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맨션-벨리나웨딩 사이 지하차도 공사

주민의견 모두 무시, ‘불편해도 참아라’
철도 삼등분 도심 발전 저해되는데
또 다시 공사로 도심 동서분단 ‘격분’

주민 배려없는 중앙선복선전철화 사업에 대해 주민 불만이 가득하다.(본지 2월9일자 605호 3면 보도) 해당 지역주민과 사업관계자, 시관계자 등이 한자리에서 만났지만 대부분의 주민건의에 ‘불가’하다는 입장만 재확인했다.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영주지하차도(궁전맨션-벨리나웨딩 사이) 개선사업과 관련한 주민설명회가 휴천1,2,3동 주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오후 4시 남산초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영주지하차도는 폭 8.7m, 통과높이 2.6m, 차도 2개 각 3m, 보도 1개 2.7m를 개량공사를 통해 폭 15.8m, 통과높이 3m, 차도 2개 각 4.75m, 보도 2개 각 3.15m로 개선하는 사업이다. 공사기간은 올해 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2년 3개월이며 이 기간 동안 인도 보행은 가능하지만 차도는 폐쇄돼 원당로나 남산육교로 4km 이상을 우회해야 한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7월 영주시의 주선으로 철도시설공단과 함께 중앙선에 인접한 영주1, 2동, 휴천2, 3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며 “이번 설명회는 추가 설명을 위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와 관련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당초 13일 오후 2시 휴천3동 주민센터에서 관계 기관과 사업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하차도 개선공사에 따른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었다”며 “아무런 사전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장소와 시간을 변경한 것은 주민대책위를 인정하지 않고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대책위(공동위원장 김인환 전시의회 의장)는 영주지하차도 개선사업으로 인해 2년이 넘게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3일 긴급 모임을 갖고 구성된 단체다.

▲주민요구 모두 ‘불가’

이날 설명회에서 현대산업개발 최영열 공사부장은 주민대책위가 지하차도와 관련 사전 검토를 요구했던 4가지에 대해 불가능하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주민대책위가 요구한 것은 4가지이다.

첫째, 지하차도의 높이를 기존의 2.6m에서 40cm높이는 당초계획을 일반버스(높이 3.5m 정도)가 통행가능한 4m로 해달라. 둘째, 2차선을 4차선으로 건설해 달라. 셋째, 공사기간 중 대체도로로 평면 건널목을 설치해 달라. 넷째, 공사기간을 더 단축(1년 이내)시켜 달라 등이다.

이에 대해 최 부장은 도로를 건설할 때 준수해야 할 경사도 등을 고려하면 차도의 높이를 40cm 이상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며 도로 폭 등을 고려할 때 4차선 확장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차량 이동이 가능한 대체 도로인 평면건널목 설치는 설치장소가 역 구내인데다 영주역 내의 철로 사용상 불가하며, 공사기간 단축은 공법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각 공법상의 필요기간을 기존 지하도 리모델링의 경우 16개월, 현 설계(개착공법-지표면에서 땅을 파들어간 뒤 구조물을 설치하고 흙을 다시 메우는 공법)는 27개월, 비개착 기존구조물 밀어내기는 36개월 가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최영일 공사부장이 대부분의 주민 건의에 대해 ‘불가’하다는 견해를 밝힌 반면 이 사업을 감리하고 있는 감리단장은 ‘설계가 변경된다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휴천동에 사는 주민 우모씨(60)는 4차선도로가 힘들다면 남산초에서 벨리나 웨딩 방향 2차선 도로를 3차선으로 건설하는 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공사기간 중 차량통행이 가능해야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공사를 하더라도 보행뿐만 아니라 차량도 통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지금도 철도로 인해 도심이 3등분이 돼 있어 도심발전을 저해 받고 있는데 이번 지하도 개선사업으로 인해 2년 넘게 차량통행을 제한한다면 또다시 도심에 장벽이 생긴다며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아무리 국책 사업이라고는 하지만 한두 달도 아니고 2년이 넘게 주민불편을 참으라는 것은 세계적 수준의 토목기술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시공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안된다’는 답변을 들으려는 자리는 아니다”면서 “주민들의 요구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가 전제된 새로운 설명회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욱현 시장은 마무리 인사말에서 “너무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해 일반인은 알아듣기 어려웠다”며 “다음에 다시 한 번 자리를 마련해 설명회를 개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교일 국회의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풍기읍내 지역 통과구간의 교량화는 성사단계에 있고 철도연수원의 영주 유치도 거의 달성됐다”면서 “지역 현안에 대해 지역민들과 같이 공감하고 있다. 지역에 꼭 필요한 일이라면 그에 대한 지역민들의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 영주구간은 당초 2019년 7월이 준공 목표였지만 공사기간 등의 지연으로 2020년 9월로 연기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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