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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중선좌(雲中仙坐)의 명당마을 구름밭(雲田)우리마을탐방[172] 풍기읍 동부4리 ‘구름밭’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17.11.06 17:23
  • 호수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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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밭 전경

풍기동문 밖 장터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풍기광복단을 결성한 ‘채기중 지사’ 비밀처소

풍기읍 구름밭 가는 길
풍기 들머리 오현교차로에서 순흥·동양대방향으로 가다보면 「풍기인삼갈비」라는 풍기명품식당이 보이고, 그 위쪽에 보면 ‘구름밭’이란 마을 표석이 있다.

구름밭 마을은 풍기읍 동부리의 중심 마을이며, 대한광복단의 전신인 풍기광복단을 태동한 마을이기도 하다. 지난 22일 구름밭에 갔다.

이날 구름밭경로당에서 배규철 이장, 여성용 노인회장, 이해수 운영위원장, 김금남 부녀회장 그리고 여러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 구름밭의 유래와 전설을 듣고 왔다.

구름밭 표석

풍기 역사와 구름밭
풍기는 신라 때 기목진(基木鎭), 고려 때는 기주(基州), 조선 태종 13년(1413) 기천현(基川縣)이 됐다. 1414년 세종대왕(충령대군)의 아들 문종(李珦)의 태(胎)를 은풍 명봉산에 묻었는데 1450년 문종이 즉위하자 그 보상으로 은풍의 풍(豊)자와 기천의 기(基)자를 따 풍기군(豊基郡)으로 승격됐다.

구름밭 지역은 조선 중기(영조이후) 무렵 행정구역을 면리(面里)로 정비할 때 풍기읍성 동문 밖에 있다하여 풍기군 동부면 동문리(東門里)라 했다.

1914년 일제(日帝)가 행정구역을 개편할 때 풍기군·순흥군·영천군이 영주군으로 통폐합되면서 영주군 풍기면 동부리가 됐다. 해방 후 동부4리로 분리되고, 1973년 풍기읍, 1980년 영풍군 풍기읍, 1995년 영주시 풍기읍 동부4리가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배규철 이장은 “동부4리는 전통마을인 구름밭을 중심으로 운학동을 포함하고 있다. 이곳은 풍기의 신개발지구로 인삼홍삼센터, 성심요양병원, 풍기인삼갈비, 인견백화점 등이 설립되면서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현재 300가구에 800여명이 사는 마을”이라고 말했다.

구름밭 사람들

구름밭의 지명유래
이 마을은 옛 풍기군 동부면 동문리로 속칭 구름밭(雲田)이라 한다.

이 마을 여성용(73) 노인회장은 “풍수설(風水說)에 의하면 운중선좌(雲中仙坐) 형국이라 하여 ‘구름밭’이라 부르다가 한자로 표기하니 운전(雲田)이 됐다.

또 풍기읍성 동문 밖에서 이 마을까지가 풍기장터(市場)였는데 풍기장날이면 여러 곳에 장꾼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구름밭’이 됐다”고 말했다.

운중선좌 명당이란 ‘신선이 구름 위에 앉은 형상’으로 제갈량이나 공자와 같은 성인(聖人)이 태어난다는 곳이다. 구름밭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훌륭한 인물이 많이 태어났지만 언젠가는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큰 인물이 태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마을 김건호(82) 어르신은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조선 후기 무렵 정감록 신봉자들에 의해 ‘풍기로 가야 산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여 풍기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왔다”면서 “아마도 그 당시 구름밭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시호(76) 씨는 “구름밭은 6.25전쟁 때도 재산·인명 피해가 전혀 없어 마을 어르신들은 ‘명당 덕’이라 했다”면서 “구름밭은 풍수해나 사건사고, 범죄가 전혀 없는 마을로 평안하고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말했다.

채기중 지사 은거지

대한광복단을 태동한 구름밭
1913년 풍기광복단을 결성하고 독립운동을 전개한 채기중(蔡基中·1873-1921) 선생의 비밀은거지가 구름밭에 있었다.

사람들은 대한광복단 발상지가 풍기라는 것은 알고 있으나, 광복단을 태동시킨 채기중 지사의 비밀처소가 구름밭에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김건호 어르신의 안내로 비밀처소가 있던 자리에 가봤다. 이곳은 동부4리 노인회관에서 서쪽방향 100m 지점 수령 100년이 넘은 키 큰 감나무가 서 있는 곳이다.

채기중은 상주 함창 사람이다. 그는 34세 때인 1906년 정감록파들이 풍기로 몰려올 때 구름밭에 비밀처소를 마련했다. 정체를 숨기고 활동하기 좋은 장소였기 때문이다.

채기중은 풍기광복단을 조직하고 대한광복단 경상도지부장을 맡았다. 그는 독립군 군자금 모집과 국내외 연락활동을 전개하면서 친일인사·악질부호 처단에 앞장섰다.

1917년 친일부호 장승원을 처단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던 중 1918년 친일파의 밀고로 회원 다수가 붙잡히게 되자 상하이 망명을 시도하던 중 전남 목포에서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노인회관

비밀처소에서 나온 실탄
구름밭 채기중의 비밀처소에서 실탄 수백발이 발견됐다. 이로써 이곳이 풍기광복단 은거지였음이 재차 확인됐다. 실탄 발견 당시 이야기를 김건호 어르신께 들었다.

