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진(아름다운피부과 원장)

미세먼지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큰 관심사항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일기예보에 아주 중요한 정보로 전해진다. 비가 오는지, 날씨가 얼마나 추운지 더운지, 햇살이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외출여부를 결정하다가 요즘은 미세먼지 농도가 또 중요한 결정요소가 되어 버렸다.

미세먼지는 워낙 작아서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허파꽈리 등에 직접 침투되어 천식이나 폐에 다양한 질환을 일으켜 문제를 일으킨다. 물론 건강한 사람이 하루 이틀 흡입했다고 금방 몸에 이상반응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어린이나, 노약자, 특히 호흡기 질환자들은 좀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보통, 나쁨, 매우 나쁨 등으로 표시된다. 나쁨 또는 매우 나쁨의 경우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행동은 조심해야 되고, 특히 눈이 아프거나, 기침, 목의 통증이 있는 경우는 실외활동을 피하는 것을 권고 하고 있다.

눈에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코에는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에는 기관지염, 천식 등을 악화 시킬 수 있으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 피부에는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과 모낭에 염증을 초래하는 다양한 피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주의보가 발령된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피부는 모두 가릴 수 없으므로 세안이 중요하다. 올바른 세안은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은 더욱 중요하겠지만, 평소에도 언제나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 가장 쉽고, 중요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모공을 막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빡빡 쎄게 하는 세안은 잘못된 것이다. 마치 틀린 글자를 지우기 위해 지우개로 너무 세게 문질러 종이를 찢고 마는 실수를 하는 것과 같다. 세안을 할 때 얼굴에서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무리한 닦아냄은 좋지 않다.

우리 피부는 각질세포와 기름 성분인 지질이 아주 좋은 띠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러한 갑옷을 벗겨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평소 건강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한두 번 정도 그렇게 세안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건조한 피부, 또는 민감성 피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바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세안제의 선택도 민감한 피부에서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인 성인 피부는 약산성인 Ph 4.7~5.75로 측정이 된다. 하지만 흔히 사용하는 비누는 Ph가 9~10인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비누를 사용해서 세안을 하면 피부 각질층의 Ph도 알칼리성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건강한 피부인 사람은 30분에서 2시간 내에 정상화가 되지만, 민감하거나 건조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피부보호 장벽을 손상시켜 몇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염증과 건성습진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또 피부에서 건조하다고 느끼면 피지분비를 더 많이 하게 되므로 여드름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건조한 피부의 세정에는 피부의 Ph와 유사한 비누나 클린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이 많거나 지성인 피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요즘 같은 시기에는 좀 더 주의가 필요하다. 각질 세포 등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발생시키고 이차감염도 생길 수 있으며, 여기에 미세먼지 등이 한층 더 심한 상태를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피부의 Ph는 유지시켜주며, 피지분비를 억제하는 성분의 제품을 사용하여 세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안을 하는 목적은 화장품이나 피부를 덥고 있는 여러 물질들과 피부표면의 탈락되는 각질세포, 피지선에서 분비된 피지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피부를 보호해주는 성분마저 제거하거나 피부를 벗겨내는 정도의 세안은 오히려 독이 되므로 요즘같이 미세먼지가 많은 계절엔 조금 더 신경 써서 세안을 해주는 것이 피부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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