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264] 가람솔 찻집

가람솔 전경
가람솔 내부
박소희 대표

다양한 차 종류에 인심과 풍경은 ‘덤’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시구절이 있다. 그렇다면 집 가까운 곳에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오랜 친구처럼 편안한 휴식처는 어떨까. 노을이 질 무렵, 차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거나, 친구들과 수다삼매경에 빠져보거나,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 하나쯤 내 곁에 두고 사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바로 가흥동 서천변에 ‘가람솔’이라는 카페가 제격이다.

▲ 찻집은 결국, ‘공간렌탈’
“저희 카페에 오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여유롭게 머물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오래도록 머무는 분에게는 ‘저녁 먹고 가시라’고 이야기 하기도 해요. 문경에서 영주로 온지 일 년 정도 됐는데, 이 카페를 운영하며 마음을 열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친구도 생겼어요. 커피는 믹스커피가 최고라는 말도 하잖아요. 카페는 결국, ‘공간렌탈’이라고 생각해요”

카페 ‘가람솔’을 운영하고 있는 박소희(59)씨는 대전이 고향이다. 서울에서 공부했으며 결혼 후 대천에서 살았다. 영주에 오기 전까지는 30여년을 문경에서 살며 중국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카페가 생소한 일은 아니에요. 문경에서는 식당을 했지만, 대천에서 살 때 ‘설인카페’를 운영했어요. 문경에서 오랫동안 살았는데....이곳과 인연이 닿아 갑자기 영주로 오게 됐어요. 카페를 시작한지도 1년이 돼 가는데 아직 낯설기도 하지만 좋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잘 지내고 있어요”

▲ 남은 시간은 주변 사람들 챙기고 봉사하며 사는 것이 소망
실내 인테리어가 아늑하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아름다운 카페 ‘가람솔’을 찾는 분들은 보통 2~3시간 이상 머물다 간다. 그런 손님에게 박 대표는 계란이나 고구마, 떡, 옥수수 등을 간식으로 챙겨주곤 한다.

“이곳은 지나가다 들릴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분들이나 오실 수 있는 곳 이에요. 저도 손님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화초도 가꾸고 책도 읽으며 시간을 보내지요. 건강하다는 것만으로도 최고라고 생각하며 남은 시간은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봉사하며 사는 것이 소망이에요”

크고 화려한 곳보다는 본인을 필요로 하는 곳에 더 마음이 간다는 박 대표는 요즘 작은 교회도 다니기 시작했다.

“나의 작은 물질이지만 값있게 쓰이는 곳을 원했었는데 카페에 오시는 손님을 통해 그런 교회를 알게 됐습니다. 좋은 분들도 만나게 됐고, 그분들 덕분에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 문경 오미자, 직접 만든 생강차와 대추차
‘가람솔’에는 커피와 허브차, 수제차가 있으며 케익과 쿠키가 준비돼 있다. 커피를 주문한 손님에게는 에스프레소를 투샷에서 쓰리샷까지 넉넉히 제공해 줌으로써, 본인이 기호에 맞게 맛을 조절해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진정 효과, 소화, 원기 회복 등 치유의 효능이 높으며 자율신경계를 조절해 줌으로써 몸과 마음에 평온함을 가져다주는 다양한 허브차(루이보스, 라임, 로즈마리, 쟈스민, 레몬 버베나)가 준비돼 있다. 이외에도 100% 국산 대추로 직접 만든 대추차와 생강을 껍데기째 갈아서 발효시킨 생강차, 문경에서 가져온 오미자차와 유자차, 자몽차, 레몬차 등이 있다.

“가끔, 커피에 기름이 뜬다고 말씀 하시는 분들이 계셔요. 다른 카페에 비해 저희 카페는 창이 넓고 햇살이 환해서 더 눈에 띄는 것이지 사실, 커피의 크레마 부분이에요. 크레마 부분은 지방 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열층으로 작용해 커피가 빨리 식는 것도 방지해주고 맛도 풍부하게 하며 강한 커피향을 느낄 수 있게 하지요”

▲ 자연 속에서 한방차 위주의 힐링카페 운영이 꿈
서천 벚꽃 길과 흐르는 물, 창밖으로 보이는 녹색의 풍경이 여유로움을 안겨주는 이곳에서는 가끔 작은 음악회나 시낭송회, 결혼식 후 피로연이 열리기도 한다. 공간 대여료는 모임 성격에 따라 그때그때 조율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모임들이 열리곤 하는데, 그분들과 함께 할 수 있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이곳에서 좋은 모임들도 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가끔 손님들이 양말이나 토시, 스카프 등을 직접 만들어서 선물해주는 분도 있고 떡이나 간식을 챙겨오는 분도 있다고 한다. 박 대표가 정들면 고향이고 내 가까이에 살아가는 이웃이 형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삭막한 세상이라고 말들을 하지만 마음을 열고 마음을 나누면 친구고 형제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카페를 운영하며 살고 싶어요. 꿈이 있다면 좀 더 자연 속으로 들어가 한방차 위주로 힐링이 저절로 되는 그런 카페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카페 가람솔
영주시 선비로 203번길 42
054-635-1002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