어르신은 “채기중 지사가 은거하던 집을 저의 조부(김준환, 의성김, 1887-1975)께서 매입(1920년대)하여 약국(김약국)을 경영하셨다.

당시 이곳 약국은 지역도서관 역할을 하던 곳으로 승정원가주서(현 대통령비서관)를 지낸 욱금동 황헌(黃憲,1874-1971) 선생 등 지역유지들이 모여 독서를 하고 나라를 걱정하던 곳”이라며 “제가 해병대(7년복무) 제대(1965)하고 집으로 돌아와 집수리를 할 때 안채 변소 잿간 속에서 큰 독(단지)을 발견했다.

할아버지께 알렸더니 긴 막대기로 조심조심 뚜껑을 열자 독 속에서 (38식 또는 99식) 총알 수백발이 나왔다. 단지 속에는 재 한 채, 실탄 한 채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이 광경을 목격한 황헌 선생 등 지역 유지들은 “말로만 전해 오던 채기중 선생의 비밀처소가 확인됐다”며 “이 집을 잘 보존하여 후손들이 선생의 정신을 본받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을 남겼다. 이 실탄은 다음날 풍기파출소로 보내졌다고 한다.

이 마을 선우 용(66)씨는 “김건호 어르신으로부터 채기중 선생과 광복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잘 알고 있다”며 “광복단을 태동시킨 비밀처소를 복원하여 ‘나라사랑 교육장’을 만드는 것이 구름밭 사람들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선비정신실천교육

선비정신 실천교육
이날 선비정신실천운동본부에서 찾아가는 선비실천교육을 구름밭경로당에서 개최하게 되어 기자도 동참했다.

실천본부 임세빈 강사는 “영주시는 1998년 ‘선비의 고장’이라고 특허 등록하여 한국에서 하나뿐인 선비의 고장이 됐다”며 안향 선생의 안자육훈을 중심으로 50분간 강의했다.

강의가 끝나고 자유토론회에서 이해수(68) 운영위원장은 “풍기광복단을 결성하고 독립운동에 앞장 선 채기중 선생과 경술국치 때 통곡하고, 3.1운동 때 풍기 미곡시장 등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마씨 어르신이야말로 선비정신을 몸소 실천하신 분”이라며 “지금도 마을을 위해 많은 봉사활동을 하시는 여성용 노인회장님, 김금남 부녀회장님, 한시호 풍기읍자연보호회장님 같은 분은 선비정신을 잘 실천하신 현대의 선비”라고 말했다.

풍기인삼갈비

구름밭 사람들
구름밭은 과수원과 들이 있는 전원마을이다. 또 미풍양속과 전통을 이어온 마을이기도 하다. 구름밭 표석이 있는 자리에 동수나무가 우뚝하고 그 앞에 노인회관이 있다.

김건호 어르신은 “풍기는 십승지 중 1승지이고, 그 중 월전(月田. 삼가동)·영전(靈田.욱금동)·운전(雲田.구름밭)을 3전(三田)이라 하여 1승지 중에서도 가장 안전한 피난처”고 말했다.

구름밭이 안태고향이라고 자랑하신 차희분(83) 할머니는 “구름밭은 신선(神仙)이 노니는 ‘명당’이라고 선대 어르신들로부터 들었다”며 “성인이 태어난다는 명당이라고 하니 기다리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봉화 현동에서 19살 때 구름밭으로 시집왔다는 이분이(83) 할머니는 “구름밭의 자랑 첫째는 좋은 경로당이 있다는 것”이라며 “마을이 잘 돌아가도록 배규철 이장님과 여성용 노인회장님, 이해수 운영위원장님, 김금남 부녀회장님이 애를 많이 쓰신다. 그 덕에 늘 활기 넘치는 마을이 됐다”고 했다.

풍기문화의집

무섬아가씨가 구름밭으로 시집와 47년 살았다는 김영숙(69, 선성김) 씨는 “예전에는 마을로 들어오는 길이 과수원 사이로 난 돌나들길 밖에 없었다”며 “지금은 풍기-순흥 우회도로가 생겨 구름밭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또 병원, 식당, 아파트, 인견백화점, 인삼센터 등이 신설되어 마을의 모습이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금남(57) 부녀회장은 이날도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다과상을 준비를 해 주셨다. 배규철 이장은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부녀회장님과 회원님들의 노고가 크다”고 말했다.

김 부녀회장은 “구름밭은 해마다 정월대보름날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모여 ‘대동회’라는 큰 축제를 연다”면서 “대동회를 통해 마을의 안녕과 발전과 화합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우마을과 인견백화점
인삼홍삼센터

<풍기읍 동부4리 마을사람들>

배규철 이장
여성용 노인회장
이해수 운영위원장
김금남 부녀회장
차희분 할머니
김건호 어르신
이분이 할머니
한시호 자연보호풍기읍회장
김영숙 씨
선우용 씨
채기중 선생

이원식 시민기자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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