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애(수필가. 시조시인, 본지논설위원)

언제부터인가 고궁에서 한복 입은 청년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외국인 청년들이 주로 많고 우리 청년들도 즐겨 입는다. 이들은 한복을 입는 사람에게 고궁 입장이 무료인 제도를 이용하는 젊은이들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요즈음은 지방에서 열리는 축제에도 한복체험관 부스가 열리기도 하고 유명 관광지에도 한복대여소가 운영되기도 한다. 활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특정한 날 외에는 한복을 기피하는 요즘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 제도는 젊은이들에게 한복 입기 체험의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고궁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복을 홍보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참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고궁 뜰에 한들거리는 색색의 치맛자락은 고궁의 분위기를 한껏 띄우기도 하고 보는 이의 기분도 좋게 한다.

그런데 그들이 입고 다니는 한복을 가까이에서 보자면 무척 걱정스럽다. 도저히 한복이라고 할 수 없는 옷들이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점점 그 모양이 해괴해지고 천박해 지고 있는 것이다. 옷의 모양도 변형하고 있지만 속옷도 갖추어 입지 않고 겉치마만 입기도 하여 한복의 형식과 착용, 두 가지 관점에서 틀을 깼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허리 뒤로 리본을 묶은 옷을 입은 모습까지 보아서 아연실색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복 홍보와 체험의 의도에서 시작한 제도라면 그들이 체험해야 할 옷은 마땅히 전통한복이어야 할 것이다. 전통한복이란 고유한 특징을 가지며 속치마와 버선, 코고무신 까지를 포함한다. 관례복, 외출복, 평상복 등 많고 많은 한복가운데 하필이면 기녀들의 옷이, 그것도 변형되어 우리의 대표의상인 냥 활개를 치고 있으니 예사로 보아 넘겨서는 안 될 일이다.  

우려하던 개개인의 생각이 모여 이 사태가 마침내 여론화가 되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입을 모으는 요점은 이 옷들을 도저히 한복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게 한복이냐고 물으며 국적불명의 옷이라고도 하고 어우동복장이라고도 말한다. 외국인이나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이것이 우리의 전통 옷으로 각인된다면 참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은 한복이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간 미래에 우리의 한복이 어떤 모양으로 변형될지 참으로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여론을 듣고 관계 처에서 답변하는 말이 나왔다. 앞으로 이런 옷을 입는 사람에게는 무료입장을 고려하겠다는 말이다. 문제의 옷이 한복과는 거리가 있다는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언뜻 생각하면 해결책 같지만 실상을 모르는 말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변형되는 한복을 입는 것은 입장료 같은 돈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의 복식이 바르게 전수되고 홍보되느냐 하는 문제이다.

집에서 한복을 입고 고궁에 오는 경우는 문제가 없다. 대부분 한복을 집에서부터 입고 오는 것이 아니라 고궁경내 한복 관리소에서 자기 옷을 맡기고 마음에 드는 한복을 빌려서 입는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빌려주지 않으면 안 입는 옷이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한복을 제공하는 쪽이 애초에 전통한복만을 빌려주면 될 일을 해괴한 한복을 제공하여 발생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목적과 의도를 벗어나 함부로 옷을 지은 사람과 그런 옷을 생각 없이 제공하는 사람의 잘못이다. 그러니 입는 사람은 잘못이 없다. 체험과 홍보에 목적을 둔다면 제도만은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다만 올바른 양식(樣式)을 갖춘 한복을 제공할 때에 한해서 이며, 현재의 운영방식으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가 있다는 생각이다. 

한복은 세계적으로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우리 민족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곧 우리의 자존심이다. 한복을 홍보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한복을 파괴하는 일에 앞장서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기왕 하는 일, 사명감으로 입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한복을 제공하고 곁들여 자세나 걸음걸이등도 지도함으로 우리의 복식문화가 형태와 착용에서 바르게 전수되기를 바란다.언제부터인가 고궁에서 한복 입은 청년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외국인 청년들이 주로 많고 우리 청년들도 즐겨 입는다. 이들은 한복을 입는 사람에게 고궁 입장이 무료인 제도를 이용하는 젊은이들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요즈음은 지방에서 열리는 축제에도 한복체험관 부스가 열리기도 하고 유명 관광지에도 한복대여소가 운영되기도 한다. 활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특정한 날 외에는 한복을 기피하는 요즘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 제도는 젊은이들에게 한복 입기 체험의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고궁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복을 홍보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참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고궁 뜰에 한들거리는 색색의 치맛자락은 고궁의 분위기를 한껏 띄우기도 하고 보는 이의 기분도 좋게 한다.

그런데 그들이 입고 다니는 한복을 가까이에서 보자면 무척 걱정스럽다. 도저히 한복이라고 할 수 없는 옷들이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점점 그 모양이 해괴해지고 천박해 지고 있는 것이다. 옷의 모양도 변형하고 있지만 속옷도 갖추어 입지 않고 겉치마만 입기도 하여 한복의 형식과 착용, 두 가지 관점에서 틀을 깼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허리 뒤로 리본을 묶은 옷을 입은 모습까지 보아서 아연실색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복 홍보와 체험의 의도에서 시작한 제도라면 그들이 체험해야 할 옷은 마땅히 전통한복이어야 할 것이다. 전통한복이란 고유한 특징을 가지며 속치마와 버선, 코고무신 까지를 포함한다. 관례복, 외출복, 평상복 등 많고 많은 한복가운데 하필이면 기녀들의 옷이, 그것도 변형되어 우리의 대표의상인 냥 활개를 치고 있으니 예사로 보아 넘겨서는 안 될 일이다.  

우려하던 개개인의 생각이 모여 이 사태가 마침내 여론화가 되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입을 모으는 요점은 이 옷들을 도저히 한복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게 한복이냐고 물으며 국적불명의 옷이라고도 하고 어우동복장이라고도 말한다. 외국인이나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이것이 우리의 전통 옷으로 각인된다면 참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은 한복이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간 미래에 우리의 한복이 어떤 모양으로 변형될지 참으로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여론을 듣고 관계 처에서 답변하는 말이 나왔다. 앞으로 이런 옷을 입는 사람에게는 무료입장을 고려하겠다는 말이다. 문제의 옷이 한복과는 거리가 있다는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언뜻 생각하면 해결책 같지만 실상을 모르는 말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변형되는 한복을 입는 것은 입장료 같은 돈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의 복식이 바르게 전수되고 홍보되느냐 하는 문제이다.

집에서 한복을 입고 고궁에 오는 경우는 문제가 없다. 대부분 한복을 집에서부터 입고 오는 것이 아니라 고궁경내 한복 관리소에서 자기 옷을 맡기고 마음에 드는 한복을 빌려서 입는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빌려주지 않으면 안 입는 옷이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한복을 제공하는 쪽이 애초에 전통한복만을 빌려주면 될 일을 해괴한 한복을 제공하여 발생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목적과 의도를 벗어나 함부로 옷을 지은 사람과 그런 옷을 생각 없이 제공하는 사람의 잘못이다. 그러니 입는 사람은 잘못이 없다. 체험과 홍보에 목적을 둔다면 제도만은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다만 올바른 양식(樣式)을 갖춘 한복을 제공할 때에 한해서 이며, 현재의 운영방식으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가 있다는 생각이다. 

한복은 세계적으로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우리 민족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곧 우리의 자존심이다. 한복을 홍보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한복을 파괴하는 일에 앞장서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기왕 하는 일, 사명감으로 입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한복을 제공하고 곁들여 자세나 걸음걸이등도 지도함으로 우리의 복식문화가 형태와 착용에서 바르게 전수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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