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 악용...30억 피해

신영주 번개시장내 탑마트 유통사기극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현금결제의 유혹과 유명상표를 악용한 치밀한 사전계획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물품 납품업자들에 따르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회사사정상 현금결제는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라며 "부산지역의 대형마트인 탑마트와도 상호가 비슷한데다 계열사도 10여개 된다는 업주의 말을 믿었던게 큰 화근이었다"고 그동안의 물품납품을 후회했다.
 
지난 5일 잠적한 전 사장 유모씨(40)등은 지난달 부터 이번 사기극을 위해 전국의 물품 납품업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특판행사를 열 계획이니 물건을 많이좀 달라"며 물품납품을 요청했다.

납품된 물품은 쌀등을 비롯한 농산물에서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수백여종으로 품목별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물품을 현금결제 방식으로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업주 유씨는 각 물품납품업자들에게 한달가량을 물품을 대주면 그 다음달 5일 혹은 10일경 현금으로 물품대금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해 물품납품업자들을 믿게 만들었고 물품납품업자들은 한달가량의 공백이 있지만 어려운 회사경영을 생각해 현금결제방식의 매력(?)을 뿌리치지 못했다. 

사탕등 과자류 7천500여만원 상당을 떼이게 된 부산에서 식품회사를 경영하는 정모씨(46)는 "지난 9월부터 물품을 납품했으며 한달 이후 10일인 11월 10일에 현금으로 결재를 약속하고 잠적했다"며 "업주 유씨가 계열사가 많다고 해 믿고 물건을 대준 것이 회사경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 줄 몰랐다"며 경찰을 찾아 하소연 했다.

3천300여만원 어치의 양말을 공급한 대구의 한양말 제조업체 전모씨(51)도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양말을 납품했지만 결제는 단 한번 밖에 받지 못했다"며 "직접 매장을 둘러봤지만 전혀 의심가는 구석이 없었고 한달이후 10일께 현금결제를 약속해 그대로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충북보은에서 과자류등을 납품한 유모씨(37) 또한 "9월부터 물건을 납품했으나 주문 물량을 못맞춰 10월 결재대금은 11월10일께 받기로 했었다"며 "업주 유씨가 여러개의 마트가 더 있다고 말해 별다른 의심은 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주유씨가 잠적하기 이틀전에 1천만원 상당의 사진인화기를 납품한 구미의 모 업체 오모씨(38)도 10일께 물품대금을 현금으로 결제 받기로 약속하는등 대부분의 물품납품업자들이 5일혹은 10일께 결제를 약속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업주 유씨는 이렇게 주문한 상품을 안동시 풍산에 있는 물류창고로 배송받은 뒤, 이곳에서 전국의 속칭 땡처리업자들에게 곧바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또 일부 물품업자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영주매장에 물건을 받은뒤 그날밤 다시 안동물류창고로 물건을 옮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유씨는 전국의 업자들로부터 백억대의 물품을 외상으로 받고는 땡처리 형식으로 헐값에 팔아넘겨 수십억원의 현찰을 챙긴 셈이다.

유씨는 잠적 당일 자신이 경영하던 마트의 건물과 영업권을 박모씨에게 양도하는등의 치밀함도 보였다.
 
6일과 7일 업주유씨의 대형 유통사기극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7일 오후 40~50여명의 물품납품업자들이 영주경찰서를 찾아 피해진술을 했으며 피해액은 현재 밝혀진 20~30억원보다 월씬 많은 액수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관계자는 "대부분 10일과 15일등 5일단위로 현금결제를 약속한데다 어음도 70장이 발행된 것으로 확인돼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영주동의 모마트의 부도이후 또다시 불거진 이번 신영주 대형마트 사기극으로 인해 어려운 회사경영 때문에 현금을 선호하는 수백명의 중소영세업자들을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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