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축제장에서 매일 두차례 공연

“덴동어미: 하이고 좋다. 남들은 근친길이 제일 좋다 카드라만 나는 일년에 한번 화전길이 근 친길보다 더 좋터라 아무렴 화전놀이가 좋고 마고

예천댁: 그렇고 마고요. 시집안간 시누이, 시어머니 시집살이에 울기도 많이 울었건만 여오니 일년묵은 쳇증이 다 내려가니더 오늘 하루 네 활개를 활짝 피고 놀아 볼라니더 순흥 배경, 덴동어미의 파란만장 인생유전! 덴동어미는 ‘불에 덴다는 ‘덴’에 아이‘동’자를 합쳐서 덴동, 그러니까 불에 덴 아이 엄마’라는 뜻이로구나! <덴동어미 화전놀이> 관광객과 어울려 신명나게 한 판 놀아보자 얼쑤!”

덴동어미 화전가의 한 소절이다. <덴동어미 화전놀이>가 풍기인삼축제 기간인 20일부터 28일까지(24일 제외) 하루2회(오전 11시/ 오후 3시) 총15회를 축제장에서 공연할 예정이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 화전놀이의 모티브는 1938년 쓰여진 ‘소백산대관록’이라는 책에 ‘화전가’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화전가는 영주 순흥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한국내방가사의 백미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으로 화전놀이를 매개로 집단적 신명과 삶에 대한 달관의 의지가 극적으로 그려졌다. 일반적으로 화전가는 준비-놀이-귀가의 형식을 거치는 풍경묘사가 주가 되지만 ‘덴동어미 화전가’는 주인공인 덴동어미의 일대기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즉 화전가의 형식을 빌린 인물전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이 덴동어미 화전놀이는 영주시(시장 장욱현)와 한국예총영주지회(회장 이혜란)가 마당놀이 덴동어미로 문화체육관광부 2016년 지역특화 문화콘텐츠에 선정됨으로써 10월 1일부터 2017년 5월까지 총50회 공연을 시작으로 2017년 9월부터 11월까지 총15회 공연하고 올해 2018년에는 9월부터 경북마을이야기 박람회, 서천둔치 특설무대, 서울놀이마당 상설전통공연장, 전주소리문화관, 경북도청 동락관 공연을 했으며 앞으로 영주풍기인삼축제장 공연을 포함하면 총30회 공연이다.

▲ ‘덴동어미’의 줄거리는
덴동어미는 순흥읍내 임이방의 딸로 태어(1857)났다. 나이 열여섯(1872)에 예천읍 장이방 아들에게 시집간다. 친정에 왔다가 남편이 그네를 타다 그넷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떨어져 죽는다. 열일곱(1873)에 과부가 되어 밤낮으로 통곡하니, 양가부모가 의논해 상주읍 이승발의 후취로 개가한다. 행복하게 산지 삼년이 못가서 공금을 쓰고 진 빚을 물다가 집안이 망하고 경주읍내로 간다. 안팎 머슴살이로 만여금을 모았으나 괴질이 닥쳐 남편이 죽고(1886) 만다. 빌어먹기를 하며 울산읍내까지 간 덴동어미는 그곳에서 황도령을 만나 또 한 번 개가한다. 열심히 살았으나 비오는 날 산밑으로 장사 나갔다가 산이 무너져 남편이 죽고(1896) 만다. 망연자실하여 굶어 죽으려다 주막집 주인의 권유로 엿장수 조서방에게 네 번째 시집(1904)을 간다. 남편은 장마다 다니며 엿장사를 하면서 살다가 태기가 있어 나이 오십에 첫 아이(1906)를 낳는다. 한 밑천 잡기 위해 큰 솥에 엿을 삼사일 고다가 한밤중에 큰 불이 나서 영감은 불타 죽고 아들은 간신히 구했으나 불에 데어 조막손 장채다리를 가진 병신이 됐다. 아들 때문에 죽지도 못하고 덴동이를 업고 친정집 순흥으로 돌아왔으나(1916), 친정도 이미 망한 후라 할 수 없이 오촌 형님집에서 신세를 진다. 덴동이를 업고 고향에 온 덴동어미는 엿을 이고 순흥 비봉산 화전놀이에 참여한다. 이날 17살에 청상과부 된 아낙이 신세타령을 하자 덴동어미는 “나 같은 사람도 있다”며 그를 위로한다.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춤을 추고 노래 부르며 즐거워한다. 덴동어미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모든 상처를 오히려 정면으로 극복하며 현실적 삶에 억척스럽게 적응해 가는 놀라운 의지력도 보여주고 있다.

▲ ‘덴동어미’출연진은?
주인공 덴동어미 역의 박채윤씨는 연이어 올해도 주인공 덴동어미 역을 거머쥐었다. 박씨는 제33회 전국 연극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극단 떼아뜨르 고도의‘기록의 흔적’에서 인수대비 역을 맡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남편 역의 배우 장계윤씨는 중앙대 국악대를 나온 봉산탈춤 전수자로 봉산탈춤 보존회 공연(봉산이의 대모험), 경기도립 국악단 작품(콩데렐라), 극단 미드나잇블루(인류최초의 키스), 국립 극장(놀보가 온다) 등에 출연했다.

봉화댁 역의 최희연씨는 1999년 전주대사습놀이 경기민요부분 장원을 수상한 인재로 지난해 우리지역 공연 ‘내 이름은 조센삐’참여와 소백예술제 개막 축하공연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우리지역 연극인 이석훈씨를 만나 정착한 배우다.

촐랑이 역의 김지용씨는 한국종합예술대학을 수료한 재원으로 2016년 마당놀이 덴동어미 상주댁역을 맡아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그동안 퇴계 연가, 쥬크박스 뮤지컬 형제의 나라, 뮤지컬 이몽룡, 뮤지컬 왕의나라 시즌Ⅱ 등에 출연했다.

풍류객역의 이바우(이동훈)씨는 원주소재 ‘예술단 바우’ 대표다, 이외 출연자로는 우리지역에서 연극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윤현주씨가 예천댁, 올해 경북연극제에서 신인여자 연기상을 받은 금재남씨가 주막할매 역을 맡아 열연한다.

무용협회지부장 신은정씨가 풍기댁 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경기검무 이수자 허희숙씨가 안무담당으로 왔다가 배우결원이 생겨 전격 배우로 합류했다. 수준급의 노래와 강원도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철암댁 역은 최지미씨가 맡았다.

▲ 관전 포인트
‘덴동어미’는 원작 자체가 운율이 풍부한 가사체이며 경북 북부지역 고유의 방언과 어투가 주는 해학성이 가미되어 마당놀이가 갖춰야 할 여러 가지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 무엇 보다도 덴동어미가 현대사회에서도 쉽게 용납되기 어려울 정도의 치명적인 상처를 안고 있으면서도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이유는 민족적 위기상황에 처한 여인들과 민초들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간 일도 기막히고 앞날도 캄캄하이더. 이 놈의 인생 건널수록 물도 깊고 넘을수록 산도 높네요. 나이는 점점 많아지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네요. 내 고향 순흥으로 돌아 갈라니더, 내가 나고 자란 고향 순흥으로요. 이제 내가 의지할 곳은 고향 순흥 밖에 없네요”

안경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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