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외연수비 6천400여만원 전액 삭감
외유성 연수라는 비난 큰 부담 작용한 듯
시군의회 연수 취소 속 한푼도 없어 “주목”

최근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접대부를 요구한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추태가 드러나면서 올해 공무국외연수비용을 전액 삭감한 영주시의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의 대부분의 시군구의회가 국외연수 예산을 세웠지만 공교롭게도 영주시의회는 한 푼의 예산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당초 2019년 예산안에 1인당 460만원에 해당하는 공무국외연수비 6천440만원을 세웠지만 지난해 연말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이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의회는 자신들의 국외연수비를 삭감하면서 공무원 업무관련 해외연수비 2억 4천750만원을 비롯한 연수비용 대부분도 전액 삭감했다. 서민경제가 어려운 만큼 행사성, 일회성인 경비를 줄이고 주민생활과 직결된 곳에 예산을 집중하기 위해서 라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이 같은 예산 삭감은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이뤄진 일본 후지노미야시 방문 연수에 대해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알아본다는 명분으로 다녀온 일본 연수에 대해 몇몇 의원들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고 느낀 점을 상세히 올렸지만 ‘비싼 돈 들여 일본까지 간다고 저출산, 고령화 대책이 나오느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오히려 역효과를 본 셈이다. 그만큼 의원들의 국외연수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의원 14명 전원이 참여한 일본 연수는 모두 2천 990만원을 사용했다.

이처럼 영주시의회는 1대부터 7대 까지 매년 해외연수를 다녀왔고 그때마다 ‘외유성 연수’라는 논란이 일었다. 지난 7대 의회만 살펴보면 △2014년 10월 일본(14명)연수 2천400만원 △2016년 10월 중국(6명) 1천211만원 △2016년 9월 베트남(6명) 917만원 △2017년 6월 태국(13명) 3천700만원 △18년 1월 라오스(9명) 1천 840만원 등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나름대로 연수 목적과 명분이 있었겠지만 우리나라 보다 후진국인 동남아 국가가 대부분인데다 관광일정도 다수 포함돼 있어 외유성 연수라는 비난이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모 의원은 “해외 연수의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는 “여행사를 통해 전체 의원이 단체로 국외연수를 떠나는 것 보다 꼭 필요한 연수가 있으면 시의회 차원의 공식 해외 연수가 아니더라도 배낭을 메고 자체적으로 계획한 일정에 따라 연수를 진행하는 방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은 “앞으로 꼭 필요한 해외연수라면 비용을 전액 개인이 부담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중호 의장은 “올해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공식 연수가 없다. 하지만 앞으로 연수를 가게 된다면 연수 후 실질적으로 어떤 부분을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시민들과 공유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에 출국 15일 전까지 해외 연수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규정된 것을 출국 30일 전으로 변경해 심사기간을 확대하고 시민들도 모든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적극 공개함은 물론 연수 전 브리핑, 성과보고서 작성 등 운영 방식을 개선해 외유성 연수라는 인식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도내 24개 광역, 기초의회 가운데 김천은 올해 1인당 450만원, 군위는 430만원, 봉화 400만원, 상주·예천 380만원, 안동·영천·칠곡·고령·성주 350만원, 포항·구미·의성·울진 300만원, 경주 297만원, 문경 270만원, 경북도의회 265만원, 청도 260만원, 울릉 250만원, 영덕200만원 등의 순으로 국외연수비를 각각 책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예천군의회 가이드 폭행 파문으로 인해 연수 계획을 보류하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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