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서각(시인·문학박사)

우리는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 외세에 의해 분단되었지만 한반도의 평화는 우리가 만들어야 할 시점에 온 것 같다. 남북의 지도자가 올해 들어 세 번째 만남을 가졌다. 세 번째 만남은 평양에서 이루어졌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기를 든 수십만 인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하여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남북의 정상이 직접 만나 분단 문제에 대한 그야말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다. 4.27 판문점 선언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방안과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도 확인했다. 사실상 한반도의 종전선언을 한 것이다. 실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있다.

이 정도라면 머지않아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만 같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지만 하나의 나라가 되기는 어렵다. 전쟁의 위험 없이 자유로운 교류만 이루어져도 통일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마냥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는 문제들이 곳곳에 널려 있는 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한반도 평화 정착에 걸림돌이 있을지라도 이를 극복하려는 민족의 의지만 확고하면 우리의 소원은 머지않아 이루어지라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트럼프는 북의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맞바꿀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도 핵을 포기하고 경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트럼프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이 미국의 사정이다. 미국의 주류는 유대인을 중심으로 한 극우주의다. 그들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마치 우리의 시민들이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문죄인이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북은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이미 몇 가지의 비핵화를 실행했다. 그러나 미국이 북에 준 것은 한미군사훈련의 잠정적 중단 외에 아무것도 없다. 북미회담에서 미국은 북이 핵을 폐기한 다음에 종전선언 등의 체제보장을 하겠다는 태도다. 사실상 북에 항복을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누가 보아도 공정하지 않다.

미국의 주류세력인 네오 콘은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분단체제를 이용해서 한반도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무기를 배치해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며, 우리 군에 막대한 금액의 무기를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공작’의 실제 인물인 암호명 흑금성에 의하면 우리나라 각 분야에 한국 국적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가진 미국정보원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통해서 미국에 유리한 여론을 생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내부에도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 이들은 평양선언에 대해 우리의 일방적인 무장해제라고 선언은 선언일 뿐이라 한다. 북은 믿을 수 없는 집단이라 규정하고 압박과 제제만을 말한다. 미국의 네오 콘과 다를 바가 없다. 북은 미국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는 별개의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미군의 주둔을 용인한 것이다. 북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에겐 한미동맹이 있고 가까운 해역에 미국의 핵 항공모함이 있는데 무엇이 두려워 대화하지 않으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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