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 공백 줄어들 듯
소득 상관없이 1~6학년생 누구나 이용가능

우리고장에도 아이와 부모들을 위한 첫 ‘다함께 돌봄센터’(이하 돌봄센터)가 문을 열었다.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가흥1동 한그린목조관(국내 최고층 목조건축물, 5층) 1층에 들어선 돌봄센터는 영주시 직영으로 운영돼 부모 소득에 상관없이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열린 개소식에는 이용아동과 학부모, 인근 아파트경로당 어르신들, 기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돌봄센터 현판식과 축하공연, 감사편지 낭독, 덕담릴레이, 시설관람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현판식은 지난달 1일부터 이용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설문조사를 통해 ‘희망나무 마을돌봄터’라는 이름을 선정, 정식현판을 게시해 의미가 남달랐다.

지난 한달여 간 돌봄센터 운영에 대해 학부모들은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1학년과 3학년 아이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집 가까이에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좋은 시설을 갖춘 돌봄센터가 생겨서 든든하다”며 “방과 후에 아이들을 걱정하는 일이 줄어들어 마음을 놓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날 돌봄센터 이용아동들은 개소식에 함께한 후 다락방으로 이동하고 “(돌봄센터에서)재밌었어? 즐거웠어?”라고 묻는 어른들의 말에 “네~”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덕담릴레이에 장욱현 시장은 “인구문제, 아이문제는 간단한 것이 아닌 것 같다”며 “마음껏 뛰놀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중호 시의회의장은 “아동친화도시로 하나둘씩 시작되는 것 같다. 아동들은 마음껏 뛰놀고 부모들은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김점섭 교육장은 “아동친화도시에 맞는 시설이 앞으로도 제2, 제3 건립으로 좋은 장소에서 꿈과 끼를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약용자원연구소 김만조 소장은 “장소운영에 불편함이 없도록 협조하겠고 힐링관련 연구를 많이 하고 있어 학부모와 아이가 힐링할 수 있는 자연프로그램을 적극 만들어가겠다”고 인사했다. 한편, 영주시 다함께돌봄센터는 초등학생 방과 후 아이들의 안전한 돌봄을 위해 영주시가 처음 조성한 시설이다.

지난 5월 1일부터 이용아동을 모집해 현재 43명의 아이들이 돌돔교사들의 지도아래 친구들과 자유롭게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곳에는 영주시에서 채용한 센터장과 코디네이터가 1명씩, 시간제 돌봄교사 2명이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아동들의 출석체크도 하고 간식도 챙겨주며 함께 시간을 보낸 후 아이들의 시간에 맞춰 학원에 보내기도 한다. 부모는 월 3만 원 정도의 간식비만 부담하면 된다. 돌봄센터에서는 학부모나 시민을 대상으로 재능기부도 상시 모집 중이다.

[소감의 말] 가흥초교 2학년 김민서 양
“엄마아빠는 영주에 사는 주민들과 친구들을 위해 일하고 계셔서 학교를 마치면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돌봐주세요. 할머니, 할아버지 힘드실까봐 학원도 다녔어요”

친구와 함께 돌봄센터에 오게 된 김민서 양은 이곳에서 지낼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새로운 친구도 사귀게 되었다고 했다.

“돌봄선생님은 우리들과 놀아주고 간식도 만들어주세요. 혼자서 하는 숙제는 재미가 없는데 이곳에서 하는 숙제는 쉽고 재미가 있어요”

집에서는 층간소음 때문에 시끄러울까봐 조심조심 다녔다면 이곳에서는 마음껏 뛰어다닐 수도 있다는 민서양은 요즘 돌봄센터에서 줄넘기 2단 뛰기를 연습해 3번 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민서 양은 “우리 동네에 학교를 마치고 갈 수 있는 ‘희망나무 마을돌봄터’가 생겨 정말 행복해요”라며 예쁜 공간을 선물해준 장욱현 시장과 산림약용연구소 소장, 아이들을 돌봐주는 돌봄교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다른 동네 친구들에게도 다함께 돌봄센터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그러시는데 우리가 사는 곳은 아동친화도시래요. 앞으로도 쭈~욱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주세요”

[소감의 말] 학부모 이선옥 씨
“영주로 시집을 와서 결혼한 지 11년이 됐고 서영석(영일초4), 현석(영일초2), 규석(6.중앙어린이집)이 아들 셋을 둔 엄마입니다”

이선옥(39.영주동)씨는 첫째 아들이 18개월에 어린이집을 갔을 때부터 지금까지 일을 해온 워킹맘이다. 그녀는 어린 세 아들을 키우며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했다.

“아이가 어렸을 땐 어린이집이 있어 감사했어요. 그러다 첫째아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 어린이집과 달리 수업을 일찍 마치니 학원으로 돌고 돌아야했지요. 위기였어요”

학교돌봄을 이용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는 이씨는 둘째가 학교를 가면서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오면 엄마가 없는 공백시간을 휴대폰 유튜브 시청으로 시간을 보내 걱정이 많았다.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은 둘째에게서 휴대폰을 뺏어 부순 일도 있었다고.

“어떻게 할까? 지금 일을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아이들 옆에서 일일이 돌보는 육아맘으로 돌아와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어요. 이런 고민을 듣던 친구가 가흥1동에 일반가정을 위한 돌봄센터가 생긴다고 말해줬지요”

몇 달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이씨는 문을 열기 전 시설을 둘러보면서 먼저 채광 좋은 시설과 편안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단다. 그리고 여러 명의 교사가 있고 매일 프로그램까지 운영된다는 사실에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고 등록을 결심했다.

“학교생활이 힘들어 늘 전학시켜달라고 하고 집에 일찍 오고 싶다는 현석이에게 돌봄센터는 엄마품처럼 편안한가 봐요. 이제는 집에 오기 싫다고 하네요. 내가 일을 하는 동안 현석이는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매일 줄넘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간식도 먹으면서 유튜브 게임세계에서 방황하지 않고 신나게 놀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지요”

친절하고 꼼꼼하게 돌보는 돌봄교사들은 워킹맘에게 너무나도 고마운 존재라는 이씨는 다가오는 여름방학이 이제는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일한다는 건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미안한 일이 되는 것 같았어요. 돌봄센터는 나와 같은 엄마에게 울타리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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