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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순 교수의 지역에서 희망찾기[197] 백종원과 골목식당장호순(순천향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18.11.0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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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백종원은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잘 나가는 사람일 것이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백종원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 사람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친근한 사람이 드물다. TV를 켜고 채널을 돌리다 보면 어디선가 그의 화면이 나타난다. 지난 10월 12일에는 국회 산업통상위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외식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 언론은 그를 “국정감사 스타가 된 프랜차이즈 대부”라고 추켜세웠다. 그가 운영하는 <더본 코리아>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30여개이고, 매장은 가맹점과 직영점 포함해 1,300여개에 달한다. 2016년 매출액은 1,749억원이었다.

크게 두 가지 사회적 변화가 백종원을 대중적 스타로 만들었다. 첫째는 요리를 배워야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전통적으로 엄마나 여성의 역할이던 요리가 이제는 누구나 해야 하는 필수적인 기능이 되었다. 요리와 음식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크게 늘어났고, 요리사가 청년층 사이에서 인기직종으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요리강사와 전문가 중 백종원 만큼 탁월한 표현력과 친화력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간 사람은 드물었다. TV 음식 프로그램 중 가장 저렴하고 쉽게 제작할 수 있으면서도 남녀노소 모두가 시청할 수 있기에 방송사들은 앞 다투어 백종원을 모시려 노력했다.

두 번째 사회적 변화는 외식산업의 급성장이다. 집밥보다는 식당밥 먹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농림축산부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음식점/카페/주점의 숫자는 2005년 53만 2,000개에서 2015년에는 65만 7,000개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6조 2,500억원에서 108조 13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전체 외식업체의 86.5%가 종사자 5인 미만의 영세 자영업이다. 백종원은 조리대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의 영세 식당을 TV카메라와 함께 찾아다니면서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조리방식이나 고객관리가 미숙한 청년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을 찾아가 해결책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정감사장에서 백종원은 <골목식당>이 식당 창업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경솔하게 창업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한 국회의원은 백종원에게 자기 지역에도 찾아가 달라는 청탁을 하기도 했다. 한편 <골목식당>을 제작하는 SBS 방송사가 인천 중구청으로부터 2억 원의 협찬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도 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외식산업뿐만 아니라 지역경제가 처한 단면을 보여준다. 영세 식당주인들이 꿈꾸는 대박은 TV에 나오는 것이다. TV나 SNS를 통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전국에서 손님이 들이 닥쳐 길게 줄을 서는 식당이 되길 바란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식당은 16만 6,751개에 달했다.

영세 자영업자의 주된 고객은 인근 지역주민이다. 굳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지 않아도 지역 내에서 잘 알려지고 신뢰만 얻으면 유지하기 어렵지 않다. 문제는 자기 지역에서 유명해지기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기만큼이나 어렵다는 점이다.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사업체를 홍보할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역 언론이나 매체가 부실한 탓에 입소문에 의존해야하는데, 그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대다수 영세 사업자들은 그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

인천 중구청의 협찬사례는 자치단체조차도 자기 지역의 경제 문제를 타 지역 사람이 와서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백종원이 와서 도와주고, 외지 손님이 와서 사업을 번창하게 해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지역경제가 되살아나려면 내 지역의 문제를 타 지역 사람이 해결해주리라는 그릇된 사고방식부터 버려야 한다. 백종원과 같은 외지 유명인사를 모셔오지 않고도 지역주민들 스스로 지역경제를 튼튼하게 일궈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경제의 걸림돌을 지역주민들 스스로 찾아내어 제거할 수 있는 소통과 교류의 장을 먼저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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