미비했다.

▲ 시설은 있지만 청소년 눈높이인가
청소년은 청소년기본법에서 법적 청소년을 9세 이상 24세 이하이며 모든 상황에서 청소년의 기본적 인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에서 청소년은 만 19세 미만인 사람을 뜻한다.

올해 영주시는 지난해 416억2천800만원에서 올해는 505억9천900만원으로 아동예산을 늘렸다. 하지만 청소년들을 위한 환경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현재 운영되는 청소년시설의 경우에 청소년문화의집은 타 지자체의 청소년문화의집과는 차이점이 있다. 1층부터 넓고 환한 열린 공간으로 청소년이 쉬고 머무를 수 있는 장소라기보다는 프로그램과 동아리에 참여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부모들과 청소년전문가는 청소년시설 구조로는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고도 말한다. 무엇보다 청소년시설로는 크지 않은 규모에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함께 들어서서 운영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청소년의 입장에서 생각했다면 청소년수련원도 첫 시작을 청소년수련관으로 이용이 편리한 시내지역에 건립해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과 청소년전용공간으로의 활용도를 높여야 했다.

한 청소년관련 전문가는 “열정이 가득하고 활동적인 청소년들을 위해 타 지자체처럼은 아니더라도 청소년문화의집에 탁구대라도 설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들어지질 않았다”며 “어른이고 그래도 청소년과 소통하는 사람이 제안했는데도 고민해보지 않는데 선거표가 없는 어린 청소년들이 말하면 들어줄지 안타까운 마음만 들었다”고 했다.

초등 1학년과 10대 청소년 2명을 키우는 학부모(가흥동)는 “청소년기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들의 모임에서도 청소년이 방과 후나 주말, 방학 등에 쉬고 머물 곳이 없어 PC방이나 만화방을 간다”며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이 말하기를 청소년시설이 시내에 있고 1층에 다양한 게임과 놀이시설, 노래방 등이 있어 부모도 안심하는 환경으로 청소년들이 여가를 즐긴다고 말해 부러워했다”고 말하면서 학업에 지친 청소년들이 잠시라도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장소가 생기기를 희망했다.

▲ 청소년이 제안하고 반영된 사례
그래도 아동친화도시와 더불어 영주는 이제 청소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청소년의 의견을 조금이라도 듣고 반영하기 위한 기회를 늘려가고 그들의 제안도 귀담아 들으며 청소년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주에는 현재 초중고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 등 38명으로 구성된 아동참여위원회와 중고생 20명으로 구성된 청소년참여위원회, 중고생 25명으로 구성된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단체를 통해 지난해 청소년들이 제안하고 반영된 사례를 살펴봤다. 아동친화도시 인증준비와 함께 구성된 아동참여위원회는 지난해 삼각지마을 물놀이 시설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의 도움으로 6.13 동시지방선거후보자에게 전하는 아동관련 공략에 대해 토론의 자리를 가졌다. 올해 14기인 청소년참여위원회는 그동안 영주시 청소년 관련 정책에 대한 의견 제시와 모니터링, 청소년 관련 캠페인 개최와 참여, 도내 시·군 청소년참여위원회 연합활동에 참여해왔다.

지역사업에 대한 제안으로는 △번화가 등 유동인구 밀집지역 쓰레기통 설치, △스쿨존 지역 불법주차 차량 단속, △청소년문화시설 부족 및 기설치 시설 이용 시 비용 할인, △축제 홍보활성화 및 축제 프로그램 다양화, △대중교통 이용시 고객의견 수렴 창구마련, △청소년증 의무적 발급(학생증과 병행발급, 우편안내), △교내에서 진행하는 진로특강을 진로특강 신청제로 개선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는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매년 ‘아나바다 장터’를 연다. 이 행사는 먹거리, 재활용 나눔, 체험 장터, 재능기부공연으로 경제, 환경, 나눔의 의미를 생각하고 판매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소외계층에 환원하고 있다.

제안해 반영된 사례로는 멀티인터넷실의 의자파손으로 교체요구와 헤드셋 필요성을 제시해 의자교체와 헤드셋이 구비됐다. 또 갑자기 비나 눈이 올 때 필요한 우산을 대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놓아 ‘우산대여제’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중이다. 특히 관내 청소년연합모임이 주민참여예산으로 제안한 청소년 ‘1020문화ZONE’ 행사가 반영되지 않아 아동청소년과에서는 청소년 어울림 마당사업으로 확대해 예산을 편성했다.

▲ 청소년시설 관심 기울이기 시작
최근 영주에는 시민들이 나서서 청소년에 대한 적은 관심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단체, 모임에서 지역의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영주시의회에서는 돌봄과 놀이, 문화, 체육시설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족센터 건립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영주시의회 의원들은 가족센터보다는 청소년센터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고 영주시 담당자는 청소년복합센터에 대해서도 협의해 추진 중임을 밝혔다.

청소년복합센터 건립과 시설에 대한 효율적인 운영을 살펴보고자 영주시 관계부서와 영주시의회에서는 최근 경기도 화성시와 경남 사천시 청소년시설을 방문한 바 있다.

청소년이 다양한 의견을 제안해도 모든 것은 어른들이 그에 따른 환경을 만들어 나간다.

이에 본지는 앞으로 지역 청소년이 제안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주민자치위원회가 나서고, 지자체가 적극 청소년 맞춤형 복지를 이끌어가며, 청소년의 전용공간으로 활용을 넓혀나간 사례로 당진시 주민자치위원회와 군산시 아동친화적인 환경, 사천시청소년수련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김은아/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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