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농사 짓는 이발사 남재식씨

“올해는 비가 많이 내려 생산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지만 생산되자마자 팔려나가니 기분은 좋습니다”
95년 2월 단산포도작목반이 설립되기 이전부터 단산지역에 맨 처음 포도농사를 보급한 김해수회장과 함께 포도농사를 시작했다는 남재식씨(50.단산면 옥대리)는 올해로 8년째 포노농사를 짓고 있다.

맨 처음 시작할 때는 750평 규모의 논에 포도나무를 심었지만 지금은 벼농사를 모두 정리하고 2천700여 평의 포도밭을 경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마지기(300평)에 750만 원가량의 소득을 올렸어요. 열과(포도가 터지는 현상)가 없어 해마다 고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큰 기대를 않고 있습니다.”

남 씨는 “올해의 경우 비가 많아 벼농사나 사과농사 등 모든 농사들이 지난해의 절반수준의 소득밖에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포도는 인기가 좋아 벼농사를 짓는 사람들보다는 소득이 나은편”이라고 말했다.

남 씨가 생산하는 포도박스의 상표이름이 ‘이발관 포도’다.
83년 면내에 집을 마련하고 산골에서 나오면서 시작한 이발관(단산농협 옆 대동이발관)이 그의 또다른 일터이기도 하다.

20년이나 흘렀으니 지금은 어른이 된 당시 단산면내 초.중학생들의 대부분이 그의 바리깡을 거쳤을 터이다.

지금처럼 한창 바쁜 농사철엔 기술자를 외지에서 임시로 고용한다는 남 씨는 포도농사 만큼은 거름을 내는 일부터 포장을 하는 마지막 단계까지 모두 본인 손을 거쳐야 안심이 된단다.
상표가 얼굴인 만큼 품질도 직접 챙기지 않으면 안심할 수가 없다는 게 남 씨의 생각이다.

남 씨의 이같은 노력은 농협에 출하를 하기도 전에 생산한 포도의 전량이 알음알음으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외지인들에게 소매로 모두 팔려나갈 만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4~5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고 올해는 그 절반수준인 2천여만 원의 수익이 예상된다는 그는 “3년 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포도축제가 단산포도를 외지로 알리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단산포도는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무공해 포도라는 사실도 우리지역에서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남 씨 또한 처음부터 거름을 직접 내면서 포도밭의 땅 힘을 키웠고 작목반의 모임에서의 회원간 정보공유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단산포도요 약도 안 치지만 타지역보다 당도도 훨씬 좋습니다”라고 자랑하는 남 씨는 현재 작목반의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부인 김명자씨(46)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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